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부동산 투자에 "꽂힌" 세계 연기금ㆍ국부펀드<FT>2013.01.14

Bonjour Kwon 2013. 1. 16. 09:21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의 GPFG(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는 지난해 11월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취리히 본사 건물을 10억스위스프랑(약 1조1천억원)에 사들였다.

GPFG는 지난달 유럽의 산업용 부동산에 12억유로(약 1조7천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앞으로 미국의 부동산시장에 110억달러(약 11조6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캐나다 연기금운용위원회(CPPIB)는 지난달 부동산회사 씨티콘과 손잡고 유럽에서 리테일 부동산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인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연기금, 국부펀드의 부동산 직접 투자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JLL의 데이비드 그린-모건 글로벌 자본시장 리서치 디렉터는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려는 연기금과 국부펀드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FT는 연기금과 국부펀드는 그동안 고급 부동산만 골라 투자해 왔으나, 점점 투자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과 런던, 홍콩 등 글로벌 대도시의 오피스와 상가에 집중돼 왔던 투자 행태가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의 더글러스 클로쇼 선임 투자자문은 "'중급(good secondary)'으로 분류되는 부동산도 임대료와 임대 기간 등을 협상하면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서 연기금의 투자 눈높이가 고급 부동산에서 한 단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 증가는 세계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

FT에 따르면 JP모건자산운용이 지난해 2천500곳 이상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주식과 채권에만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이 가운데 43%는 부동산에 시험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36%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JP모건자산운용은 "부동산 같은 실물 투자는 고성장기에는 채권보다 높고 수익률을 낼 수 있고 저성장기에는 주식에 비해 수익률 방어가 쉽다는 게 특징"이라면서 "연기금에는 '전천후'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 증가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거래액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JLL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총평가액이 현재 36조달러에서 2030년 92조달러로 느는 사이 투자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는 부동산의 거래금액은 1년당 4천500억달러에서 1조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린-모건 디렉터는 "각국 정부들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부동산 처분에 나서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우량 부동산이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