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1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투자비중 10.7%로 허용치마저 하향이탈…CIO부재에 전주 근무로 타격 알짜수익원 흔들]
국민연금의 알짜 수익원인 대체투자가 '개점휴업'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운용을 총괄하는 기금운용본부장의 장기 공석 사태가 대체투자 부진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급기야 국민연금은 올해 계획했던 대체투자 목표치 달성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향후 기금운용에 적지 않은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대체투자(인프라·부동산·헤지펀드·사모투자) 금액은 국내(22조4146억원)와 해외(45조3831억원)를 합쳐 총 67조7977억원이다. 지난해 말(66조8173억원)과 비교하면 9804억원 늘었다. 하지만 전체 기금(금융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0.8%에서 올 4월 말 10.7%로 소폭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연말 목표 비중인 12.5%를 크게 밑돌고 있다.
주식·채권·대체투자 분야 중 연말 목표치를 미달하고 있는 건 대체투자가 유일하다. 더구나 대체투자는 목표비중의 이탈 허용범위마저 벗어난 상태다. 목표 비중 달성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각 자산별 시가변동을 반영해 만든 기준비중(SAA 비중) 13.2%와 비교하면 4월 말 대체투자 비중은 2.5%포인트 밑돌고 있다. 더구나 허용치(-2.2%포인트)를 0.3포인트 하향 이탈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하향 이탈폭은 5월 말 0.47%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대체투자 부진이 해소되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대체투자 집행 부진이 누적된데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워 허용범위 이탈을 해소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혀 연말 자산배분 달성의 실패를 사실상 시인했다.
대체투자는 전형적인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적 성과를 달성하는데 핵심 운용 수단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최근 3년간(2015~2017년) 대체투자 수익률은 8.50%로 같은 기간 기금 전체 수익률(5.61%)를 웃돌았다.
국민연금은 내년 대체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8조6361억원 늘린 92조6361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중기 계획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채널터널을 잇는 유로스타의 영국 내 선로 운영권 인수에 4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으나 최근 6개월간 대체투자 순집행액은 491억원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과거 국민연금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큰 수익을 올리던 것과 대조된다. 실제 국민연금은 2010년 영국 개트윅공항에 지분 1800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500%를 웃도는 수익을 거두고 있고 2010년 미국 텍사스와 뉴저지를 연결하는 송유관인 콜로니얼파이프라인 지분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1년간 지속된 기금운용본부장 공백 사태와 본사를 전주로 이전한 후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체투자는 건당 투자 규모가 커 CIO(최고운용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의 신속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 필수적이다.
전직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대체투자에서 큰 수익을 내려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고급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시장의 정보가 모이는 금융 중심지로부터 멀어진 탓에 최고급 투자처를 발굴할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질적으로도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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