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3
중소형 연기금과 공제회가 해외 부동산이나 항공기 등 실물자산 투자로 선회하고 있다.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이 장기간 부진한 성과를 거두자 중위험·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자산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 3조원을 운용하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달 말 2000억원 규모의 대체투자를 운용할 위탁기관 선정을 위한 서류 접수를 마무리했다.
800억원 규모로 투자하는 해외 사모대출펀드(PDF) 분야에는 17개 위탁운용사가 몰렸다. 미국과 유럽 사모대출펀드로 나눠 각 1개 운용사를 낙점한 뒤 4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사모대출펀드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이 아닌 대출(채권)을 통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해외부동산대출펀드는 400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펀드(투자대상을 미리 확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운용한다. 이번에 12개 운용사가 신청했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벤처투자에도 각각 500억원, 30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15개 운용사로부터 접수를 받았다.
지난해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운용 수익률 1.95%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연 5~6%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 확대에 나섰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해 대체투자에 35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이보다 10~20% 확대할 방침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은 지난해 자산 13조9229억원 중 대체투자 분야에 15.8%, 2조1994억원을 투자했다. 사학연금은 올해 대체투자에 2500억원을 추가해 해외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사학연금은 올 초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시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에 885억원을 단독 투자했다. 브리즈번시가 100% 임차해 20년간 임대하는 건물로 연 8%대 배당수익이 기대된다.
사학연금 해외대체투자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호주 등은 관공서가 자산유동화 차원에서 빌딩을 매각한 뒤 재임대하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며 "올해는 해외 오피스빌딩 뿐 아니라 항공기 투자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5조4000억원 규모인 노란우산공제회는 올해 대체투자에 지난해(3000억원) 보다 2배 이상 많은 7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소기업·소상공인의 폐업 대비용 자금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노란우산공제회 관계자는 "사모대출펀드와 인프라펀드, 항공기펀드 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목사의 연금을 운용하는 대한예장총회연금재단도 해외 대체투자를 추진한다. 이번 주까지 주식·대체투자·채권혼합 등 3개 분야로 나눠 자산운용사 모집을 한 뒤 내달쯤 본격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중소형 연기금과 공제회도 6%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대체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며 "신규 자금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업계와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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