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리츠 상장으로 잇단 자금조달
기사승인 2018.05.29 11:42:21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랜드리테일과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에 나선다. 이들 업체는 공모자금을 조달해 주로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분석된다.
◇ 이랜드리테일·홈플러스, 리츠 상장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이리츠코크렙을 상장시키기 위해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은 이리츠코크렙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리츠코크렙은 지난 4월 25일 일반 공모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리츠코크렙은 신주 1천582만1천470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4천800~5천200원이며, 공모청약 예정일은 다음 달 11~12일이다. 이리츠코크렙은 공모가 최하단 기준으로 약 759억원을 조달한다.
이에 대해 이리츠코크렙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 측은 "금융감독원이 IPO 관련 증권신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모가 희망범위와 공모청약 일정 등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증권신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이리츠코크렙은 리츠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이리츠코크렙은 NC백화점 야탑점과 뉴코아 일산·평촌점 등 점포 3곳을 자산으로 두고 있다. NC백화점과 뉴코아는 이랜드리테일의 유통채널이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두는 리츠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말 국토교통부에 리츠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본인가를 받은 뒤 올해 안으로 리츠 IPO를 완료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 매장 40곳을 자산으로 편입한다. 홈플러스 매장은 총 142곳이다. 홈플러스는 리츠 지분 20%를 보유하고 80%는 시장에서 공모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리츠 상장규모가 2조원대가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 "공모자금으로 주로 차입금 상환할 듯"
이처럼 이랜드리테일과 홈플러스가 리츠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공모자금을 조달해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성과도 있었다. 지난 2016년까지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지난해 1조원 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총 차입금은 2013년 1조9천588억원, 2014년 2조2천272억원, 2015년 2조4천28억원, 2016년 2조4천882억원, 작년 1조4천7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재무부담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작년 기준 이랜드리테일 차입금 의존도는 32.4%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평균 차입금 의존도(21.6%)보다 10.8%포인트 높다. 이런 이유로 이랜드리테일이 공모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이 생겨 이를 갚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에서 인수금융은 4조3천억원이다. 홈플러스가 1조2천억원, 홈플러스스토어즈가 3조1천억원을 차입했다.
홈플러스 계열의 지배구조는 'MBK파트너스→한국리테일투자, 한국리테일투자이호→홈플러스홀딩스→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로 이뤄져 있다.
한국리테일투자, 한국리테일투자이호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홈플러스 계열에서 사업회사는 홈플러스스토어즈와 홈플러스다.
<리츠 기본구조. 출처 :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