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30
◆ 해외펀드 100조 시대 ◆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국내에서 해외펀드 투자 열풍이 분 지 10년 만이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더 이상 예금이나 국내 주식에만 투자해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펀드 설정액은 지난 27일 기준 100조138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2014년 말 62조7300억원에서 불과 2년3개월 만에 4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해외펀드는 2008년 77조원까지 덩치가 커졌다가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한동안 시들해졌다. 그러다가 2015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이후부터 자금 유입이 다시 빨라졌다.
아직 한국의 해외투자 비중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낮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주식 투자 비율이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5%인 반면 한국은 10%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에서 많이 팔린 해외펀드들의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 매일경제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2007년 뭉칫돈이 몰렸던 10대 인기 펀드의 10년간 평균 누적수익률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에 투자했다면 누적수익률이 30%대 중반인 만큼 해외펀드 수익률이 예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셈이다.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브릭스 등 신흥국 펀드에 `몰빵`한 게 투자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재원 기자 / 고민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흥국 몰빵` 해외펀드 초라한 성적표…"차라리 적금 들걸"
큰손들 외면하게 만드는 불공평한 해외펀드 세제
국내운용사는 외국상품 `베끼기`에 급급
[여의도 新투자 트렌드] 방망이 짧게 쥔 슈퍼리치 "레포펀드 재미 쏠쏠하네~"
ㅡㅡㅡㅡ
국내운용사는 외국상품 `베끼기`에 급급
최초입력 2017.03.29 17:47:29
펀드를 만들어 내는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운용사들이 이미 내놓은 투자상품을 베끼는 데만 급급하다는 점도 문제다. 그간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사의 인기 펀드와 유사한 상품을 한시적으로 집중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저해해 왔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형 운용사들이 내놓는 해외투자펀드는 해외 운용사와의 합작펀드(재간접펀드)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유럽·미국·신흥국 등 해외펀드의 상당수를 미국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의 기존 상품을 차용해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삼성자산운용은 누버거버먼의 이머징 채권펀드를 편입하는 재간접 펀드인 '삼성 누버거버먼 이머징 국공채 플러스 펀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와 손잡고 재간접 펀드(한국투자SS글로벌자산배분 펀드)를 지난해 5월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엔 SSGA 저변동성 펀드를 내놓았다. KB자산운용 역시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롬바드오디에골든에이지의 펀드를 차용한 펀드를 주로 내놓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 가운데 독자 상품을 개발하는 곳은 거의 전무하다"면서 "이는 이미 해외에서 성공한 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다시 만드는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소개한다는 부분에선 의의가 있지만, 상당수는 직접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재간접 펀드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운용사 대표는 "단기 실적 쌓기에 급급한 국내 운용사 분위기 속에선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내놓아 투자 자금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 선진 운용사들이 장기 경영 플랜을 갖고 독자적인 투자 철학을 구축해 나가는 것과 사뭇 다른 게 국내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1000개가 넘는 해외펀드 가운데 70% 이상이 외국계 운용사의 펀드를 그대로 차용한 복제 펀드"라면서 "국내 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해외 시장 규모 늘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자사의 운용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ㅡㅡㅡㅡㅡ
신흥국 몰빵` 해외펀드 초라한 성적표…"차라리 적금 들걸
최초입력 2017.03.29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펀드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중국·러시아·브라질·베트남 등 신흥국 위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 2007년 해외펀드 투자 1차 광풍 때 투자금액의 90%가 중국 등 신흥국에 몰렸고, 이들 펀드의 10년간 투자수익률은 고작 10% 남짓하다.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투자 자산의 3분의 2를 신흥국에 '몰빵'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 재산 증식 차원에서 해외투자 확대가 바람직하지만 특정 국가가 아닌 다양한 자산과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게 투자 위험을 낮추고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29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2007년도 1차 해외펀드 열풍 당시 투자자금 유입액이 가장 큰 상위 10개 펀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 집계 기준 10개 펀드가 모두 중국이나 브릭스 등 신흥국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해외펀드는 '슈로더브릭스' 펀드로 2007년 한 해 동안 무려 6조488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브릭스 펀드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 4개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어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펀드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 펀드에도 각각 1년 동안 3조7166억원, 3조384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려들었다. 상위 10개 펀드에 몰린 투자자금만 23조9117억원에 달한다. 2007년 공모형 해외펀드 신규 투자액은 총 45조원인데 이 가운데 90%에 육박하는 40조원이 신흥국에 몰렸다.
문제는 10년 전 신흥국에 쏠렸던 펀드들의 장기 수익률이 양호하지 않다는 점이다. 당시 투자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던 이들 펀드의 평균 10년 수익률은 11.0%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 예금금리(신한은행 정기예금 단리 기준 35.6%)와 비교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 펀드와 '신한BNPP봉쥬르중남미플러스' 펀드의 경우엔 10년 수익률이 각각 -19.0%와 -26.2%로 오히려 손실을 기록했다. 10년 전 만약 미국 대표 펀드인 '피델리티미국' 펀드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35.0%로 금융위기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예금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이미지 확대
현재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투자 행태도 1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해외투자 펀드의 40.6%(설정액 기준·7조4771억원)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러시아·브라질·인도·베트남 등까지 포함하면 전체 해외펀드 투자금액의 3분의 2(65.6%)가 신흥국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 유형별로 따져봐도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는 전체 해외펀드 가운데 10%에 불과하다. 주식형이 56.7%, 채권형이 20.8%로 개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다. 최근 기관투자가와 고액 자산가들은 사모펀드를 활용해 부동산·인프라·헤지펀드 등으로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채권 확대에 쏠리고 있어 미국발 글로벌 금리 인상 국면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해외펀드 100조원 가운데 사모펀드가 62조6056억원, 공모펀드가 37조5328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투자 지역을 분산하는 것이 투자 손실 위험을 줄이는 방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가 권유하는 인기 펀드에 '묻지마 투자'를 하기보다는 개인의 투자 성향과 포트폴리오에 맞춰 투자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보통 개인투자자들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특정 펀드가 인기라고 하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해외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투자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한 시장에선 빠지고, 향후 유망 투자처로 기대되는 시장으로 먼저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은 "시장 상황에 맞게 여러 지역으로 분산투자하는 자세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역시 "해외 투자의 경우 자신을 유학 보내듯 시장 상황이나 펀드 구조, 그간 펀드 수익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꼼꼼히 따져보면서 투자자 스스로 펀드 투자 사전 지식을 쌓아야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부동산외)신상품,특자,해외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한BNPP운용, 글로벌 자산투자 멀티에셋증권신탁 [주식혼합-재간접형]출시. 국내외 주식, 커머더티,부동산,채권 등MAS의 해외다양한자산편입펀드 (0) | 2017.04.11 |
---|---|
1400조 중국 공모펀드 엔 어떤 종목?톱 3 보유주 상하이자동차 귀주모태 오량액 등 술종목이 상위권. (0) | 2017.04.06 |
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운용 등 자산운용사, 국내외.미중혁신기업 4차산업 종목투자펀드 설정러시. (0) | 2017.03.24 |
절대수익 7~10%의 수익률추구.한국형 헤지펀드 6.7조규모, 300개 육박.작년상품이 '수익률 효자.수수료 높고 환매어려워.레버리지 전략 위험고려. (0) | 2017.03.24 |
MLP·물·럭셔리펀드…낯설지만 수익률 좋네 (0) | 2017.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