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해외직구 플랫폼 뛰어넘어 온라인쇼핑몰 수출 돕겠다
최초입력 2018.04.15
■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지난해 11월 24~27일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에는 8만5000건의 주문이 폭주했다. 미국 최대 할인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블프) 기간에 아이폰과 TV, 무선청소기 등을 한국 판매가보다 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몰테일 사이트로 몰렸다.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X만 5000대 이상 팔려 나갔다.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사는 `해외직접구매(해외직구)`에서 몰테일은 직구의 대명사다. 직구족이 일제히 쇼핑에 나서는 미국의 `블프` 기간 몰테일 주문량은 2010년 3200건에서 지난해 8만5000건으로 26배나 뛰었다.
몰테일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서비스 `메이크샵`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도 10년 새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 1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만난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센터는 지난해 약 1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아마존, 이베이, 폴로 등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하면 한국으로 배송해주는 몰테일 매출이 800억원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동부와 로스앤젤레스, 중국, 일본, 독일에 둔 물류센터가 몰테일의 핵심 역량이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이 센터를 이용해 한국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역직구`에 투자한다. 김 대표는 작은 쇼핑몰들이 아마존, 이베이에서 한국 물건을 팔고 싶어도 해외 배송료 부담이 커 수출이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의류나 K팝 굿즈 등을 몰테일의 해외센터에 보관하면, 미국 소비자에게 미국 내 국내 배송으로 보낼 수 있죠. 더 빨리 배송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온라인쇼핑몰의 최대 고민인 반품 문제도 현지 센터를 이용하면 쉽게 해결된다.
동남아 진출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동남아에서는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인도네시아에 500평 규모 센터를 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몰테일은 해외 배송 대행 이상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가 많이 사는 제품들은 해외 본사와 직접 협상해 가격을 낮춰 유통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다이슨 무선 청소기는 작년 몰테일에서 5만대가량 팔렸다.
김 대표는 삼성카드에서 근무하다 1999년 향수 쇼핑몰로 창업했다. `물건을 인터넷에서 산다`는 개념이 생소하던 때였다. 쇼핑몰 시작 2년 만에 향수 판매는 10억원으로 늘었다.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해보니 주문, 배송 등에서 불편한 점이 자꾸 생겼다. 이 문제점을 쉽게 해결해 보자며 만든 서비스가 메이크샵이다. 누구나 온라인에 상점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내 1위 온라인창업솔루션(유료회원 기준)이다. 일본에 진출한 메이크샵재팬도 작년 거래액만 2조원에 달하는 현지 1위 업체로 컸다. 창업자이자 수많은 시작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예비창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김 대표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작할 때는 다들 성공을 확신해 초반에 비용을 많이 투입합니다. 가용 예산이 100이라면 창업에는 50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게 아껴야 해요."
■ 김기록 대표는…
△1968년 대구 출생 △1995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95∼1999년 삼성카드 기업금융팀 △1999년 향수전문 인터넷쇼핑몰 코리아센터닷컴 운영 △2000년 코리아센터닷컴 운영 전자상거래통합솔루션 메이크샵 론칭 △2009년 8월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 론칭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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