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

롯데마트 베이징 점포 22곳, 中업체에 매각.사드 해빙에 中업체 적극 인수 나서 롯데 '중국판 월마트' 우메이에 마트·수퍼마켓 등 2560억원에 매각

Bonjour Kwon 2018. 4. 26. 07:05

2018/04/26

 

상하이에 있는 롯데마트 74곳은

中 '리췬 그룹'과 가격 협상 진행

 

중국 베이징 롯데마트/롯데마트 홈페이지 캡처

롯데마트가 중국 베이징 지역에서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수퍼마켓 22곳을 중국 유통기업 우메이(Wumei·物美)에 매각한다. 매각 가격은 15억 위안(약 2560억원)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경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가 지난해 점포 매각 작업에 착수한 뒤 처음 나온 가시적인 성과다. 이는 사드 보복이 풀리는 변곡점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중국 단체 관광 정상화, 롯데마트의 원활한 매각 절차 진행 문제 등에 대해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중국 기업이 점포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25일 말했다. 롯데는 베이징 화북법인 점포 매각과 관련,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열 계획으로 전해졌다.

우메이는 '중국의 월마트'로 불리는 유통 기업이다. 1994년 설립돼 베이징을 중심으로 대형 마트와 수퍼마켓, 편의점 등 40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당초 중국에서 운영하는 112개 점포 전체를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으나, 이후 지역·권역별로 분할 매각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현재 상하이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화동법인 소속의 대형 마트 74곳은 중국 리췬(利群) 그룹에 매각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리췬의 매장 실사(實査) 작업이 끝나 인수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충칭·청두 지역을 총괄하는 화중법인과 선양·지린 지역을 담당하는 동북법인 점포 매각 작업까지 연내 마무리되면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11년 만에 사업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2007년 네덜란드계 유통 체인 마크로의 점포 8곳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듬해엔 중국 업체인 타임즈의 점포 68곳도 인수했다. 하지만 2016년 롯데가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기지 부지로 국방부에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소방·위생 문제를 빌미로 영업 정지 처분을 잇따라 받았다. 현지 소비자들의 롯데 불매운동으로 대형 마트 점포 99곳 중 87곳이 지금까지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조1390억원이던 중국 현지 매출은 지난해 26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롯데마트는 현지 영업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매출 손실과 직원 임금 등으로 매달 1000억원 안팎씩 손해를 봤다. 이 기간 누적 손실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긴급 운영 자금 6600억원을 투입했지만 모두 소진됐다.

롯데그룹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누적 손실은 백화점, 면세점까지 합치면 2조원이 넘는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2016년 3300억원이던 롯데면세점 영업이익은 지난해 25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룹이 3조원을 투입해 중국 선양에서 건설 중인 복합쇼핑단지 공사도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