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서울 투기지역 집값이 평균보다 많이 올라… 규제 실효성 의문
2018.08.27
정부 집값급등 대책 발표
◆ 8·27 부동산 추가 대책 ◆ .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27일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최근 국지적 집값 불안이 발생한 서울의 종로·중구·동대문구·동작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투기지역은 서울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양천·강동·영등포·강서·노원구 등 11개 구만 지정된 상태다. 이번에 4곳이 추가돼 서울시내 투기지역은 15곳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또한 경기도 광명시, 하남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집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올해 청약경쟁률도 과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기과열지구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면 금지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낮아지고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을 신고해야 하는 등 19개 규제를 받는다. 투기지역은 여기에 더해 대출 관련 규제가 추가로 이뤄진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 등 수도권에 신규 택지 14개를 발굴해 24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동안 서울 집값 급등에 대해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다'며 수요 억제에 집중하던 정부의 집값 대책에 변화가 온 것으로 평가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각종 규제책에도 집값이 계속 뛰자 판교·동탄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집값 급등 대책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가수요를 잡으면서 동시에 실수요자들을 위해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내놓은 것이어서 '집값 잡기 양동작전'으로 평가된다. 돈줄을 죄기만 할 경우 내 집 마련 기회를 잃어버릴까 불안해하는 실수요자를 공급 확대로 달래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높은 전세가 비율로 대출규제가 큰 의미가 없어진 데다 모처럼 꺼낸 대규모 공급은 참여정부 때와 달리 대상 토지를 찾는 일이 만만치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세가 비율이 70~80%에 이르는 지역이 많아 LTV·DTI 규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기지역이 되레 '투기'를 부추기는 지역이라는 냉소까지 나온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률 10위권 내 8곳이 투기지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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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투기지역 집값이 평균보다 많이 올라… 규제 실효성 의문
2018-08-28 0
수도권 집값 왜 못잡을까
27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8·27부동산대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이후 수요 억제에 치중했던 정책 기조에서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하지만 지금 택지지구를 지정해 아파트가 완공되려면 최소 5년은 걸린다. 더구나 국토부는 언제, 어디에 택지를 조성할지를 밝히지 못했다. 수요 대책으로 내놓은 서울 4개구 투기지역 지정 등도 당장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많다.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 출구 막은 수요 억제로 인한 수급 불균형
6월까지만 해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련 업계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연초 급등했던 서울 강남 집값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 이미 시장에서는 이상 증후가 감지됐다. 양도소득세 강화, 임대주택 전환 유도 등으로 매물이 줄어들면서 간혹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 그에 맞춰 호가가 뛰는 불안한 장세가 펼쳐졌다. 여기에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의 규제도 앞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의 대책을 시장은 ‘매물 품귀’로 읽었고 더 늦기 전에 서울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m²(24평형)가 최근 24억5000만 원에 팔리면서 ‘3.3m²당 1억 원 시대’가 열렸다.
이번에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의 열린단지내공인중개사무소 정준일 대표(상도동)는 “주택담보대출이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면 투자가 어려워지니까 집주인들이 현재 갖고 있는 집이라도 계속 보유하려 해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했다.
② 투기 방지에 집중, 공급 대책 등한시
이날 국토부는 8·27대책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서울의 연평균 신규 주택 공급량은 7만2000채로 연평균 신규 주택 수요 5만5000채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노후주택, 정비사업에 따른 멸실 수요 등을 감안하면 서울 주택 수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순증 물량은 1만4491채로 최근 6년 사이 가장 많았던 2014년(3만5459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토부는 수도권 내 신규 택지를 30곳 추가해 2022년까지 총 44곳의 공공택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7월 신혼부부 주거지원 방안에서 이미 발표해 중복되는 걸 제외하면 14곳 24만2000채에 그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지방의 투자 수요까지 서울로 몰려오는 마당에 일부 실수요를 수도권으로 분산한다 해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③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정적 한 방’
서울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과 ‘강북 우선 투자’ 방침을 연달아 발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박 시장 재임 기간 동안 서울시는 한 번도 개발 중심 정책을 내놓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개발 계획은 서울시의 시정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신호를 줬다. 사람들의 기대가 커지면서 집 구매를 더 미루면 안 된다는 불안심리까지 자극했다”고 했다.
실제로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언급 직전인 7월 9일과 비교해 8월 2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1.11% 뛰었다. 김 실장은 “부동산은 투자심리에 민감한 시장인 만큼 정부와 서울시의 방향성이 일관된 신호를 주지 못하면서 시장 혼란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④ 유동성 관리 실패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불안한 요인 중 하나를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라고 본다.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 요구불예금,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등 시중 부동자금은 6월 말 기준 1116조7000억 원으로 1년 만에 75조 원가량 늘었다.
유동성 관리의 핵심 수단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8개월째 1.5%로 묶여 있다. 저금리를 활용해 이른바 주택 구입에 나서기가 여전히 쉬운 상황인 셈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서울의 개발계획이 발표돼 과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⑤ 약발 떨어진 보유세 개편안
보유세 인상 방안의 강도가 예상보다 약했던 것도 부동산 정책의 ‘오발탄’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내년부터 35만 명에게 연간 7400억 원을 추가 징수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지난달 확정했지만, 집값은 이후에도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세율 조정에 따른 부담 증가보다는 시세 상승에 따른 이익이 더 크다고 봐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단기적으로 주춤하더라도 가을철 이사 수요 등도 있어서 시장이 안정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가로 준비 중인 세제·금융 대책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주애진 jaj@donga.com·박재명·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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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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