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P2P)

강남 클럽'도 채권 발행 … 주목받는 한국형 P2P 대출 카드매출 담보 인터넷플랫폼서 중개 전체 누적대출 5천억원, 1년새 6배 ↑

Bonjour Kwon 2017. 2. 28. 18:33

 

대출채권 유동화 등 새투자처로 등장

시중유통 힘들고 원금회수 위험 주의

 

P2P대출 구조는 원리금 수취권 매입형과 현금 담보 제공형 2가지

 

2017-02-28 10:55:38 게재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술과 음악 등 유흥·사교 장소 제공 업체) 옥타곤. 옥타곤은 전 세계 5위, 아시아 1위 클럽으로 알려졌다.

 

이 클럽이 최근 10억원대의 채권발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명 '클럽 옥타곤 본드'다.

 

옥타곤이 채권의 담보로 제공한 것은 카드매출. 보장 수익률은 연 12%에 달한다. 상환기간은 5개월로 5번에 걸쳐 원리금을 균등상환하는 조건이다.

 

주목되는 건 이번 채권발행이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았다는 점. 채권 발행업종, 규모, 행태 모두 기존 증권사들이 하던 IB(투자은행)업무와 전혀 달랐다.

 

대신 피플펀드라는 인터넷플랫폼이 이번 채권발행의 중개자였다. 불특정 다수로로부터 투자금을 끌어 모으는 '크라우드펀딩'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었다. 또 공모 증권 대신 대출자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받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면 'P2P(Peer to Peer)대출'이었다.

 

'클럽 옥타콘 본드' 가 화제를 모으면서 증권가와 투자자 이목이 P2P대출로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혹은 신흥 투자처로 떠오르려는 조짐이다.

 

 

 

8~10%대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대출채권이라는 점에서 직접 투자도 괜찮다. 대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등 투자 수익 극대화 방법도 적지않다. 맘만 먹으면 좋은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영국 미국 중국 등에선 안정적인 투자산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P2P 시장 규모를 2020년 3000억달러(한화 약 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정도다.

 

다만, 국내 P2P대출 관련 업체들의 업력이 짧은 점은 다소 부담이다. 아직까진 발행 규모가 작아 시중에서 잘 유통되지 않는데다 원금이나 이자 회수 문제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P2P 대출 비즈니스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향후 금융시장의 변화 트리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원금회수 의구심이 일정 부분 해소된다면 금융기관들에게 새로운 수익창출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P2P대출은 =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인터넷)플래폼을 통해 대출계약을 직접 지불하는 형태의 새로운 자금조달 유형이다.

 

클럽 옥타곤 본드가 그랬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약속한 기간동안 이자를 받는 대출 서비스다. 대출업체가 대출 신청을 받은 뒤 적정금리를 결정해 인터넷사이트에 올리면 대출업체는 대출자로부터 매달 원금과 이자를 받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외견상으론 지난해 1월 25일 출범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과 비슷하지만 내용을 보면 조금 다르다.

 

P2P는 원금 회수와 이자를 지급받는 채권과 유사한 현금 흐름을 보이는 반면 증권형 크라우딩펀딩은 공모증권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주식과 유사하다. P2P 대출 = 채권,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주식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한국형 P2P대출의 현주소 = 한국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P2P대출업체들의 누적 대출액은 5275억원. 지난해 5월 89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년도 채 안돼 6배 이상이 성장한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51% 내외로 가장 많다.

 

이어 부동산담보, 개인신용, 법인신용 대출 순이다. 클럽 옥타곤 본드는 법인 신용 혹은 기타 담보형 대출에 포함된다. 실제 P2P대출 누적액 1위 업체인 테라 펀딩의 경우 대부분 지방 연립주택 혹은 오피스텔 건설과 관련된 사업에 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이런 P2P대출 구조는 원리금 수취권 매입형과 현금 담보 제공형 2가지다. 원리금 수취권 매입형의 경우 P2P업체(인터넷 플랫폼)가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한다. 자회사인 대부업자가 대출을 실행하고 인터넷플랫폼 사업자가 해당 대출의 원리금 수취권을 매입해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P2P대출 중개업체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비 명목으로 투자자와 차입자로부터 2~5% 수수료를 받고 원리금을 상환 받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대출은 경쟁입찰로 결정되고 채무불이행 땐 대부업체가 연체 이자 부과와 채권추심 업무를 대행한다.

 

현금 담보 제공형은 저축은행과 지방은행과 연계하는 구조다. 플랫폼 사업자가 모집한 자금을 담보로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이 대출을 실행한다. 차입자는 이자가 아닌 담보 수수료와 회원가입비를 납부한다. P2P 대출중개업체는 투자자로부터 수취담보수수료의 10%를 이용료로 받는다. 대출은 선착순이지만 경쟁입찰에 따라 결정되며 채무불이행 땐 플랫폼사업자가 담보수수료로 지급 청구권을 매입해 추심하거나 투자자 본인이 직접 추심해야 한다.

 

한편 2017년 1월 31일 기준 P2P대출의 연체율과 부실율은 각각 0.1%, 0.21%다. 연체율은 상환일로부터 30일 이상 90일 미만 상환이 지연되는 상태를, 부실율은 정상상환일로부터 90일 이상 장기연체되는 상태를 말한다.

 

◆'P2P대출' 투자 어떻게 = 증권사들은 P2P대출 채권을 유동화하는 방법에 일단 주목하고 있다.

 

P2P 대출 채권 규모가 커진다면 우량 대출 채권을 골랄 낼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위험은 줄이는 유동화 증권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의 P2P대출 ABS(자산유동화증권) 규모는 지난해만 76억달러(한화 약 8조62000억원)에 달했다.

 

우량채권 등을 모아 상품을 만들고 '중 위험 중 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 P2P 대출에 투자하기엔 해당 시장 규모가 너무 작고 제도적 여견도 잘 갖춰지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P2P대출 유동화 채권 등이 등장할 경우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P2P대출 채권을 운용하는 펀드를 선보일 수 있다.

 

장기적으론 우량 P2P업체의 지분을 아예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문제는 P2P업체들을 통해 발행된 채권의 부도 혹은 연체확률을 얼마나 면밀하게 조사하고 평가할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까진 발행 규모가 작고 기간도 ?裏?탓에 연체율과 부실율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P2P 대출 업체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대출 부실이 높아졌고 국내 P2P대출 역시 부동산PF를 기반으로 한 대출이 많은 점은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경우 1000만원까지 제한하는 등의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만든 이유다.

 

역설적으로 위험관리만 잘한다면 P2P 대출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급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