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기 신용평가]부정적 아웃룩 달린 5곳, 줄줄이 강등…당분가 추가 하향 없을 듯
2017년 상반기에만 민자발전사 5곳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모두 부정적 등급 전망(outlook)이 달려있던 곳이다. 지난해 평가 당시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7곳) 수보다는 적었지만 민자발전사에 대한 평가사들의 평정은 여전히 매서웠다.
신용등급 변동의 연속성 측면에서 보면 충격파가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올해 정기평가를 끝으로 주요 민자발전사들이 부정적 아웃룩을 떼어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하향조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자발전사들은 2015년 이전까지 안정적인 사업 모델과 정부 지원 가능성을 토대로 우수한 신용도를 평정받았다. 그러나 이후부터 실적이 부진하자 평가사들은 민자발전사들의 신용등급을 집중적으로 강등시켰다. 발전소 설비 증설 자금을 대부분 외부차입으로 조달한 민자발전사들 입장에서는 현금창출을 통한 차입금 감축이 필요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해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탓에 선순환 구조 정착이 어려워졌다.
민자발전사 중에서 신인도가 우수한 축에 속했던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AA 등급을 반납했다. 2014년만 해도 초우량 신용등급인 AA+를 유지했지만 2015년 AA등급으로 강등된 이후 지난해 부정적 아웃룩까지 달려 AA-로 등급 강등이 예견돼 있었다.
한국기업평가는 LNG발전기의 공급우위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료전지 사업에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평정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연료전지 재고자산이 2030억 원으로 매출액(122억 원)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지적했다. 신규 발전기 조달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한 탓에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9.8배에 달했고 부채비율 역시 235.6%로 과중해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게 됐다.
민자발전사 중에선 GS파워가 튼튼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유일하게 AA 등급을 유지했다. GS EPS와 한화에너지는 AA- 등급을 부여받았고 에스파워는 AA- 등급에서 A+로 한노치 떨어졌다.
SK E&S의 경우 초우량 신용등급인 AA+를 유지하긴 했지만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다른 발전사들과 마찬가지로 신규 발전소 투자에 따른 재무 레버리지 지표 악화가 평정논거로 작용했다. 2013년 당시 30% 수준이던 차입금의존도가 1분기 기준 44%대까지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트리거로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3.0배를 상회하고 차입금의존도 30% 초과할 경우로 제시했다. 1분기 연결기준으로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시키고 있다.
나래에너지서비스도 LNG발전 공급과잉 환경 속에서 차입부담이 확대된 탓에 A+ 지위를 반납하고 A0등급을 부여받았다.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13.6배로 과중한 데다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34.2%, 63.1%로 재무레버리지 지표 역시 열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천파워의 등급강등은 대림산업 계열내 에너지사업 투자를 담당하는 중간지주회사인 대림에너지의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포천파워는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A0에서 A-로 한노치 강등됐다. 발전소 건설에 소요되는 투자비 1조 2400억 원 중에 78%가 외부차입으로 조달된 상황에서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점이 지적됐다.
대림에너지는 총자산에서 주요 투자주식 장부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데 이중 포천파워의 비중이 41%로 매우 높다. 대림산업과 함께 포천파워의 지분을 각각 33.3%, 6.7% 보유하고 있다. 포천파워의 신용도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어 대림에너지도 A- 등급에서 BBB+ 등급으로 떨어졌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이전 신용등급인 A-를 부여해 등급 스플릿이 발생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LNG 발전 업황의 반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으며 민자발전사 수익성의 핵심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공급과잉 기조 속에서 민자발전사들의 사업경쟁력이 궁극적으로 제고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 변화를 지켜보면서 등급 변동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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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종합에너지 기업인 삼천리가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삼천리 자회사 에스파워의 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삼천리 홈페이지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발표하면서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 백지화 일환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인 LNG(천연가스)발전과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종합에너지 회사인 삼천리가 탈원전 정책의 수혜 기업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삼천리는 1955년 창업 이후 51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외환위기였던 1998년에도 198억 원 흑자를 내면서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했다. 삼천리는 시대에 흐름에 맞춰 석탄에서 도시가스, LNG 열병합발전과 집단에너지 등으로 사업을 대처하면서 꾸준히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더욱이 최근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삼천리의 발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천리는 가스 발전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에스파워를 통해 834메가와트(MW)급 LNG 복합화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상업운전 첫해인 2014년 LNG보다 원가가 저렴한 원자력, 석탄 발전에 밀려 부진한 상황이다.
국내 발전시장은 전기 생산 원가가 낮은 발전소부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전력이 생산, 판매되는 구조다. 발전소의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발전설비 효율 및 연료비 절감이 주요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런데 LNG 발전 단가는 ㎾h당 75원으로 석탄의 두 배에 달한다. LNG에 kg당 60원의 개별소비세가 더해져 전력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전력시장은 전력예비율이 높은 상황이라서 가스발전소 가동 여건이 좋지 않다.
LNG를 직접 수입하고 효율 좋은 설비를 보유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발전소는 이용률이 높아지지만 건설된 지 오래된 발전소는 이용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 빅3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 SK E&S, GS EPS 등은 그나마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에스파워는 적자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스파워는 지난해 149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삼천리는 지난 2월 에스파워 매각을 추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는 한국남동발전에 에스파워 매각 가격협상을 마치고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삼천리는 에스파워 주식 51%를 보유하고 있다.
신지윤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은 분명히 삼천리에 유리하지만 수혜를 느끼려면 3년은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스파워 가동률이 올해 1분기에 84%까지 오르며 10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연간으로는 약 220억 원의 이자비용 회수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탈원전과 환경문제 등으로 가스발전의 장래가 밝다는 전망이 있지만 현재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몇 년 후 업황이 좋아지리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천리는 함경남도 함주 출신의 고 이장균 회장과 유성연 회장이 손잡고 1955년 석탄, 연탄 제조업으로 시작했다. 현재 2세인 이만득, 유상덕 공동 회장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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