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6
해외 이익금 들여올때 세율 15% 이하로 확 낮춰…"연초 달러 강세 이어져 유로화 1.1弗로 떨어질것"
S&P지수 `쑥` 금값 `뚝`…글로벌시장에도 연쇄충격, "유로존 통화긴축 선회 땐 달러가치 하락" 의견도
2018년부터 적용되는 미국 세제개편안의 주요 항목 중 하나인 일명 `송환세(repatriation tax)`가 시행되면 최대 4000억달러(약 432조원)의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외 이익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강달러`가 재연되고 외환·상품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송환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세제개편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미국 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유보금 중 2000억~4000억달러가 미국으로 돌아올 전망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다국적기업은 35%의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세금이 낮은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설립한 뒤 특허·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이전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들 미국 기업은 본사로 송금하는 것을 미룬 채 막대한 이익유보금을 해외에 쌓아두기 시작했고, 이 돈은 2조5000억달러(약 2700조원)가 넘는 규모로 불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기존 해외 이익에 대해 15.5%(현금 등 유동자산, 비유동자산은 8%)의 저율 과세를 일회성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새로운 법인세율(21%)보다도 낮은 세율이 적용되면서 애플, 구글, 오라클 등 미국 기업들이 해외 이익금을 본국으로 들여올 여지가 생겼다. 특히 해외에 2520억달러(약 272조원)의 이익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애플이 최대 2140억달러를 미국으로 송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미국 기업의 전체 이익금 송환 규모는 4000억달러를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이처럼 미국 기업이 해외 보유자산을 팔고 달러화 자산으로 바꿔 본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달러화 강세, 타국 통화 약세`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BoA메릴린치는 지난 22일 기준 1.1862달러인 유로화 가치가 내년 1분기에 1.1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와 RBC캐피털마켓 등도 내년 초 달러화가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리 페리지 스테이트스트리트 북미거시전략 부문 대표는 WSJ에 "미국 세제개편은 달러화 강세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31년 만의 대규모 감세안으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더 빨리 인상할 개연성도 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정보다 빨라지면 강달러 압력은 더욱 높아진다.
달러화 강세 여파는 시장에 연쇄적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UBS자산운용 애널리스트들은 법인세율 인하 등 감세안이 미국 기업의 이익을 8% 늘리는 데 기여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5%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로 표시되는 금값은 흔히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BMO캐피털마켓은 내년 금값 전망치를 종전보다 1.5% 낮춘 온스당 1280달러로 재조정했다.
달러화 강세를 가로막는 변수들은 유로존 등 선진국의 통화긴축 움직임이다. 유로존 경제 회복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에 양적완화 정책을 멈추고 통화긴축 모드로 선회하면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닉 가트사이드 JP모건자산운용 채권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는 달러화가 조금 더 오르는 데 비중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유로화 대비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가치가 내년 말에는 1.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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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환세(repatriation tax) :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오면 현금 등 유동자산은 15.5%, 비유동자산은 8%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금을 낮춰 미국으로 돈을 빨아들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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