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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가동률 70%로 휘청…공장가동 금융위기 수준.무너지는 기업 생산·투자.바닥 드러낸 한국경제.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기업들 "막막

Bonjour Kwon 2018. 5. 1. 07:09

 

 

2018.04.30

車·스마트폰·LCD 흔들

제조업 가동률 70%로 추락…반도체 외끌이 경제 한계

 

◆ 휘청거리는 한국제조업 ◆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에 이상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공장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증가율도 둔화세가 뚜렷하다. `반도체 외끌이`로 버텨 온 한국 제조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2% 감소한 것은 5년 전인 2013년 3월(-2.0%)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0.4%) 증가했으나 자동차(-3.7%)와 기계장비(-4.3%) 생산이 크게 줄면서 광공업 생산이 감소(-2.5%)한 것이 두 달 연속 전체 산업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수출 호황을 이끌던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5.0% 증가했으나 자동차,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나머지 주력 산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 여파 등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판매량이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했던 버스·트럭 등 상용차 부문도 주름살이 지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 중형트럭 라인은 4월 물량 감소를 이유로 1주일간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산업이 주춤해지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70.3%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받았던 2009년 3월(69.9%)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가동률이다.

 

잘나가던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중국의 무분별한 LCD 패널 저가 공세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1분기에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투자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생산 물량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업체 간 경쟁이 심해져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을 이끄는 양대 플레이어는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분야도 심상치 않다. 1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가격 저항이 큰 데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 증가로 중국 시장마저 수요 감소세에 접어들어 삼성전자가 판매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최근 샤오미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제조업 부진은 수출 통계에서도 확인될 전망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4월 수출 실적은 2016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문제도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는 "반도체발 통계 착시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다른 산업에 대한 체질 강화 대책이 시급하다"며 "이는 일자리 정부임을 내세우는 정부의 고용 정책과도 연결돼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무너지는 기업 생산·투자…`반도체 착시효과`도 약발 떨어져

2018.04.30

바닥 드러낸 한국경제

 

◆ 휘청거리는 한국제조업 ◆

 

 

`반도체 외끌이` 한국 경제의 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체감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 덕분에 적어도 경기지표 면에서는 호조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지표 측면에서도 완연한 하락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선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과 투자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갈수록 부진해지면서 관련 산업의 생산이 줄어든 데 따라 광공업 생산지표가 악화됐다. 설비투자마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어 경기 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산업생산이 크게 하락한 것은 최근 부진을 이어온 자동차와 조선업 등 광공업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자동차 생산이 전월 대비 3.7% 감소하고, 기계장비 역시 지난 2월에 비해 4.3% 줄었다. 반도체가 1.2% 늘어나면서 고군분투했으나 광공업생산 전체적으로 2.5% 하락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적어도 생산 측면에서는 `반도체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반도체 생산이 5.0% 증가했으나 자동차는 무려 12.5% 줄었고, 자동차·조선업 등에 사용되는 금속가공 생산 역시 13.8%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공장 안에 쌓아둔 물건 재고량은 급증하고 있다. 3월 제조업 재고는 전년 동월 대비 10.4% 증가했다. 재고가 늘면서 2011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이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3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70.3%까지 추락했다. 2009년 3월 69.9%를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국내 사업장에서 생산 가능한 최대량에 비해 실제 생산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면 생산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진다.

 

특히 설비투자는 반도체 설비투자가 위축됨에 따라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며 우리나라 경제의 지나친 반도체 의존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하던 반도체 생산설비 중심의 기계류 투자가 지난 3월 전월비 11.6% 급락하자 역시 최근 4개월 증가세를 이어오던 전체 설비투자 역시 동반 하락한 것이다. 전체 설비투자는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인 전월비 7.8%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의 일시 조정에 따라 설비투자가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간 지속적인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하방 압력으로 3월에는 업계가 일시적인 투자 조정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공장 증축 등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점을 근거로 이른 시일 내에 기계류 설비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자리 측면에서 효과가 큰 건설업도 부진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액을 말하는 건설기성이 전월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5.8%)과 토목공사(-6.5%)가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작년보다 줄어든 데다 아파트값 하락세 전환 여파로 주택 건설과 리모델링 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건설경기 위축은 항만 물동량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 감소한 3억6979만t에 그쳤다. 철재와 시멘트, 모래 등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자재의 물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게 가장 컸다.

 

반도체만 믿고 있던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4월 수출액이 전월(515억8000만달러)은 물론 지난해 같은 달(508억4400만달러) 실적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 잠정치는 328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4월의 64% 수준에 머물렀다. 이대로라면 2016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4월 수출 증가율이 23.8%로 매우 높은 데다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작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14.6%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기존에 늘려놓은 설비 조정 외에 금리 상승·법인세율 인상·투자세액공제 축소 등 투자 여건을 볼 때 올해는 성장률이 2.8%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을 2.8%로 추정하고 있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 사이클을 추정해본 결과 호황 국면이 6분기 연속 진행돼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어 성장 폭이 서서히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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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기업들 "막막하다"

최초입력 2018.04.30

인건비·채용 압박에 `한숨`

 

◆ 휘청거리는 한국제조업 ◆

 

올해 들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된 데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까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까지 단기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대책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를 늘리고 급여를 높여야 한다는 게 명분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이유로 추가 고용은 어렵고 생산성과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성장하던 편의점 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 최저임금 인상 악재까지 겹치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안팎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영업이익은 10~30%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서비스 부문 고용 조정과 자영업 폐업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6%에 그쳐 지난해 1분기(0.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등 소비 증진 요인이 있었음에도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부담 등 영향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제조업이나 운송서비스업, 건설업처럼 노동력 투입이 많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늘어날 인건비 부담과 인력난 걱정에 한숨짓고 있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인력을 새로 보충해야 하는데 업무 능력이 비슷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국외로 공장 이전을 검토 중인 국내 기업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공장 국외 이전'을 선택해야 하는 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4월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연간 12조3000억원에 달하는 노동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 비용 부담이 전체 비용 중 70%(8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때문에 재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보완책으로 일감이 몰릴 때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감이 적을 때는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 내로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에 관련 법안은 이미 발의된 상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선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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