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2
국내에서 1, 2위 연기금의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이지스자산운용이 이 펀드 운용을 준비 중인 가운데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지스운용 측은 각각의 연기금으로부터 투자 받은 블라인드 펀드를 통합해 운용할 계획으로 국민연금과 우본 사이에 입장차가 발생한 탓이다.
10일 투자은행업계(IB)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최근 잇따라 유치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의 밸류 애드(Value-add)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하나의 펀드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국민연금에서 받은 2000억원의 자금과 우본에서 받은 750억원의 자금을 합해 국민연금의 밸류 애드 펀드 최소 결성금액인 3000억원 이상으로 맞춰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각각의 연기금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통합해 운영하면 연기금 출자액 외 최소 결성액을 서로 교환하면 된다. 이에 이지스 입장에선 운용사 최소출자 비율도 맞출 뿐더러, 별도로 추가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 국민연금 기준인 250억원의 자금만 추가로 투자 받으면 된다.
이 같은 운용 계획을 두고 국민연금은 내부적으로 반대 의사를, 우본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통합 운용에 반대하는 배경은 국내 2위 연기금인 우본과 사실상 펀드를 공유하는 형태가 부담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연기금이 연간 투자수익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같은 운용사, 특히 운용사 사내 동일한 본부가 선정된 것이 신경 쓰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중소형 공제회라면 통합운용에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준정부기관인 국민연금은 정부기관인 우본과 하나의 펀드를 통합 운용하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지스운용은 우본에 블라인드 펀드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와 통합 운용할 계획을 이미 알렸고, 우본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밸류 애드형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할 때 한 바구니에 담아 운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지스는 우본에 제안서를 넣을 때 이미 이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실제 이지스운용은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 주 운용사에 지난달 1일 선정됐으며, 이어 지난달 11일에 우본의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에 선정됐다.
이와 관련 우본 관계자는 “우체국 금융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이지스운용이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블라인드 펀드가 우리 단독으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앵커 자금 외 추가 투자자금이 필요한 만큼, 운용 형태보다 수익률 등 어떻게 잘 운용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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