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3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거나 준공 건물을 매입하는 것에 비해 단기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또 디벨로퍼가 아니면서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참여한다는 일종의 ‘자기 만족감’도 가질 수 있다.
개인들이 부동산 PF사업에 참여하는 길은 간접 투자와 직접 투자로 나뉜다. 간접 투자에 나서려면 금융사들이 판매하는 PF대출형 부동산펀드나 리츠,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선(先)순위 PF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250억원 규모 이지스부동산펀드 187호를 선보였는데 개인들의 호응이 높았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말 개인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PF대출 유동화 DLS를 내놓았다.
직접 투자는 말 그대로 직접 거액을 투자하거나, 아니면 ‘개인 대 개인(P2P)업체’를 통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P2P업체를 통한 PF투자가 대세다. 개인들이 직접 뛰어들기에는 경험이 부족해서다. P2P업체는 개발사업 관련 딜을 발굴하고 전문적으로 분석해 10%대 금리 상품을 만들어 개인들에 판매한다.
간접 투자와 직접 투자의 장단점을 비교하면 간접 투자상품은 우선 안정성이 높다는게 매력이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간접 상품은 사업성이 높은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그것도 선순위 PF대출 상품 위주로 판매한다. 회사 신뢰도를 관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직접 투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P2P업체 비욘드펀드는 송파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7개월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했는데 투자자에게 연 19.9%의 수익(세전)을 안겨줬다.
그러나 직,간접 투자 모두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요즘처럼 부동산시장을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클 때는 호구가 될 수 있어 판매업체와 상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간접 투자상품은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긴데 비해 환매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지만 거래량이 극히 미미하다. 급히 현금화할 일이 생겨도 매매가 없다보니 제때 팔 수가 없다.
P2P업체 상품에 투자할 때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전국적으로 P2P업체가 200곳에 육박할 정도로 성업중이다. 이 중 부동산 PF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 취급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고 한다. PF경험이나 심사관리 능력이 부족한 업체도 진입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처음에는 높은 수익으로 재미를 볼 수 있으나 사업이 부실화하거나 P2P업체가 폐업하면 원금을 까먹게 된다. 올 초 P2P협회가 집계한 업계 연체율은 2.34%, 부실률은 2.49%에 달한다. 따라서 수익이 다소 낮더라도 연체율이나 부실이 거의 없는 대형업체의 상품을 고르는게 비교적 안전하다.
개인들이 PF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개발사업 자금줄의 저변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또 부동산업체가 누리던 부동산 개발이익을 개인들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PF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이 따르므로 시장 환경을 체크하고 원금을 지키는 신중한 투자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원정호 금융부장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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