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부동산외)신상품,특자,해외등

절대수익 7~10%의 수익률추구.한국형 헤지펀드 6.7조규모, 300개 육박.작년상품이 '수익률 효자.수수료 높고 환매어려워.레버리지 전략 위험고려.

Bonjour Kwon 2017. 3. 24. 07:30

2017.03.24

상위 20개 중 18개 작년 출시

 

한국형 헤지펀드 300개 육박, 몸집 불었지만 수익률은 추락

투자전략·환매조건·수수료… 꼼꼼히 따져보고 상품 골라야

지난해 재테크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한국형 헤지펀드(투자형 사모펀드)가 올해 1분기(1~3월)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전히 몸집은 불리고 있지만 초라한 수익률 때문에 울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란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금융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다.

 

49명 이하의 소수 투자자에게 최소 1억원 이상씩 투자를 받아 연 7~10%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공모펀드가 부진했던 반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설정액이 급속히 불어났다. 2015년 말 3조4000억원에 불과하던 설정액은 1년 만에 두 배(6조7000억원)가 됐다. 작년 한 해는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120개 중에 83개(69.2%)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연초 이후 펀드 60여개가 새로 생겨나고 6000억원이 추가 유입됐지만, 성적표가 영 신통치 않다. 이달 15일 기준으로 총 295개 한국형 헤지펀드 가운데 127개(43.1%)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연초 이후 5% 이상 손실이 난 펀드도 10개가 넘는다.

 

작년과 달리 1분기엔 국내 증시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약 7%에 달하고 주식형 공모펀드의 수익률도 3%가 넘는다. 그러나 삼성전자 등 대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주식 롱숏(long-short·상승 예상 종목을 사고, 하락 예상 종목을 공매도하는 것) 전략을 쓰는 상당수 헤지펀드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중소형주 장세에 유리한 메자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매매) 펀드도 수익률이 떨어졌다. 공모주 시장이 침체한 것도 헤지펀드엔 악재다.

 

 

 

◇평균 수익률 0.4%… 수익률 상위 펀드 20개 중 18개는 작년 이후 나온 펀드

 

이달 15일 현재 295개 한국형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0.42%에 불과하다. 그래도 상위 20개 펀드는 1분기에 5%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중에선 2015년 4월 설정된 대덕가온누리가 연초 이후 수익률 9.5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아이온 아테나(8.79%), 쿼드 Definition 7 글로벌 헬스케어 1호(8.58%)가 뒤를 이었다. 알펜루트 몽블랑4807 멀티전략, 파인밸류IPO플러스, 디에스 복(福)도 5% 이상 수익률을 거뒀다.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중 18개 펀드는 작년 초 이후 설정된 펀드였다.

 

반면 전통의 강자들은 올해 시작이 다소 부진하다. 2011년 설정된 '맏형' 삼성 H클럽 Equity Hedge 1호(설정액 2302억원)는 수익률이 -1.84%, 2014년 설정된 삼성 H클럽 하이브리드 1호(설정액 2599억원)는 수익률이 -1.38%다. 2013~2014년 설정된 브레인 태백, 쿼드 Definition 3 등 이름난 펀드들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5~-10%에 달한다. 다만 삼성 H클럽 Equity Hedge 1호 등 일부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30%가 훌쩍 넘는다.

 

신생 펀드는 덩치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운용이 수월한 데다 투자 자산과 전략이 다양하다는 강점이 있다. 장외 주식이나 공모주, 부동산 등에도 투자하고, 더블유자산운용은 국내·해외 대표 화가 작품 30여점을 매입해 3년간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최근 선보이기도 했다.

 

 

 

◇수수료 높고 환매 어려워…투자자는 상품 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국형 헤지펀드 숫자가 300개에 근접하면서 투자자들은 상품을 고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과거 수익률에 기대 상품을 고르기도 어렵다. 장세가 바뀌면 과거 고수익을 냈던 상품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는 일이 잦다. 지난해 각각 30%,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트리니티 멀티스트래티지 1호와 LK메자닌이 올해는 연초 이후 -2%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하락장에서도 다양한 투자 전략으로 연 8%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이 레버리지(차입)를 사용하는 등 전략이 공격적이고 원금 손실 위험도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자자에게 운용사와 펀드의 기본 정보를 숙지하고, 높은 수수료와 긴 환매 소요 시간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목표 수익률을 넘어서면 수익의 10~15%를 성공 보수로 떼가고, 가입·해지 시기가 정해져 있어 환매할 때 길게는 한 달 가까이 걸린다.

 

투자자는 펀드별 투자 전략, 환매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특히 설정 1년이 채 안 된 신규 펀드는 투자 전략과 수익률 추이 등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이 좋다. 또 작년에만 72개 전문 사모 운용사가 생겨났는데, 경쟁 심화와 적자 누적으로 향후 문을 닫는 곳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투자 이후에도 꾸준히 운용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안준용 기자 jah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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