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9 19
◆ 페북·트위터 쇼크 ◆
"마이스페이스의 유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뒤덮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대표적 소셜미디어로 인식됐다. 그러다 2005년 미국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5억8000만달러(약 6487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10년 전인 2008년 페이스북에 선두를 뺏기자 바로 추락해 지금은 존재조차 찾을 수 없는 서비스로 전락했다.
세계 소셜미디어를 양분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가 하루 만에 약 20%씩 폭락하자 미 주요 언론에서는 마이스페이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서비스의 근간(펀더멘털)이 흔들리는 변화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식이 폭락한 이유는 양사가 사업(실적 부진)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페이스북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무려 42%나 증가한 13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31% 늘어난 51억달러를 기록했다. 트위터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7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트위터는 심지어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와 가짜 계정 사태, 러시아의 대선 개입 국정조사 등 회사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를 견디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는 지속 상승했을 정도로 튼튼해 보였다. 투자자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일정한 부침을 겪더라도 수많은 사용자가 끊임없이 모바일 디바이스(기기)를 들여다보며 광고를 볼 것이기 때문에 수익에 걱정이 없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현재 실적보다 내일에 주목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줄어드는 것을 치명적이라고 봤다.
'내일'이 불투명하다는 신호가 감지되자 투자자들은 공포심을 느끼며 '블랙먼데이'를 연상케 하듯 투매 현상을 보였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성장 둔화를 고백하자 주가가 18.96% 급락했고, 트위터는 지난 분기 대비 가입자가 100만명 이탈했다고 밝히자 주가가 20.54%나 폭락했다. 월가에서는 실리콘밸리 인터넷 기업들에 대해 당장의 '매출'을 따지기보다 앞으로 만들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페이스북·트위터·스냅챗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가와 시가총액이 높은 이유는 이용자 성장에 따른 광고 판매나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이미지 확대
인터넷(플랫폼) 기업의 핵심 성장 이론인 '네트워크 효과'(더 많은 이용자를 유입할수록 수익과 성장이 높아진다)가 무너지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용자가 페이스북을 자주 확인하지 않아 이용시간이 줄면 광고 회사는 뉴스피드에 광고를 판매할 기회가 줄어들고 결국 사업이 무너질 수도 있게 된다. 네트워크 효과는 성장을 멈추면 곧 위험에 빠지거나 한순간 붕괴하게 되는데 2분기 실적 발표가 그런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되며 주가가 붕괴했다.
구글과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는 다르다.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그리고 오프라인 사업(디지털 기기·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위기를 분산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이용자 성장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소셜미디어 회사의 위험성을 나타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주가 폭락이 소셜미디어 기업의 일시적인 '성장통'인지 사업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인지는 오는 3분기 실적이 판가름할 전망이다.
대니얼 이브스 GBH인사이츠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이제 어느 정도까지는 그들의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며 "광고로 돈을 긁어모으던 관행에서 벗어나 유럽의 더 강력한 규제에 집중해야 하고 보안과 데이터 수집 관행의 변화에 적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소셜미디어 고공주에서 발 빼고 있다'는 기사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사업 모델이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 광고를 보여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기 위해 자극적이고 사람들 입에 더 많이 회자하는 이슈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사용자들을 위해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앞으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분석] 페북·트위터 쇼크…닷컴버블 데자뷔?
.
'코로나사태2020.2~ > 메가트래드(O2O.신사업.스타트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24시간·세계 72시간내 배달”…세계 넘보는 ‘대륙 굴기’세계 전자무역 플랫폼’(eWTP)프로젝트.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0) | 2018.08.19 |
---|---|
30초 안에 돈 보낸다… 간편송금서도 IT기업 '돌풍' 막 오른 '페이 전쟁' 공인인증서 등 불필요 비바리퍼블리카 '토스' (0) | 2018.08.17 |
성분 꼼꼼히 확인 `체크슈머` 확산.젊은중년 `영포티` 고객도 증가. (0) | 2018.07.24 |
물건도 ‘클라우드 서비스’하는 시대…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신시장 열린다.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물품 보관 서비스 일본‘미니쿠라’ (0) | 2018.07.20 |
버퍼링 없다…유튜브 위협하는 `블록체인TV.시청자의 여유 트래픽 활용, 다른 사람들에게 영상 전송…대형서버 없이도 버벅임 無 (0) | 2018.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