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0
글로벌 수변도시 청사진 공개…개성적 건물엔 인센티브 제공, 주거→상업지역 종상향 유도
서울역~용산역 철로 지하화…상부엔 MICE시설·쇼핑단지
市도시계획위 상임위원 확대…朴"전문성 제고 혁명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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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여의도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처럼 아름다운 수변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현재 아파트와 오피스만 가득한 여의도를 문화·관광·숙박 시설까지 더해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한 주거·문화 복합도시로 재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도심 내 특색 있는 건물엔 용적률을 비롯해 높이 규제까지 완화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직접 밝혔다. 그간 35층 높이 규제와 함께 서울 도심 내 개발 억제 중심 도시정책을 고수해 왔던 박 시장이 '3기'를 맞아 과감한 개발을 시도하는 대변신을 꾀할지에 눈길이 쏠린다.
박 시장은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방문한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여의도와 용산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서울시는 다음달 '여의도 마스터플랜(통합개발계획)', 9월 이후 '용산 마스터플랜'을 연달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우선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관련해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 높이는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수립은 연초부터 흘러나왔지만 박 시장이 직접 통합 재개발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률적인 35층 층고 규제에 대해서도 도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외조항을 두겠다는 의지 표현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여의도는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서 강남·광화문과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곳이다. 상업지구는 최고 5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개발이 가능하다.
박 시장은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재건축은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정합성을 맞출 것"이라며 "여의도 전체를 새로운 업무와 주택지로 바꿔 활력을 불어넣겠다. 신도시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통해 현재 상업 용도 지역뿐만 아니라 일반3종주거 용도로 분류된 지역도 준주거나 상업 용도로 종상향을 유도하고 대신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서울시 건물은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하다"며 "조례를 바꿔 친환경 건물, 아름다운 건물에는 일반 용적률, 높이 등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마리나베이샌즈의 호텔과 공연시설 등 특색 있는 건축물이 도시를 상징하는 주요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물론 종상향이 이뤄지면 이에 상응해 전체 용지의 약 30~40%에 달하는 기부채납이 요구될 수 있다. 앞서 2011년 초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여의도 통합개발이 추진될 당시 시가 최대 40%의 기부채납을 요구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시범·대교·한양·광장 등 현재 여의도 일반3종주거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 주민들은 시의 통합개발 구상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지방선거 운동 과정에서 밝혔던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 지하화' 계획도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구간에 MICE 단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올 것"이라며 "철로 상부 공간을 덮고 대학 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게 한 프랑스 파리의 '센 리브고슈' 프로젝트와 유사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시 동쪽에 있는 센 리브고슈 지역은 용산과 비슷한 철도 교통의 중심지다. 지상 철로로 인해 양쪽 지역이 단절됐고 오랫동안 통합 개발이 방치됨에 따라 주변 지역이 슬럼화됐다. 파리시는 1990년대부터 축구장 넓이의 40배 수준인 26만㎡에 달하는 센 리브고슈 지역 철로 위를 인공지반으로 덮어 땅을 조성하고 이를 민간기업에 팔았다. 해당 용지에 수많은 기업과 파리7대학, 종합병원 등이 들어서면서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났다.
박 시장은 용산 개발과 관련해 "(용산참사가 있었던) 용산 4구역에는 광장이 크게 만들어지고 국립박물관까지 50m 폭의 보행 전용 산책로가 생긴다"며 "광화문광장 못지않은 새로운 광장이 서울에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봉구 창동 개발에 대해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강남 SM타운의 임차료가 비싸다며 공간을 배려해준다면 '서울 아레나'가 생기는 창동 이전 생각을 전해왔다"며 "창동을 음악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3선) 재임 기간 상당한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 도시계획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완전히 바꿔놓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현재 도계위 위원들은 주로 명예직으로 (위원회 개최 시) 와서 회의만 하고 간다"며 "상임위원을 늘려 도계위의 전문성을 훨씬 강화하겠다. 혁명적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도계위는 행정2부시장을 비롯한 4명의 서울시 공무원, 구청장 1명, 시의원 5명 등 상임위원 10명과 건축학과 교수 등 비상임 외부 민간위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도계위 상임위원 확대와 관련해 건축업계 평가는 엇갈린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상임위원들이 자칫 시의 입김에 휘둘릴 경우 오히려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재원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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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2조원대 개발 승부수
최초입력 2016.07.24
동남·동북·서남·서북 4대권역 프로젝트 박차
잠실·창동·마곡·상암 지역발전본부 통합관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2조원대 개발 승부수를 띄운다. 서울시장 민선6기 전반부에 '보존'과 '도시재생'의 밑그림을 그리며 워밍업을 해왔던 박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발' 무대에 등판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발전본부'를 신설하고 동남(삼성·잠실), 동북(창동·상계), 서북(상암·수색), 서남(마곡)으로 흩어져 있던 서울시 4개 권역별 중점 개발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서북권을 제외한 3개 권역의 5년간 예산만 2조원이 넘는다. 서울시는 지역발전본부 출범과 함께 상암·수색역세권 개발로 대표되는 서북권 5개년 종합발전 예산안을 새로 수립해 올 하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20만7000㎡에 달하는 상암·수색역세권 개발은 경의선 수색역과 지하철6호선·경의선·공항철도가 지나는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역, 차량기지 이전구역 등 철도 용지에 복합단지를 개발함으로써 단절된 상암과 수색지역을 하나로 묶어 디지털미디어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상암 DMC 개발만 이뤄지고 인근 수색동 일대는 다소 낙후된 상황이다. 상암·수색 역세권 사업은 코레일이 2007년부터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토지주들 간 갈등으로 속도를 못 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집중 개발 방안을 계획했지만 이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만간 상암 DMC역 일대에 지정된 개발선도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 구상과 획지별 건축 계획 등을 세우기 위해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남권의 핵심은 마곡지구다. 2~3년 전만 해도 산업시설 용지와 아파트 미분양으로 찬바람이 쌩쌩 불었지만 지금은 개발 열기가 뜨겁다. 마곡은 조만간 지구 내 중심에 위치한 특별계획구역 개발 방안이 마련된다. 시는 전시·컨벤션(마이스)시설과 특급호텔, 쇼핑몰 등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김포공항 때문에 건축물 높이가 58m로 제한돼 있는데 이번에 고도제한이 완화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로선 대략 10~13층 정도 지을 수 있는데 올해부터 개정된 항공법에 따라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항공기의 비행 안전 등을 해치지 않을 경우 건물 높이를 올릴 수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90~100m 정도 건물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곡에는 현재 LG, 코오롱, 이랜드, 에쓰오일 등 총 96개 기업 유치가 이뤄졌으며 이 중 11개 기업이 올해 건물을 준공하고, 나머지 기업은 내년 건물 공사를 마무리해 입주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전체 산업시설 용지의 61.9%를 분양 완료한 만큼 이제는 양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R&D 산업단지로서 마곡의 기능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는 땅을 매입하고 연구소를 직접 지어야 하는 마곡 여건상 자본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공지원시설'을 늘리고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 균형 있는 산업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토지 처분에 나선 6만여 ㎡ 크기 '금싸라기 땅'도 매각될 예정이다.
동북권에서는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 97만㎡를 개발하는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프로젝트가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다. 창동·상계 일대는 그동안 개발 사업이 거의 없었던 탓에 서울 지역에서도 존재감이 약했지만 서울시는 지하철4호선 창동역과 노원역 사이 시유지 등을 활용해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2025년까지 새로운 문화예술·지식형 R&D특화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지난 4월 창동역 인근 환승주차장 용지를 활용해 컨테이너 61개를 쌓아 올린 '플랫폼 창동 61'은 첫 성과물이다. 이어 시는 민자를 유치해 국내 최초 아레나급 복합문화시설 '서울 아레나'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을 이전시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를 짓고, KTX·GTX 노선이 연장(수서~의정부)되는 만큼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유지가 있어 개발 성패를 좌우하는 용지 문제에서 부담을 덜었지만 '서울의 변두리'라는 입지 여건상 민자를 끌어들이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개 권역 중 규모와 추진동력이 가장 큰 사업이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비롯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옛 서울의료원,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등 블록버스터급 개발사업이 즐비하다. GBC는 사실상 현대차 사업이어서 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시가 특히 애착을 보이는 곳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다. 2025년까지 이 일대(41만4205㎡)를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문화여가공간이 어우러진 글로벌 전시·컨벤션산업(MICE) 거점으로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상반기 완성한 대략적인 마스터플랜과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인 '기본계획' 등을 짜 민간사업자 공모 등의 행정절차를 밟는다.
전문가들은 한강과 탄천변 50만㎡ 일대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관련해 한강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다른 해외도시에는 없는 서울만의 랜드마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화려한 돛을 단 요트와 각양각색의 수상보트 등이 수놓은 한강과 탄천변의 마리나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는 탄천 나들목 일부만 폐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국제교류지구 완공 예정시점인 2021년엔 자율주행차와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이 활성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매각이 연거푸 무산된 옛 서울의료원 용지도 두 개로 쪼갠 만큼 이번에 주인을 찾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천석현 지역발전본부장은 "권역별로 차별화한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본부명에서 '균형'을 뺐다"며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미래 성장 중심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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