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9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브렉시트 후 저평가, 금리도 낮아 투자매력 부각…단기 쏠림현상에 과당경쟁 우려도]
국민연금이 영국 런던에 위치한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오피스 빌딩 매입을 추진하는 등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의 영국 빌딩 쇼핑이 줄을 잇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끈 미국 오피스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매력이 떨어지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은 영국 부동산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기관투자자가 영국 오피스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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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오피스 가격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도시보다 저평가돼 있고 현지 대출금리도 낮아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영국 오피스 투자 수익률은 연 6% 중후반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투자 매력이 감소한 미국 부동산의 투자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지난 3월 3700억원을 투자해 런던 금융중심지인 '시티 오브 런던'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캐논브릿지하우스'를 매입한 것을 비롯, 올 들어 다수의 투자가 이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이 빌딩 인근에 있는 최고급 오피스 빌딩 '트웬티올드베일리'를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수했다. 해당 펀드에 미래에셋대우가 2250억원을 투자했다.
6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런던 금융가에 소재한 오피스 빌딩 '70마크 레인'을 3000억원에 인수했고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10일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영국 남부 버밍엄시 인근 쇼핑몰을 약 2600억원에 사들였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도 런던 대형 오피스 투자를 추진하며 모처럼 글로벌 대체투자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최근 미국계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런던 본부 빌딩 매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민연금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 등도 영국 오피스 투자를 물색 중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투자 담당자는 "미국은 금리 인상, 프랑스는 가격 거품이 있어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런던은 브렉시트 후 저평가된 상태고 대출금리도 낮아 투자 매력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기간 쏠림 현상에 따른 출혈경쟁을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 국민연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빌딩의 경우 국내 H증권사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사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우량한 기업이 장기 임차하는 빌딩은 국내 투자자들끼리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관투자자 중 보수적인 연기금이 직접 투자에 나선 점도 과열 징후란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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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윤 기자 byj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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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확실성 커져… 선진국 위주 분산투자를" 본문듣기 설정
기사입력2018.07.29
이미경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장
자산의 30% 현금으로 보유
시장 상황에 적절 대응 필요
경기 회복세 뚜렷한 미국
일부 유럽 국가에 주목하고
안정성 돋보이는 대출채권
달러 ELS 장기투자 유망
[ 윤희은 기자 ] “변동성이 큰 최근 장세에서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자금이탈 가능성이 커집니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원한다면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 위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미경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장(사진)은 지난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별적으로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이 이끌고 있는 서울 도곡동 도곡스타PB센터는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이 즐겨 찾는 VVIP 프라이빗뱅킹(PB)센터다.
이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아르헨티나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및 자금 이탈이 줄줄이 일어나 하반기 시장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미국 Fed가 최대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남은 기간엔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이 센터장은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전체 자산의 30%를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시장의 상승과 조정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채권에 투자하면서 투자기회를 관망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만기가 3개월인 단기채권은 전반적인 국제 시장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상승과 하락 주기가 짧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을 챙기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상품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 미국과 국내 시장을 꼽았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 등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추세인 데다 경기가 원활하게 흘러가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충분히 낮은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돼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내놨다.
추천할 만한 투자상품으로는 대출채권과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대출채권은 투자 수익률과 기간이 정해져 있고 부동산 담보 설정과 지급보증 등으로 다른 상품보다 안정적이면서 정기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상품”이라며 “달러 ELS는 지금 당장 환차익을 내기엔 어렵더라도 조금이라도 쌀 때 사서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두 상품은 고액·장기투자 자산가들이 특히 선호하는 투자상품이라고 이 센터장은 덧붙였다.
신흥국 시장 전망이 안갯속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분할투자처로서 일부 시장은 매력이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 센터장은 “동남아 등 신흥국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에 쉽게 노출돼 있는 구조여서 단기적인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길게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베트남 등 신흥국이라면 장기적 투자처로 활용할 만하다”고 전했다.
가을 무렵에는 브라질 채권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오는 10월 예정된 대선·총선 결과에 따라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센터장은 “헤알화 환율이 많이 떨어져 있고 브라질 채권은 기본적으로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세금에 예민한 자산가들에게 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