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4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자산운용업계 내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주로 이런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CEO와 CIO를 겸직하고 있다.
존 리 대표는 미국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지난 2014년 메리츠운용에 합류할 때부터 CIO와 겸직체제를 유지해왔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도 CEO와 CIO 일원화를 하고 있는 사례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박정환, 신진호 두 공동대표가 경영하고 있다. 두 대표는 경영을 맡으면서 박 대표는 채권 CIO를, 신 대표는 주식 CIO를 각각 겸직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 허남권 CIO가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겸직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도 올 초부터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CIO와 CEO를 모두 맡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조직 유연성 제고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겸직체제를 통해 운용과 마케팅, 경영 관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며 "의사결정 과정도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 대표는 "해외에서는 CEO와 CIO가 겸직하는 사례가 일반적인 편이다. 특히 작은 자산운용사일수록 비슷한 일을 하는 직원을 두 명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 등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적당한 CIO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IO를 맡을 만큼 운용실력이 좋은 이들은 독립 헤지펀드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공모펀드가 침체하고,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전체적인 운용 방향을 설정할 적임자가 품귀를 보인다는 것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CIO를 맡을 만한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 헤지펀드를 차려 독립하는 경우도 많아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이어 "고유계정이 큰 곳은 겸직체제를 가져갈 경우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회사마다 전략에 따라 적절한 체제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yj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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