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ㆍ삼성ㆍ미래에셋, 호주 부동산 1조원 쏟아붓는다2013.05.22

호주 유력지 "북한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투자현상" 해석



(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국민연금과 삼성, 미래에셋금융그룹 등 한국 그룹들이 수주 내에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어치의 호주 부동산을 싹쓸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호주의 전국지 '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 중앙 해안에 있는 에리나 페어 쇼핑센터(Erina Fair shopping centre)를 부동산회사 랜드 리스(Lend Lease)를 통해 매입할 계획이다.

랜드 리스가 조성한 펀드(Australian Prime Property Fund Retail)는 에리나 쇼핑 몰 잔여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러한 랜드 리스의 새로운 투자자로, 쇼핑 몰 지분을 매입하는 실질적인 주체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호주 부동산신탁회사인 GPT 그룹은 자신들이 가진 8억달러의 지분 중 절반을 랜드 리스의 한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확인했다.

총 52억달러에 달하는 쇼핑센터 지분은 작년 초부터 매각이 진행됐으며, 이번 매각은 그 중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관계자를 인용, 거대 기업 삼성이 처음으로 호주 부동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은 유레카 펀즈 매니지먼트(Eureka Funds Management)와 함께 시드니에 있는 1억5천만달러로 평가되는 호주 우체국(뉴사우스웨일스 본부)을 매입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문은 매입을 준비 중인 주체가 삼성그룹 내 어떤 기업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래에셋그룹은 시드니 해안가 서큘러 퀘이(Circular Quay)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Four Seasons Hotel)에 대한 단독 실사를 진행 중이다.

호텔 가치는 대략 3억5천만달러로 추정된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에 대해 신문은 대북 긴장감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풀이했다. 북한 미사일 공격 위협이 커지자 한국 그룹들이 안전한 호주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7% 수준에서 정체돼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한국 투자자들이 호주 부동산을 찾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국민연금이 호주 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연금은 지난 2010년 시드니에 있는 오로라 플레이스(Aurora Place) 고층 빌딩을 6억8천500만달러에 매입했다.

그밖에 국민연금은 20억달러 규모의 시드니 담수화 공장과 유료 도로 사업자인 코넥트이스트(ConnectEast)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연금은 글로벌 운용사인 프라메리카 리얼 에스테이트 인베스터스(Pramerica Real Estate Investors)와 하이트만(Heitman) 등을 통해 호주 덱서스 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의 매입을 전략적 제휴를 포함해 타진한 바 있다.

따라서 이 모든 부동산 투자와 사회 간접시설 투자 건을 합하면 한국 기업들의 호주 투자 규모는 2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한편, GPT 그룹과 랜드 리스는 국민연금이 에리나 페어 쇼핑센터 주식의 매입자라는 데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GPT 그룹은 자신들이 가진 에리나 쇼핑센터 지분의 절반인 약 4억달러를 랜드 리스의 한 투자자에게 팔았지만, 그 투자자가 국민연금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트러스트 컴퍼니의 앤드루 캐네인 이사는 한국 투자자들이 최근 호주 부동산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분명하며 주로 정부 기관에 장기 임대가 가능한 시드니와 멜버른의 핵심 상업 부동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부동산에 투자한 한국 기관에는 한국투자공사(KIC)도 있다.

투자공사는 작년 1월 호주 자산운용사인 QIC가 만든 부동산 펀드에 첫 호주 부동산 투자로 2억달러 이상을 맡겨 새로운 투자자로 떠올랐다.

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