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계획

여의도 통째로 신도시급 재개발 … 아파트 35층 제한 푼다. 서울역~용산역 지하화해 MICE단지 도봉구 창동에 SM타운 이전 추진

Bonjour Kwon 2018. 7. 12. 06:10

 

2018.07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의도를 신도시 급으로 통째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에 있는 철로를 덮어 그 위에 쇼핑센터와 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원순 “재건축 진행과 보조 맞출 것”

서울역~용산역 지하화해 MICE단지

도봉구 창동에 SM타운 이전 추진

“여의도에 생명력” “투기 우려” 갈려

 

리콴유세계도시상 수상차 싱가포르를 찾은 박 시장은 10일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 높이를 상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 철로를 덮어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이르면 다음달, ‘용산 마스터플랜’을 9월 이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플랜 발표 뒤 구체적 개발계획을 하반기에 확정할 것”이라며 “개발 비용은 여의도는 민간 사업자, 용산은 코레일과 협의한 뒤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여의도 일대 아파트 재건축 방향도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연동해 결정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해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 높이는 높일 계획”이라며 일률적으로 제한했던 35층 주택 건물 높이 규제에 예외조항을 두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직접 밝혔다. 현재 여의도는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서 강남·광화문과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곳이다. 상업지구는 최고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하지만 주택지구는 그렇지 않았다.

박원순. [연합뉴스]

박원순. [연합뉴스]

 

박 시장은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재건축은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출 것”이라며 “여의도 전체를 새로운 업무와 주택지로 바꿔 활력을 불어넣어 신도시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현재 상업 용도 지역뿐만 아니라 일반3종주거 용도로 분류된 지역도 준주거나 상업 용도로 변경을 추진하고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 지하화’ 계획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구간에 MICE 단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올 것”이라며 “철로 상부 공간을 덮고 대학 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게 한 프랑스 파리의 ‘센 리브고슈’ 프로젝트와 유사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 동쪽에 있는 센 리브고슈 지역은 용산과 비슷한 철도 교통 중심지다. 오래 개발이 방치되면서 주변 지역이 슬럼화됐다. 이에 파리시는 1990년대부터 축구장 넓이의 40배 수준인 26만㎡에 달하는 센 리브고슈 지역 철로 위를 인공 지반으로 덮어 땅을 조성하고 이를 민간 기업에 팔았다.

박 시장은 용산을 제대로 개발하려면 잔류하는 한미연합사령부 시설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사관 숙소, 드래곤힐 호텔은 나갔으면 좋겠다”며 “더 장기적으로는 국방부도 용산에서 나가면 좋겠지만 그건 다음 세대에서 2단계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여의도

 

도봉구 창동에 SM타운이 들어설 수 있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강남 SM타운의 임차료가 비싸다며 공간을 배려해 준다면 ‘서울 아레나’가 생기는 창동 이전 생각을 전해왔다”며 “창동을 음악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3선) 재임 기간 상당한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 도시계획 전반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인적 구성도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도계위 위원은 주로 명예직으로 (위원회 개최 시) 회의만 하고 간다”며 “상임위원을 늘려 도계위 전문성을 강화하겠다. 혁명적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계위는 행정2부시장 등 4명의 서울시 공무원, 구청장 1명, 시의원 5명 등 상임위원 10명과 건축학과 교수 등 비상임 외부 민간위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개발 계획에 대해 전문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여의도는 강남과 강북을 잇는 중요한 위치지만 현재 ‘한강 속의 섬’과 같은 기능에 머물러 있다”며 “여의도를 입체적으로 발전시키면 강남북을 잇는 거점을 넘어 남북관계에서 사람과 물자를 수용할 수 있는 중심지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여의도 등을 복합도시로 탈바꿈시켜 생명력을 불어넣으면 서울시 전체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투기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이란 접근보다는 ‘도시 재활프로젝트’란 용어와 개념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임선영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ㅡㅡㅡㅡ

 

여의도 재건축 단지 `비상`…정비계획 수정 불가피

 

최초입력 2018.07.11

 

9월 마스터플랜에 맞춰야 도계위 심사 통과 가능해져

"오세훈때 이미 실패한 방식"…주민들은 통합개발에 반신반의

기부채납 비율에 성사 갈릴듯

기대감에 외부인 문의는 급증…"가계약금 먼저 걸겠다" 의뢰도

 

■ 박원순 '여의도 통째 개발' 후폭풍

 

기사의 1번째 이미지이미지 확대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승환 기자]

그동안 재건축 사업을 준비해왔던 서울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기존 정비계획안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도시급 재개발'이라고 언급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오는 9월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여의도 12개 단지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맞게 정비계획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에 발표 전이긴 하지만 여의도 마스터플랜 내용에 부합하기만 한다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등 정상적인 재건축 사업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의 경우 현재 12개 재건축 단지 중 서울시 도계위를 통과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지난달 여의도 공작·시범아파트가 서울시 도계위에 상정됐지만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전이어서 도계위 심의 자체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주민들은 여의도 통합 개발과 관련한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여의도 수정아파트 주민 A씨는 "일부 소유주는 '박원순 시장이 변했다'며 여의도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부채납을 받아 공원을 늘리고 업무·주거 복합타운을 짓겠다는 박 시장 구상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9년에 추진했던 한강 르네상스와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당시에도 오 전 시장은 용산과 여의도를 동시에 개발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여의도 일대에 40% 수준의 기부채납 비율을 요구해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결실을 보지 못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이미지 확대

여의도 3종주거지역 내 재건축 단지 관계자는 "이번에도 기부채납 비율을 40%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이 같은 조건이라면 주민들이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채납을 늘리는 대신 용도 변경 또는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의도 주민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종상향을 하더라도 비주거시설 의무 비율과 높은 기부채납 비율을 적용하면 주거시설 물량이 줄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작아파트 소유주 B씨는 "여의도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300% 이상으로 올리려면 법적 용도를 일반상업지역 등으로 변경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단지별로 연면적의 30%를 오피스 등 비주거시설로 채워야 한다"며 "안 그래도 여의도 오피스 건물 공실률이 10%를 넘는 현 상황에서 오피스 건물을 추가로 짓는 것은 지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의도 주민들 우려와 달리 외부인의 여의도 아파트 매수 문의는 박 시장의 발언 이후 대폭 증가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평소 하루 5건 정도 전화가 걸려왔다면 어제부터는 하루 15건 정도로 늘었다"고 전했다. 수정아파트 옆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문의가 2~3배 늘어났고 가계약금부터 바로 보내겠다고 하는 매수 희망자도 등장했다"면서 "그럼에도 집을 내놨던 소유주들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김강래 기자]

ㅡㅡㅡ

 

여의도 MBC 49층 복합개발 속도

최초입력 2018.07.11 17

 

이달 초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신영 주도 컨소시엄 개발 추진

`신도시급 재개발` 에 탄력 받을듯

 

기사의 1번째 이미지이미지 확대

서울시가 여의도를 서울을 대표할 초고층 수변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기존 복합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의도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MBC 옛 사옥 용지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용지 매매계약 한 달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의 어중간한 업무지역에서 탈피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표처럼 글로벌 국제금융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 사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31 여의도 MBC 옛 사옥 용지에 추진되고 있는 49층 초고층 복합건물 개발사업이 지난 3일 열린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올해 하반기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면 건축허가 신청이 가능하게 된다.

 

개발사업자인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피에프브이(PFV)는 지난달 7일 MBC 측과 6010억원에 용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신영·NH투자증권·GS건설로 구성된 신영 컨소시엄이 여의도 MBC 용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다.

 

신영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2년 하반기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MBC 용지 복합개발사업은 대지면적 1만7795㎡에 달하는 용지에 주상복합·오피스·오피스텔 등을 짓는 1조2000억원 규모 프로젝트다. 신영 컨소시엄은 지하 6층~지상 49층(최고 높이 168m)의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총 4개동을 주거 40%, 오피스텔 30%, 업무 및 상업시설 30% 비율로 개발할 예정이다. 용적률은 959%, 연면적은 24만5555㎡ 규모다. 오피스 3개동과 콘래드호텔 등 4개 건물로 구성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연면적(50만5236㎡)의 절반 규모로 상당히 크다.

 

외국계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서울 3대 업무지구 가운데 현재 여의도 공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인 건 맞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늘어난 공급을 어떤 수요로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