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5
4차 산업혁명 물결과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창업이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면서 창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대개는 실패로 끝이 나고 만다. 사업 아이템이나 시장 상황, 시스템 문제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뇌` 역시 매우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는 `창업가의 뇌`를 들여다보며 이유를 찾아볼까 한다. 창업가의 뇌는 성공 DNA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DNA도 많이 가지고 있다. 청년과 대학생 대상으로 창업캠프를 진행하면서 창업가들의 뇌구조가 일정한 패턴을 띤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창업가의 뇌는 엄청난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 더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원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강한 열정은 뜨겁기는 하지만 그 지속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과를 창출할 때까지 과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는 `뇌의 근육`이 생각보다도 약한 경우가 많다.
둘째, 창업가의 뇌는 아주 큰 목표지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목표지향적 성향은 자기가 설정한 큰 목표와는 관련이 적은 업무나 작은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해 과제에서 예상하지 못하는 펑크가 날 확률이 아주 높다. 사소한 변수에 의해 사업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셋째, 창업가의 뇌는 강한 도전 욕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목표로 정한 일은 위험이 따르더라도 도전하고, 심지어 실패가 뻔히 보이는데도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뒤집어 말하자면 무모한 도전에 대해 브레이크 역할을 할 장치가 자신 안에는 없는 경우가 많다.
넷째, 창업자의 뇌는 강한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든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외부에서 간섭하거나 강제로 시키면 반발부터 하는 스타일이다. 강한 자기주도성은 엄청난 자산이지만 자칫 팀 내 불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창업가의 뇌구조는 일반인과는 달리 양극단, 즉 아주 강한 강점과 아주 취약한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렇기에 창업가의 뇌 강점은 살리고, 뇌 약점을 보완할 수만 있다면 창업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첫째, 창업가는 열정적이고, 목표지향적이지만 마무리가 약한 경우가 많다. 팀 안에 자신을 보완해줄 실행력이 강한 완벽주의적 성향의 사람을 둬야 한다. 이 같은 사람이 주위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둘째, 창업가는 도전적이다 보니 위험선호적 경향이 강하다. 보수적이고 위험회피적 성향이 강하며 안정적인 사람을 공동창업자로 두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첩경이다.
셋째, 창업가는 자기주도성이 강해 자칫 팀 내 불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팀 안에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위, 아래, 더 나아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인적 허브 역할을 하는 사람을 둬야 한다.
하지만 창업가를 보완해 실패를 낮춰줄 보완형 뇌가 일반적인 창업가 풀에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들은 창업을 할 의지가 그리 높지 않기에 창업가풀에서는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창업가를 지원해주는 인력풀을 만들어서 거기서 공동창업가를 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학생 100명 가운데 많아야 3~4명 정도가 창업한다. 일반 학생들 대상으로 진로설계 코칭을 해주면서 적성을 찾아주고, 이것을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시켜 창업을 유도하고, 확보한 뇌 성향 데이터를 가지고 창업가와 매칭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창업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창업 성공률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안진훈 브레인OS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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