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시대] 2017.06.21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이 임박하면서 자본금 4조원에 못미치는 중형급 증권사들이 이에 맞설 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부동산·선박·항공기 등 대체투자시장 공략이나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은 기본이다. 여기에 각 사만의 차별화한 색깔로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금 1조~4조원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합금융증권·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키움증권 등 5곳이다.
지난해말 증자 덕에 자본금 3조원을 넘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신한금융투자는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2012년부터 기업투자금융(CIB) 체제를 갖추고 은행과 증권간 IB역량을 강화해온 신한금융지주는 캐피탈, 생명을 포함해 범 IB관련부서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재의 IB협업체제를 좀 더 정교하게 업그레이드해 경쟁사와 차별적인 전략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조만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증권의 공격적 투자에 앞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 비중 확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대체투자부문에서 절대적 강자로 꼽히고 있다.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가진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자기자본 3조원 이상만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취득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메리츠캐피탈 인수도 발 빠르게 추진했다. 다만 2020년 없어지는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대체해 자본 확충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으로 하나은행 IB와 협업으로 초대형IB에 대응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IB노하우에 은행의 자본력이 합쳐지면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CIB 모델을 재도입하면서 하나은행 IB팀이 지난달 29일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여전히 은행 중심의 IB추진은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대신증권은 특히 대신 F&I의 딜소싱 능력,대신자산운용의 상품개발과 대체투자 운용·관리 능력, 증권 판매역량을 통합해 부동산 중심의 금융상품 판매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다만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개발 등 부동산 금융상품을 통한 고액자산가 확보 전략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 부동산 규제 강화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끝으로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키움증권은 중소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다.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M&A펀드, 벤처캐피탈(VC)업체인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중국 VC와 손잡고 1000억 규모의 한·중 벤처펀드도 조성한다. 지난 4월 초기자본금 500억원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도 출범했다.
정수영 (grassd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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