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P2P는
1.다수의 일반인에게 돈을 빌려주는개인신용대출과
2. 오피스텔, 상가 등의 준공을 담보로 투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나뉜다.
3. 하지만 최근 들어 변형 모델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부동산 ABL(Asset Backed Loan·자산유동화대출)이다.
2018.03.30
서준섭 비욘드펀드 대표의 新P2P투자 가이드
"올해는 P2P시장이 한 단계 더 고도화됩니다.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투자성향에 따라 적합한 상품만 찾는다면 보다 쏠쏠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서준섭 비욘드펀드 대표는 일명 신P2P에 대해 아직 블루오션인 만큼 기존 P2P보다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P2P는 다수의 일반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개인신용대출과 오피스텔, 상가 등의 준공을 담보로 투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나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형 모델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부동산 ABL(Asset Backed Loan·자산유동화대출)이다.
부동산ABL 상품은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언뜻 보면 부동산PF와 유사하다. 서 대표는 그 차이를 "부동산PF가 날계란이라면 부동산ABL은 반숙"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건설을 총괄하는 시행사는 통상 해당 건물 건설비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자본을 넣고 건축을 시작한다. 이 돈은 나중에 분양자들의 계약금과 잔금으로 회수된다. 문제는 이 시행사가 A라는 건물을 짓는 중간에 다음 건물 B의 착공에 들어갈 때다. 건설비의 20% 이상을 새로 넣어야 하는데 급전이 부족한 상황이 생긴다. 부동산 ABL은 이 점을 활용한다.
시행사의 A건물에 대한 분양대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원래 부동산ABL은 캐피털, 자산운용사 등이 빌딩 같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모델이었는데, P2P업계가 최근 오피스텔이나 소규모 빌라로 확장시켰다.
부동산 ABL은 통상 공사가 50% 이상 진행되고 사전 분양이 진행되는 동안에 대출심사가 이뤄진다. 착공 전에 완공을 목표로 돈을 빌려주는 부동산PF와 차이가 나는 점이다.
서 대표는 "이미 초기 PF가 집행된 상태에서 준공 과정을 살핀 뒤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부동산PF를 선호한다. 10% 중반의 높은 이율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개인신용대출 P2P업체를 선택한다. 100여 명 이상에서 소액으로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손실 리스크가 낮다. 이율은 통상 7~8% 선이다.
대출 모델상으로 부동산 ABL은 개인신용대출과 부동산PF의 중간 정도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투자수익 역시 그 사이에 형성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현재 부동산 ABL 모델은 오히려 부동산PF보다 수익률이 높다.
서 대표는 부동산 ABL이 아직 블루오션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ABL 대출에 대한 시행사들 수요는 매우 높은데 아직 이를 대행하는 전문 P2P업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때문에 이율이 오히려 리스크가 더 큰 부동산PF보다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향후 후발 업체들이 많이 생겨날 경우 이율이 조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 타이밍에서 ABL을 선택하는 게 안전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꿀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부동산 ABL에 관심을 가질 투자자로 단기 자금 유동 희망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부동산PF의 경우 통상 1년이나 그 이상으로 상환 기간이 잡힌다. 1년 동안은 이자만 지급받다가 시공이 완료된 후 원금까지 돌려받는 구조다.
반면 부동산 ABL은 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상황에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 기간이 짧다. 서 대표는 "통상 6~9개월 사이에 원리금 상환이 마무리된다"면서 "1년 뒤 목돈을 융통해야 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좋은 투자 선택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ABL도 리스크가 있다. 계약금을 반납받지 못하는 분양계약 특성상 대규모로 분양이 취소되는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분양 취소된 부분에 대해 담보권을 집행함으로써 매각이나 대환 대출을 통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한다.
어떻게 하면 ABL에서 최소 투자 손실을 추구할 수 있을까. 서 대표는 투자자보호제도가 있는 업체를 고를 것을 조언했다. 비욘드펀드의 경우 투자 수익의 일부를 세이프가드 자금으로 확보하고 있다. 혹시 부실채권이 발생했을 경우 세이프가드 자금으로 이를 메워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현재 4억원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올해는 배 이상으로 확보금을 높여 혹시 모를 피해를 방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부동산ABL처럼 전문성 있는 상품에 투자할 경우 대표와 구성원들이 관련 업력이 풍부한지도 살펴봐야 할 요소라고 조언했다.
서 대표는 1991년부터 2015년까지 25년간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주로 해왔던 업무는 FAS(Financial Advisory Service), 즉 금융자문 분야다.
농협은행과 제휴로 고금리 카드론 고객들에게 대환대출을 해주는 제도였다. 국내 최초 모델로 처음부터 개인들이 투자를 하기보다 금융 이해도가 높은 기관투자가들에게 투자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회계 전문가로서 기존 금융구조의 한계를 깨닫고, 기업의 수익 극대화라는 전통적인 금융의 본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P2P 등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물론 시작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기관투자가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사업모델이 당국 제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써티컷은 국내 최초 기관투자가형 P2P 모델이었다. 저축은행, 캐피털,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의 P2P 투자 참여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각 기관의 참여에 대한 금감원의 해석이 상충돼 어느 한 곳도 기관투자가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은 투자 및 예금담보 제공이 불가한 기관인 저축은행, 보험사, 캐피털에 대해서는 'P2P 플랫폼에 대한 자금 제공은 예금담보제공 및 투자행위로 해석되기 때문에 불허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서 대표는 이 역시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대표는 "미국에서는 이미 기관투자가들의 P2P 참여가 전체 중 40%에 육박할 만큼 많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국내에서도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P2P(개인 간 거래) 금융 : 돈이 필요한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P2P 회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한 다음 P2P 금융회사가 이를 심사한 후 공개하면 불특정 다수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투자자와 대출자를 직접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은행권 대출과 다르다.
[오찬종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