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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1200억 브라인드 베트남 부동산펀드(2007년설정), 투자금 회수 쉽지 않네.현지 합작사와 의견 조율에 난항

Bonjour Kwon 2017. 10. 31. 07:58

 

2017.10.31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하세린 기자] [2007년 설정 후 10년만에 부동산매각 기회…현지 합작사와 의견 조율에 난항 ]

 

 

2007년 개인투자자로부터 1200억원 가량을 모아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가 10년 만에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합작법인과 자금 회수를 위한 부동산 매각을 놓고 법원 중재까지 진행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어 자금 회수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부동산개발 특별자산1호'의 투자 대상 중 하나인 '프레저 카프리'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호치민에 위치한 프레저 카프리는 주거와 호텔식 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드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일본 증권사와 매각을 협의 중이며 매각가격은 20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완료되면 이 펀드는 설정 이후 10년 만에 자금 회수에 성공하며 투자자에게 수익금 일부를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이 펀드는 2007년 2월 개인투자자 자금 1237억원을 모집해 설정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베트남 부동산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동안 투자를 진행하지 못한 채 손실이 지속됐고 펀드 설정 후 4년 만인 2011년에 하노이 소재 오피스 빌딩인 한비에트타워에 투자했다. 펀드는 프레저 카프리를 포함해 3개 부동산에 투자했으나 초기 투자 실패 후유증으로 지난해 5월 말 기준 설정 이후 수익률 -0.33%로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는 설정 후 7년이 되는 2014년 2월까지 투자한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해 자금 회수에 실패하면 만기를 자동 연장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10년 넘게 투자 자금이 펀드에 묶여 있다.

 

문제는 이번 매각 건을 놓고 부동산 투자를 위해 설립한 현지 합작사와 갈등을 빚고 있어 투자금 회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합작법인 관계자는 "당초 프레저 카프리를 우리가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있는데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본 투자자에 매각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매각이 지연되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싱가포르 법원에 중재 요청을 하는 등 법적 다툼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를 목표했던 2014년 이후부터는 운용보수를 받지 않고 있으며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매각 대상자를 물색했다"며 "현지 합작사와 협의를 진행해 원만히 해결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월드와이드 베트남부동산개발 특별자산1호'는 투자 대상을 설정하지 않고 자금을 먼저 모으는 블라인드 방식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여서 당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추가 납입이나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펀드란 점을 감안해 투자자의 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해 '베트남개발1'이란 종목으로 2007년 6월 코스피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