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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혁명` 아마존고. 아마존고 핵심 `저스트 워크 아웃`…자율주행차처럼 자동 추적 기술. 국내 유통업계도…최저임금 인상이 불붙인 `무인화 바람`

Bonjour Kwon 2018. 1. 26. 07:01

 

 

 

유통혁명` 아마존고…"돈 안내고 나오니 야릇했다"

2018.1.26

`무인점포` 美시애틀 아마존고 가보니

 

지난 22일(현지시간) 시애틀 7번가와 블랜차드가 모퉁이에 있는 아마존 본사 1층 `아마존고` 매장.

 

1년여 준비 기간 끝에 유통 혁명으로 불리며 세계적 관심을 모은 `아마존고` 매장이 정식 오픈했다. 매장 앞에는 역사적 순간을 처음 맞는다는 기대를 품은 이용객 수십 명이 50m 정도 길게 줄을 섰다. 오전 7시가 되자 하나둘씩 아마존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매장 입구에 있는 아마존 직원은 "아마존고 앱을 내려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개찰구에 생성된 바코드를 댄 후 들어가면 됩니다"며 한 사람씩 안내했다.

 

이어 직원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오렌지색 쇼핑백을 무료로 나눠줬다. 쇼핑카트는 없었다.

 

아마존고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아마존고 앱을 내려받고 카드 계정과 연결하면 `QR코드`가 생성된다. 이 QR코드를 지하철역 개찰구같이 생긴 입구에 터치해야 입장할 수 있다. 아마존 가입자여야 하며 결제할 수 있는 카드가 등록돼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개찰구에 바코드를 대고 들어가니 한국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 크기(약 170㎡, 51평)의 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개장 첫날이어서 그런지 쇼핑하려는 인파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렸다.

 

매장 정면에는 그날 요리한 샌드위치와 도시락이 있었고 왼쪽에는 음료수, 오른쪽에는 과자, 쿠키, 견과류와 요거트 등이 배치됐다. 여느 편의점과 다를 바 없었다.

 

매장 천장에는 검은색 블랙박스 모양의 센서 약 100개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시 카메라는 아니었다. 얼굴 인식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블랙박스 센서가 계속 깜빡거리면서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 선반에 있는 샌드위치, 음료수, 초콜릿 등 물건에 특별한 센서나 칩이 달려 있지 않았고 심지어 선반에도 카메라가 없었다. 오직 천장에 있는 블랙박스 수백 개가 이용객과 물건을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이라고 불렀다. 물건 가격은 일반 편의점과 다르지 않다. 탄산수 12온스 캔은 1.25달러, 테이크아웃 식사는 5.99달러, 초콜릿은 3.49달러 등이었다. 할인 물품도 있었지만 `할인매장` 같은 느낌은 없었다.

 

아마존고가 무인 점포로 알려져 `일자리를 없앤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실제로는 매장 규모에 비해 오히려 직원이 많았다. 개장 특수를 감안하더라도 `무인 점포가 아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과 중국의 무인 점포에는 무인 서비스 기계인 키오스크가 있다. 하지만 아마존고 매장에는 키오스크도 없고 계산대, 계산원(캐셔) 자체가 없었다.

 

결제를 위해 기다리는 줄도 없었다. 지갑이나 신용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나올 때 스마트폰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물건을 그냥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매장 입구에는 `줄 없고 결제 없다(노라인, 노체크아웃)`란 아마존고 홍보 문구가 곳곳에 써 있었는데 매장을 걸어나가면 이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고에서 쇼핑한 시애틀 주민 캐럴라인 브리 씨는 "물건을 그냥 들고 나오니 이상하고 약간 죄책감 같은 것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매장을 나오면 약 5분 후 아마존고 앱에 `영수증`이 도착한다. 이때쯤 실제 결제가 됐는지 확인할 수 있고 쇼핑한 가격이 모두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계산대에서 쇼핑한 물건과 가격을 직접 확인하고 카드나 스마트폰을 꺼내 현장 결제 과정을 통해 물건 값을 지불한다. 이때 구입한 물건 가격, 할인 여부도 재확인할 수도 있고 얼마나 쇼핑했는지도 `리뷰`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고에서는 계산대도 없고 계산원과 대화도 없다 보니 금액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없고 `쇼핑 리뷰` 과정이 없었다.

 

이날 아마존고를 이용한 많은 쇼핑객이 공통적으로 "쇼핑하는 순간에는 얼마나 돈을 내야 할지 계산하지 않았다.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위 `객단가`가 높아질 여지가 충분해 보였다.

 

구매한 물건은 아마존에서 나눠준 쇼핑백에 담기만 하면 된다. 아마존이 제공한 쇼핑백에 담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들고 온 가방에 담아도 된다. 아마존은 이용자가 물건을 집는 순간부터 추적하며 이 물건이 어디에 가든 알아낼 수 있다.

 

이날 기자는 아마존고 매장을 세 번 이용했다. 첫 번째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으며 두 번째는 머그컵과 텀블러, 초콜릿을, 세 번째는 탄산수와 다른 초콜릿을 구입했다.

 

머그컵, 텀블러는 아마존 쇼핑백에 넣고 초콜릿은 주머니에 넣고 나왔다. 또 두 번째 구입한 제품을 다시 가지고 들어가서 세 번째 구입한 물건과 섞어도 봤다. 음료수를 집은 후 가져나오는 척하면서 다른 선반에 슬쩍 놓고 나오기도 했다. 영수증에는 모두 정확히 계산돼 나왔다. 이 매장에서 좀도둑이 되려면 해커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인 점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아마존 상징 색인 오렌지색 점퍼를 입은 직원이 10명 넘게 매장 안팎 곳곳에 배치됐다. 물건 계산원만 없을 뿐 개찰구 입구에는 안내 직원이 있었으며 와인, 맥주 코너에 신분증(미국에서 주류를 구입하려면 신분증 확인이 필수다) 확인을 위한 직원이 있었다. 아마존고 매장은 최소 2명의 직원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주방에선 직원 6명이 샌드위치, 샐러드 및 테이크아웃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아마존고는 출퇴근하는 아마존 직원과 인근 주민을 위해 그날 만든 음식을 그날 파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물건이 빠지면 채워 넣는 직원도 바쁘게 움직였다.

 

2016년 12월 `아마존고`가 처음 선보일 때 미국 내 350만명 넘는 계산원 직업과 이 중 90만명으로 추산되는 슈퍼마켓 계산원이 위협에 처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다.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만 `직업이 사라진다`는 공포는 기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자동화로 인해 직원 역할이 바뀐다"는 표현이 정확해 보였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왜 `아마존고`를 실험하고 있을까. 영수증을 보고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존고 앱 영수증에는 매장에 머무른 시간이 정확히 체크돼 있었다. `데이터`였다. 구매한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고 체류 시간까지 추적할 수 있다.

 

아마존은 고객 행동에 대해 배우고 자신이 설계한 알고리즘을 훈련시킬 수 있다. 데이터는 `공간(Space)`을 의미 있는 비즈니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데이터가 추적되고 수집·분석되는 순간 비즈니스가 시작된다.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 그리고 `공간`을 팔 수가 있다. 아마존고가 위치한 곳은 제프 베저스가 근무하는 시애틀 본사 `데이 원` 빌딩이다. 아마존고는 유통 혁명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스마트 스페이스 비즈니스`의 출발(go)이라고 생각하며 아마존고 매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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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고 핵심 `저스트 워크 아웃`…자율주행차처럼 자동 추적 기술

최초입력 2018.01.25

천장에 100여 블랙박스

 

◆ 레이더뉴스 ◆

 

아마존 고 매장 천장에는 100여 개 `블랙박스 센서`가 매달려 있다.

수십 년간 유통 전문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결제까지 기다리는 `라인(줄)`이었다. 유통 매장은 매출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 쿠폰을 발행해 고객의 유입을 유도하고 매장 내 물건 위치를 바꾸고 동선을 정교하게 짠다. 그러나 병목은 언제나 결제 과정이었다. 긴 줄 때문에 결제를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나가는 고객, 살 물건을 덜어내는 고객 경험은 흔히 발견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인 키오스크를 설치했지만 사용자환경(UX)이 자연스럽지 않아 이용객은 많지 않은 상황. 세계 최초로 계산대·계산원이 없는 매장을 구현한 시애틀의 `아마존 고`에 유통 산업, 마케팅, 디자인, 기술 등 글로벌 전 산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아마존 고 매장에 들어가면 천장에 매달린 100여 개에 달하는 `저스트 워크 아웃 테크놀로지`로 명명된 블랙박스 센서를 볼 수 있다. 아마존 고 매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다.

 

아마존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컴퓨터 비전(시각센서), 센서 퓨전, 딥러닝 등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천장에 달린 센서가 이용자를 추적하고 제품을 선반에서 가져오거나 운반할 때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버추얼 카트`에서 추적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사진 태그에 사용되는 이미지 처리 기술도 적용된다.

 

각 제품에는 센서나 칩을 부착하지 않는다. 즉, 컴퓨터 비전은 개별 제품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선반 위 물건을 인식하고 상호 작용하면서 어떤 항목이 선반에서 사라졌는지 파악한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어떤 아이템인지 결정하는 방식이다.

 

2017년 초 오픈하기로 했다가 이용자 20명 이상이 매장에 한 번에 들어갔을 때 오류를 보여 일반 공개를 연기했다. 이번에 연 아마존 고 매장도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를 60~70명 이하로 제한한 것도 인공지능이 한 번에 판독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1년간 아마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정확한 인식률을 보여 올 1월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결정했다.

 

[시애틀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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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도…최저임금 인상이 불붙인 `무인화 바람`

최초입력 2018.01.25

 

편의점·외식업체 등 셀프계산대·무인주문기

비용절감 위해 도입 확산

 

◆ 레이더뉴스 ◆

 

올 들어 국내 유통점에도 매장 무인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 업계가 생존 차원에서 점포 무인화나 무인기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체계적인 무인점포 개발은 편의점 업계가 이끌고 있다. 자신이 고른 물건을 직접 계산하는 `비대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매장마다 상주해야 했던 직원 한두 명을 전자계산대가 대체하는 식이다.

 

편의점 업계에는 상품 도난이나 진열·관리 문제가 남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무인화 시스템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 코리아세븐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열었다. 개인의 정맥을 인증하고 사전 연동해놓은 카드로 결제해주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최초 인증 후에는 계산대 단말기에 손바닥만 갖다 대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단순 계산이 업무량의 60%를 차지하는 편의점과 달리 이곳에서는 직원 3명이 고객 응대와 상품 관리에 집중할 수 있어 서비스 질이 높다.

 

편의점 후발주자 이마트24는 현재 직영점 4곳에 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주교대점은 24시간, 성수백영점·장안메트로점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주간에만 문을 여는 서울조선호텔점은 영업시간 내내 무인 점포로 운영한다. 매장 입구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대고 인증받은 뒤 안에 들어가 물건을 고른 후 셀프 계산대에서 결제하는 식이다.

 

BGF리테일도 지난해 11월 자체 비대면 결제시스템 `CU 바이셀프`를 개발해 성남시 CU 판교웨일즈마켓점에 시범 적용했다. 앱을 켜고 스마트폰으로 구매할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계산할 수 있다.

 

피자나 햄버거 등 외식 업체도 매장마다 무인기기를 설치하고 있다. 아직은 피크 시간대에 주문을 효과적으로 받기 위해 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롯데리아 매장은 작년 말 무인 주문기 1대를 도입했다. 식사 시간대 밀려드는 주문을 받는 데 직원 두세 명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인 기기 주문율은 50%에 달해 직원 두세 명이 할 몫을 기계 1대가 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리아는 연내 모든 직영점에 무인 기기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초기 설치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에 60개 매장을 둔 프랜차이즈 업체 명동할머니국수도 작년 말 2개 매장에 무인 주문기를 설치했다. 회사 측은 "인건비가 올라 무인 주문기를 도입하게 됐다"며 "홀서빙 직원 수요가 한두 명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가맹본부는 앞으로 신규 개설 가맹점에는 무인 주문기를 필수로 도입하게 할 계획이다. 외식 매장에 무인 주문·결제기기 설치가 늘면서 이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전문업체인 에어포스 키오스크 관계자는 "신규 매장을 인테리어할 때 처음부터 무인 기기를 놓는 구조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설치비가 약 400만원으로 인건비를 몇 달 안에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무인 기기 도입이 계속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으로 무인 친화적 기술이 좋아진 데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도 무인화 추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