2017.02.19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우키움그룹은 다음달 키움증권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자금을 모아 PEF 운용사인 키움프라이빗에쿼티(키움PE)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일 키움증권이 200억원, 미래테크놀로지와 한국정보인증 등 다움키움그룹 계열사들이 나머지 자금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키움PE는 올 상반기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초대 대표로는 윤승용 키움인베스트먼트 전무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PE가 주목받는 이유는 초기 자본금이 역대 최대 수준인 5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1위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자본금 120억원보다 4배 이상 많다. 그 외에 스틱인베스트먼트(365억원), 한앤컴퍼니(198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15억원), VIG파트너스(8억원) 등과 비교해도 훨씬 많다.
PEF 특성상 외부에서 자금을 받아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굳이 자본금이 많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 차원에서 이번 PEF 사업에 상당한 힘을 싣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우키움그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PEF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26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PEF 운용사의 전체 출자약정액은 지난해 62조2000억원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PEF도 148개에서 383개로 늘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PEF시장으로 유입된 영향이 컸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신설된 키움PE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PEF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PEF를 조성할 때 운용사가 일부 자금을 의무적으로 출자하는데, 자본금이 넉넉하다 보니 PEF 설립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아울러 자금 모집에 실패해 투자가 무산되는 이른바 '클로징 리스크'가 낮아 영업적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키움PE 출범으로 대체투자 사업 포트폴리오도 더욱 풍부해졌다. 다우키움그룹은 계열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국내외 부동산이나 인프라스트럭처, 벤처기업 등에 이미 오래전부터 투자해왔다. 여기에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키움PE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다우키움그룹은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이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룹에서 공을 들여 세운 만큼 키움PE는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기업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NH투자증권이나 KB증권과 같은 기존 대형 증권사들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PEF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그룹 본연의 특성을 살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PEF 사업 결정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우키움그룹은 키움증권을 앞세워 지난해 6월 티에스저축은행(현 키움예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사업 외연을 넓혔다. 또 같은 해 말에 우리은행 소수 지분을 매입하며 새롭게 은행업에 뛰어들었다. 추후 법 개정 여부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 역시 열어둔 상태다.
[송광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