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태양광·ESS·폐기물·연료전지발전

태양광 모듈업체 : 한화.큐셀(세계1위).신성솔라에너지(미국썬에디슨 과 장기공급계약).에스에너지,

Bonjour Kwon 2017. 6. 23. 15:47
시 햇살받는 태양광업체-한화·신성…‘적자는 옛말’ 속속 턴어라운드
“한화 같은 태양광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업체까지 흑자를 낸 건 분명 태양광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죠.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공급과잉 탓에 태양광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진 미지수지만 태양광 업체들이 긴 터널을 지나 비로소 빛을 볼 날이 온 겁니다.”

태양광 업계 실상을 잘 보여주는 한 재계 관계자 얘기다.

오랜 기간 침체에 허덕여온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저마다 공장 가동률이 치솟은 데다 태양광 제품 가격도 반등하면서 적자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줄줄이 흑자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태양전지 모듈 생산업체 신성솔라에너지 직원들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무려 5년 만에 영업흑자를 낸 덕분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첫 흑자다. 웅진그룹의 태양광 잉곳, 웨이퍼 제조업체 웅진에너지도 모처럼 흑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5억원을 올리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을 거뒀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흑자 폭은 크지 않지만 매년 1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태양광 모듈, 발전용 시스템 업체인 에스에너지도 지난해 42억원 순이익을 기록해 1년 새 46% 늘었다.

실적이 좋아진 건 중소업체만의 일은 아니다. 태양광 셀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3분기에만 4030만달러(약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고효율 전지를 양산하면서 제조원가가 떨어진 데다 인도 등 신흥 시장 납품처가 늘고 있어서다. 증권 업계는 한화큐셀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환골탈태한 셈이다.

수년간 불황에 허덕이던 태양광 업체 실적이 잇따라 살아난 비결은 뭘까.

업체마다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이 컸다.

신성솔라에너지는 미국 태양광 업체 썬에디슨과 내년 말까지 태양전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고효율을 내는 태양전지 기술을 인정받은 덕분에 총 1223㎿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태양전지 주문량이 늘면서 지난해 신성솔라에너지는 불황에도 공장 증설을 강행했다. 덕분에 연간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350㎿에서 420㎿로 대거 늘렸다. 충북 증평 신성솔라에너지 태양전지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다. 태양전지 외에도 일본에 태양광 모듈 제품을 수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닥농성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주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전지 공장 증설과 수율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 덕분에 당분간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에너지는 일본 중소형 태양광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33㎿급 태양광발전소인 ‘도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미국, 유럽에 수출하는 태양광 모듈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에 529억원, 영국 173억원 규모의 태양광 모듈 수출을 계약했다.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주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중국 현지 기업과의 경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에 비해 에스에너지는 수출 물량 중 38%가량이 일본 물량인 데다 신흥 시장을 공략해 모듈 판매 실적이 좋았다. 에스에너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3.1%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웅진에너지도 넉넉한 일감을 확보해놨다. 올해 말까지 미국, 중국에 수출할 태양광 잉곳만 4000t 수준. 가격으로 따지면 지난해 매출(1643억원)에 맞먹을 정도다. 웅진 관계자는 “국내 유일한 잉곳, 웨이퍼 기업인 만큼 중국과 차별화된 고품질 잉곳, 웨이퍼 제품을 양산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업체 실적이 살아나는 걸 두고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꽤 많다. 한동안 태양광 업체 실적이 살아날 것이라 예측하는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중국 태양광 기업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글로벌 태양광 업계에선 공급과잉이 심각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폭락으로 태양전지, 모듈 등 제품을 가릴 것 없이 태양광 업체 실적은 줄곧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렇게 암흑기를 거치고 이제 조금씩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국 등 부실 태양광 업체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생산량이 줄면서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다. 국내 태양광 업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불황에 견디는 체질을 갖춘 덕분에 실적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마침 미국이 태양광 발전에 주는 보조금 일몰 시한을 5년 더 늘려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미국에서 주문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미국 태양광 시장이 지난해(9.4GW)보다 60% 늘어난 15GW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58GW에서 올해 68GW, 2018년 75GW 수준으로 성장할 거란 기대다. 불황에도 세계 태양광 시장이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손세훈 애널리스트는 “파리기후협약으로 2020년부터 각국이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만큼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속도가 높아질 것이다. 인도, 프랑스가 글로벌 태양광 산업 지원을 위해 1조달러 규모의 국제기금을 설립한 것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덤핑 판정을 받아 세계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 것도 반길 만한 요인이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6월 캐나디안솔라 등 중국 태양광 업체 3곳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앞서 미국도 지난해 1월 중국, 대만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한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주로 중국, 대만 업체들이다. 중국, 대만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에 반덤핑 관세가 매겨지면서 한국 기업 영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태양광 업체 실적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진 의문이다. 아직까지 태양광 업황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태양광 업황 지표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월 ㎏당 평균 19.1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말 13.35달러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덩달아 잉곳, 웨이퍼, 셀 등 주요 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손세훈 애널리스트는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는 여전히 40~50% 과잉 상황이고 2020년에도 28% 정도는 과잉 설비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태양광 업체 실적이 개선됐지만 반짝 호황일 뿐 태양광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고 대체에너지 시장이 어려워지면 다시 적자로 돌아설 우려도 크다. 이런 때일수록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기술력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한 재계 관계자 촌평이다.

“지난해 4분기 OCI 실적은 쇼크 수준이었다.” (한승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OCI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 (최주옥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저마다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모습이지만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영업적자만 1465억원을 기록해 1년 새 손실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5%가량 줄어든 2조3076억원에 불과했다.

이우현 OCI 사장은 부랴부랴 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실적이 사실상 바닥에 근접했다. 올해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분위기다. 한승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적자 771억원을 냈는데 시장 예상치 326억원 적자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주력인 폴리실리콘 사업이 부진하면서 당분간 실적이 개선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알짜기업 OCI머티리얼즈를 괜히 매각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돈다. OCI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OCI머티리얼즈를 지난해 SK그룹에 매각한 상태다.

산업용 특수가스, 즉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삼불화질소를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는 이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지난해 영업이익만 1128억원을 올리면서 2014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117억원에서 338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OCI가 주력 산업인 태양광에 집중하기 위해 비태양광 업체인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했다지만 아쉬움이 크다. 넉넉한 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인 데다 주력인 태양광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라 매각 시기를 더 늦춰도 괜찮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보도일시 : 2016년 3월 7일

출처 : 매일경제(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