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선박펀드

벌크선 뜨고 컨선 지고…해운업계 희비 교차 벌크시장 수급 안정화로 BDI 상승. 컨테이너 대형선 늘어 수요증가에도 운임 회복 더뎌

Bonjour Kwon 2018. 5. 29. 08:27

2018-05-28 1

 

▲ 초대형광탄운반선.ⓒ현대삼호중공업

컨테이너와 벌크선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운임 때문이다.

 

2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벌크운임지수(BDI)는 1230으로 시작해 지난 1월 초 1395까지 상승한 이후 중국 춘절 등 봄철 비수기로 1분기 말 1055를 기록했다.

 

계절적 영향 등으로 하락추이가 나타났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준을 유지했다. 1분기 평균 BDI는 1139.8로 전년동기대비 20.6% 올랐다.

 

BDI는 영국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건화물시황 운임지수로 1985년 1월 4일 운임(1000)을 기준으로 삼는다. BDI 상승은 철광석·석탄 등 원자재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월 셋째 주 BDI는 1385로 올해 평균인 1195를 웃돌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1분기 중 벌크선 선복량 증가율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고 신규 발주량의 규모도 많지 않아 수급 안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1분기 벌크선 선복량 신규 인도는 794만DWT(재화중량톤수)로 올 초 선복량의 약 0.97% 수준이며 최근 3년간 분기평균 1124만DWT에 비해서 안정세다.

 

1분기 말 기준 전체 벌크 선복량은 전분기 대비 0.78% 증가한 8억2362만DWT로 집계됐다. 신규 발주량은 43척, 737만DWT로 올 초 선복량의 0.9%에 해당한다. 최근 3년 분기 평균 642만DWT보다는 많은 편이지만 수급상황을 불안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다.

 

1분기 말 수주잔량은 총 721척, 8116만DWT로 현재 선복량의 9.85%이다. 건조속도와 수주잔량 등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벌크선복량 증가율은 약 2%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세계 상품교역 증가율은 전년보다 높은 5% 내외로 예상되지만 세계 경제의 일부 불안요인과 중국의 석탄비중 감소로 인한 물동량 둔화 등으로 벌크물동량 증가율은 3%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요 및 공급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시황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개선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현대상선

반면 컨테이너 운임은 좀처럼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올 초 773에서 2월 말 848까지 상승한 후 3월말 770까지 떨어졌다. 분기 평균치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5.2%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동기대비 1.2% 하락한 수치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우리나라 원양선사들의 주력노선인 미서안 1분기 평균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329.92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5.1% 낮다.

 

벌크와 반대로 1분기 컨테이너선 인도는 34만7000TEU로(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최근 3년간 분기 평균인 31만1000TEU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올 초 선복량의 1.7%로 시장에 다소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폐선은 약 2만5000TEU로 선복량의 0.1%에 불과하다.

 

컨테이너선은 중소형선 위주의 폐선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대형선들은 노령 선박이 없어 폐선대상이 없는 실정이다. 폐선을 통한 선복량 조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초대형선 위주의 발주와 인도가 집중되고 있어 선복량 증가는 주로 대형선형이 주도하고 있다. 원양항로의 부담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양 선임연구원은 "대형선 신규공급으로 인한 부담감, 얼라이언스간 경쟁 격화 등으로 특히 원양노선의 운임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선복량 증가율 역시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시황 개선 기대감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운임 상승 여부에 따라 선사들의 실적도 엇갈렸다.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올해 1분기 기준 각각 17분기, 1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상선은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덴마크 해운분석기관 시인텔(SeaIntel)에 따르면 올해 1월에만 7척의 2만TEU급 초대형선박을 포함한 25만TEU 규모의 신조선이 시장에 진입했다. 오는 7월까지 초대형선박 인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글로벌 선사들 간의 대형선 발주 경쟁이 시황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