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신약개발 패러다임 바꾸는 'AI의 힘' 빅데이타.ㅡ딥러닝.ㅡ신약개발 시간단축.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시장 포텐무한.향후3년 국가과제로 투자해야

Bonjour Kwon 2018. 4. 23. 08:17

2018.04.23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가설기반에서 인공지능(AI)기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AI를 신약개발 전주기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국내제약사도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철휘 세종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KPBMA Brief vol.15)에 발표한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에서 글로벌 사례를 토대로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가설 후 탐색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AI기반 탐색 후 추론'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설→인공지능’기반 변화 가속화

 

실제 미국의 암연구 과학자 나레인, 사모펀드 운영자 그레이, 실리콘밸리 부동산재벌 칼 베르그는 ‘베르그’라는 회사를 설립해 2013년 11월 췌장암·유방암·간암·뇌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BPM31510’이라는 AI 알고리즘에 의해 탄생한 신약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는 대학병원에서 1000명의 환자로부터 건강하거나 질병이 있는 세포조직을 추출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과학적 방법과 정반대로 접근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즉 실험을 통해 특별한 유형의 데이터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사전에 각인된 가설 대신 환자로부터 추출한 데이터가 가설에 이르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베르그는 1000명의 환자로부터 40가지 암조직을 수집해 시험관 내 테스트로 체내환경과 같은 당분, 산소를 주입해 배양세포의 지방·대사물질·단백질·엔자임 배출 등을 측정했다. 이렇게 하면 유전체 정보와 함께 한조직에서 140억개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를 토대로 정상세포와 질병세포에 대한 데이터를 비교하도록 AI를 훈련시키면 어떻게 정상세포가 궤멸하는지, 어떻게 질병으로 발전하는지, 잠재적 치료법은 무언인지에 대해 이전에는 몰랐던 통찰력을 AI 알고리즘이 제공한다.

 

베르그는 탐문적시스템이라 부르는 이같은 방법으로 세포에서 발생하는 유전자·단백질·지질·대사물질 등의 분자 작용 케스케이드를 작성할 수 있었다. 분자 작용 케스케이드는 마치 항공지도를 보는 것과 같이 허브와 바퀴살 구조로 나타난다.

 

이는 정상에서 암세포로 이끄는 생리학적 사건들을 전례 없는 자세한 묘사로 보여줘 허브는 정상조직에 비해 암조직이 풍부하거나 혹은 부족한 분자를 알게 해 준다. 즉 허브에 있는 분자들이 베르그의 신약후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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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AI라는 큰 틀에 머신러닝이 속하고 그 중 딥러닝이라고 하는 신경망을 이용하는 머신러닝이 있다. 딥러닝은 정보탐색, 신약설계, 표적발견, 전임상 실험설계, 임상시험, 스마트 약물감시, 계량 약리학, 신약개발 의사결정까지의 전주기의 신약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존 제약사와 AI벤처와의 연합이나 지역별 거점 대학, 제약사, AI벤처 등이 활발한 협업을 통해 특정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세부 활용방법을 살펴보면 표적발견은 머신러닝기반의 모델링을 통해 분자, 이미지, 환자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일으키는 난해한 바이오마커 패턴을 발견하는 예측모델을 구축한다.

 

이미 임상시험이 끝난 신약의 재목적화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딥러닝이 9000만개의 특허, 3000만개의 과학저널, 수만건의 논문, 수천가지 질병, 10억가지의 분자구조 등 천문학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 딥러닝을 통해 질병과 영향을 줄 개체로서의 생물학적 타깃에 대한 관계 탐색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전통적 방식으로는 판별하지 못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되며 개발이 끝난 신약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효능도 확인할 수 있다.

 

베네볼런트AI의 경우 이러한 방대한 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어 신경망의 딥러닝을 통한 자연어처리, 이미지처리, 개체명 인식, 관계추출의 수순으로 데이터들과의 관계 속에서 통찰력을 찾아 지식그래프라는 입체적 트리구조의 연관 그래프를 보여준다.

 

또한 베네볼런트AI를 활용하면 신약물질 대상 선정 시 통상 제한적인 정보환경에서 1~2년의 검증기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1달여만에 우선 검증을 시작할지에 대한 결정을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길 수도 있다.

 

◆신약개발서 복용까지 전주기에 AI 활용

 

머신러닝 기반의 모델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정밀한 임상시험을 설계하거나 최적의 임상대상을 예측하는데도 AI를 사용할 수 있다.

 

AI큐어는 아직 전세계 50%가 의사가 처방한대로 복용 준수가 이뤄지지 않는 점에 착안해 AI의 이미지인식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복용을 통지하고 스마트폰으로 입안에 약이 삼켜지는 영상을 촬영하게 함으로써 복약 여부를 감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AI는 이미 신약개발 전주기에 적용돼 전통적 패러다임을 파괴적으로 바꾸고 있다. 국내 제약사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른 시일 내 AI 활용 방안을 연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 교수는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종(breed)은 소리 없이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고객을 만들어 기존산업을 무력화시킨다”며 “우리도 영민하게 준비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면 이러한 변화의 파고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국가별로 AI를 국가과제의 1순위로 추진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3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