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개발

야심찼던 해외자원개발 '흔들'…광물공사, 호주·페루 등 3개 사업서 손 떼기로2013-04-21

Bonjour Kwon 2013. 4. 22. 09:14
윤상직 장관 "수익성" 강조
추경서도 예산 삭감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공사)가 호주 페루 등 3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에너지 공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것은 광물공사가 처음이다.

광물공사는 21일 △호주 볼리아(동·아연) △호주 화이트클리프(니켈) △페루 셀렌딘(동아연) 등에서 벌이고 있는 3개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8~2009년 이명박(MB)정부 초기에 강하게 추진한 것들로 모두 탐사 단계에 있는 사업들이다. 공사 관계자는 “탐사 결과 광물의 품질이 떨어지고 양이 적어 사업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구 유지와 의무 탐사 등으로 비용이 계속 늘어날 상황이 되자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도 조기 철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공사가 이번 사업 철수로 입은 손실은 370만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향후 해외 자원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익성이 낮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광물공사는 MB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다. 2007년 1230억원에 머무르던 투자금액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듬해 2배 가까이 늘어난 2256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규모는 해마다 커져 최근 5년간 광물공사가 해외 자원개발에 쏟아부은 돈은 총 2조329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 정부의 구조조정 압력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디딘 해외 자원개발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 출자 예산을 대폭 줄였다.

 

국내외 유전개발 자금 1000억원, 광물자원 개발비용 900억원, 가스 개발비용 400억원 등 총 2300억원을 삭감했다. 전체 7900억원에서 3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몸집을 키워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하루 아침에 바뀌고 있는 분위기”라며 “섣불리 사업 규모를 줄였다가 나중에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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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공사, 해외자원개발 3건 포기… 탐사사업 3~4건도 추가 철수키로

 

추경서 예산 900억 깎이자 수익성 낮은 소규모 광구 잇따라 구조조정 나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이미 추진하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 3건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으로 해외 탐사 사업 3~4건에서도 더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 때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된 조치로 풀이된다.

사업 종료를 결정한 것은 호주 볼리아와 화이트클리프, 페루 셀레딘 광산 탐사 사업이다. 볼리아와 셀레딘은 동(구리)·아연, 화이트클리프는 니켈이 매장된 광산이다.

광물공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18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새로 투자, 해외 사업을 총 38개로 늘렸다. 2007년 연간 1230억원이었던 해외 자원 개발 투자 규모는 이명박 정부 때 급증, 2011년엔 779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포기한 사업은 모두 지난 정부 때인 2008년과 2009년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작년 8월 칠레 세로블랑코 티타늄 프로젝트를 접은 데 이어, 이번에 3건을 포기해 총 투자 건수는 34건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탐사 사업은 이번 결정으로 모두 12건으로 감소했다.

광물공사 측은 "광물 상태가 좋지 않고, 비용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한화·고려아연과 투자한 볼리아엔 19억원을 투입했고, 대우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이룬 화이트클리프엔 18억원을 투자했다. 지분 40%를 확보하기로 한 셀레딘 광산엔 아직 투자가 집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수익성이 낮고 소규모인 광구는 매각을 추진하는 등 해외 자원 개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16일 발표한 추경예산에선 광물공사 예산 중 900억원을 삭감하는 등 에너지 공기업 예산 2300억원을 줄였다.

업계에선 정부 방침에 따라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한다. 한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다 갑자기 방향을 돌리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공기업 ‘속빈 해외 자원개발’ 사업 접는다

정부 출자금 대폭 삭감‘옥석 가리기’ 나서
광물공사, 수익성 낮은 호주·페루 광산사업 종결
가스公, 이라크 가스전 등 투자지분 매각 채비도

해외 자원개발에 나선 공기업들이 수익성 낮은 사업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실적이 불투명한 사업은 아예 탐사단계에서 접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자지분을 매각할 채비도 하고 있다. 이는 새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 ‘옥석 가리기’를 주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공기업은 특히 올해 정부 출자금마저 애초 예상보다 대폭 깎일 것으로 보여 한동안 국내외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성과가 나지 않는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탐사단계에서 잇달아 종결하고 있다. 최근 사업을 접기로 한 호주 볼리아 광산의 동·아연 탐사사업이 대표적이다. 원석이 좋지 않은 데다 추가탐사를 하더라도 애초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 종결 결정을 내렸다. 광구 유지와 의무탐사 등으로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 ㈜한화와 고려아연 등 이번 사업에 함께 균등 투자한 다른 업체가 사업 종료를 건의하자 광물자원공사도 두말없이 받아들였다. 탐사비용과 함께 투자금 19억원도 일부 손해가 불가피하다.

 


광물공사는 18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 호주 이트클리프 광산의 니켈 사업도 접기로 했다. 함께 참여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 철수했고, 광물공사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발을 빼기로 했다.

광물공사는 페루 셀렌딘 광산에 지분 40%를 투자하려던 계획도 광역탐사 결과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광물공사의 한 관계자는 “추가비용 절감을 위해 자원탐사 단계에서도 과감히 사업을 접고 있다”며 “올해 정부 출자금이 예상보다 900억원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획 중인 해외 자원개발사업도 우선순위에 따라 축소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도 호주 글래드스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와 이라크의 아카스 가스전에 투자한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놨다. 투자사업 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에서다. 가스공사는 이 두 사업의 예상 수익률이 각각 9.8%, 10.5%로 전망되는 만큼 매각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업 모두 2015년 이후에야 첫 생산을 할 수 있는 데다 글래드스톤 LNG 프로젝트는 핵심인 350만t 규모의 LNG 공급권이 매물에서 빠져있고, 이라크의 치안이 불안해 매각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석유공사는 특히 당장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이라크 쿠르드, 아랍에미리트(UAE) 광구 때문에 시름이 깊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 자원개발사업은 구조조정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올해 지원될 출자금 규모마저 1000억원이 깎일 형편에 처해서다. 처음 손대야 하는 셰일가스(퇴적암층에 매장된 가스) 개발사업 투자 규모도 애초 계획보다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