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칼럼.논설.

"최저임금인상하면 저임금 일자리 줄어."경제 살리려면 민간심리를보라. 2016년 미국사례가입증.경제주체의 자신감 회복이 매우 중요

Bonjour Kwon 2018. 6. 6. 11:19

2018.06.05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임금 노동자 중에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론을 넘어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로버트 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홀 교수는 노동과 임금, 경기 흐름 간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로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석학이다.

 

홀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정작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기술력이 부족한 근로자부터 일자리를 잃는다"면서 시애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시애틀은 2016년 최저임금이 전년보다 32% 올랐지만 시간당 19달러를 못 받는 저임금 근로자 고용이 오히려 6.8% 줄었고 임금 상승률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훨씬 못 미치는) 3.1%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과 판단 지표는 고용이라고 봤다. 홀 교수는 "고용 부진이 곧 경기 후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경제 성과를 판단하는 주요한 방법 중 하나는 고용이 얼마나 증가하느냐를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에서 임금은 유연하기보다 경직적인 예가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비효율적인 건 아니다"면서 "분석해보면 현실에서도 임금은 기업 수익과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협상에 따라 효율적으로 결정된 후 잘 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 교수는 "경기 후퇴는 임금이 협상 결과 이상으로 오르거나 비용 충격 등으로 인해 기업 이윤이 떨어질 때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민간 심리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과정에서 경제주체들 심리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고, 과거 케인스도 대공황에서 벗어나는 데 경제주체의 자신감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에 부정적인 큰 사건이 발생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자산 가격 하락, 투자 둔화, 고용 감소 등이 따라온다"고 경고했다.

 

[김인오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