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4
[Invest Chosun]
[PEF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종합-③>]
선택 폭 넓어져 매출·이익 극대화
효율적 구매·관리로 비용은 절감
[04월22일 11:3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사모펀드(PEF)의 기업가치 상승 전략의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전통적인 수단에 관련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이른바 '볼트온(Bolt-on)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볼트온 전략은 '매출 성장'이라는 기본 목표 하에 고객 세분화, 자체 사업 및 시장 점유 강화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PEF들이 기업을 인수한 후 내부 현금을 활용하거나 유상증자, 크레딧라인 확보를 통해 추가적인 M&A에 나서는 이유이다.
◇시장세분화·포트폴리오 확대
할리스에프앤비를 소유하고 있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2013년 300억원에 이어 2014년에도 70억원을 증자했다. 이 돈으로 할리스커피는 핸드드립커피숍 '할리스커피클럽'을 론칭해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터파크HM으로부터 디초콜릿커피사업부를 인수했다.
이로써 할리스에프앤비는 커피 브랜드를 저가(디초콜릿커피앤드), 중가(할리스커피), 고가(할리스커피클럽)로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디초콜릿커피앤드는 이디야(EDIYA)커피처럼 중소형 규모의 프랜차이즈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적인 브랜드란 평가다.
모건스탠리 PE의 놀부는 프랜차이즈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커피브랜드인 벨라빈스커피를 인수해 '레드머그커피'를 출범시켰고, 프리미엄 분식업체인 공수간도 인수했다. '놀부 옛날통닭'이라는 치킨사업도 준비 중이다. 놀부의 전략은 프랜차이즈 출점을 원하는 예비 점주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놀부는 최소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부터 최대 5억원 정도까지 다양한 프랜차이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12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을 기록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놀부와 할리스에프앤비의 다채널 전략은 소비자와 예비가맹점주의 선택의 폭을 넓혀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구매와 관리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직계열화 구축·연관 기업 적극 인수
3년 전 대한시멘트의 경영권을 가져온 한앤컴퍼니는 '수직계열화'구축에 나섰다. 쌍용양회 지분(10%), 유진기업 광양공장(현 한남시멘트)을 잇따라 인수했다. 포스화인 인수까지 끝내면 슬래그시멘트 수직계열화가 완료된다. 포스화인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제철 부산물(슬래그)을 조달해 슬래그시멘트의 원료인 슬래그파우더를 제조한다.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는 슬래그시멘트가 주력이다. 쌍용양회는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두 회사와 비슷한 규모의 슬래그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광양 산업단지 안에 몰려 있어 원활한 사업 공조가 가능하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통해서도 볼트온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우선 두 차례에 걸쳐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리고 동부팜가야를 인수해 과채주스시장 점유율 50%를 확보했다. 대영식품도 사들여 껌과 과자 제조분야로 사업 기반을 확장했다. 인수 당시 고가 매입이란 지적이 있었지만 한앤컴퍼니는 2013년 11억원의 순손실이 난 웅진식품을 지난해 57억원 순이익으로 돌려놨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1년 씨앤앰을 통해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을 인수해 45만명의 가입자를 추가 확보했으며 서울 강남 지역 내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자회사 CU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사 IHQ를 합병해 한류 콘텐츠와 플랫폼 사업을 결합했다. 프로그램공급자(PP)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간의 결합을 통해 매각 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여보려는 시도였다.
한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면서 "저평가돼 있는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 비용 절감폭을 키울 수 있고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상각전이익(EBITDA) 마진율 개선 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펀드운용사(GP)별 투자 포트폴리오 성과 및 분석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취재=투자금융팀 황은재·이재영·이서윤·위상호·한지웅·박상은 인베스트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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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딜레마’에 빠진 PEF…투자 늘려도 실적 개선은 첩첩산중
진상훈 기자 | 2016/04/28 06:00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외식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과거 햄버거와 치킨 등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에서 커피와 음료 등을 거쳐 최근에는 쇠고기 전문점과 순대국 체인을 인수하는 PEF도 나오고 있다.
국내 PEF들이 외식업종에 활발하게 투자한 것은 사업을 이해하기 쉽고 인수 자금의 규모도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외식업체를 인수했던 PEF 가운데 실제로 실적 개선에 성공해 높은 값에 재매각한 사례는 많지 않다. 상당수 PEF들이 국내 외식업계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일부 PEF는 인수했던 외식업체를 다시 매물로 내놨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한 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BHC 인수한 로하튼, 순댓국·쇠고기 전문점 사들이며 영토 확장
PEF인 로하튼이 인수한 ‘큰맘할매순대국’ 여수점 매장 전경/큰맘할매순대국 홈페이지
PEF인 로하튼이 인수한 ‘큰맘할매순대국’ 여수점 매장 전경/큰맘할매순대국 홈페이지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PEF인 로하튼은 최근 쇠고기 전문점 ‘그램그램’과 순댓국 프랜차이즈 ‘큰맘할매순대국’의 인수작업을 완료했다.
로하튼은 지난 2013년 제네시스BBQ로부터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를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쇠고기 전문점 ‘창고43’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숯불 양념 소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불소식당’도 사들였다. 로하튼은 이번 인수를 통해 치킨과 쇠고기 전문점, 순댓국 등을 취급하는 5개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거느리게 됐다.
로하튼 외에도 현재 국내 PEF 가운데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곳은 많다. 모건스탠리PE는 지난 2011년 부대찌개 체인점인 ‘놀부’를 인수해 지금까지 경영하고 있다. 2012년에는 보고펀드(현재 VIG파트너스)가 두산그룹으로부터 ‘버거킹’을 인수했고, IMM PE는 커피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에프앤비’의 경영권을 사들였다. 2014년에는 유니슨캐피탈이 버블티 브랜드인 ‘공차코리아’를, CVC캐피탈은 ‘KFC’를 각각 인수했다.
지난해 말 K3에쿼티파트너스가 카페베네의 경영권을 매입하고 지난달 18일에는 홍콩계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VIG파트너스로부터 2100억원에 버거킹을 인수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국내 PEF 업계에서 외식업에 대한 경영권 인수와 투자는 계속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실적 개선 어려움 겪는 PEF 많아
그러나 PEF가 인수했던 외식업 프랜차이즈 가운데 상당수는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억92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던 놀부는 지난해 11억8569만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1211억원에서 1196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3억5633만원에서 26억457만원으로 40% 넘게 줄었다.
놀부는 모건스탠리PE에 인수된 이후 지난 5년간 매장 수를 늘리고 부대찌개 외에 다양한 신메뉴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최근 실적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KFC를 운영하는 SRS코리아는 매출액이 2014년 1619억원에서 지난해 1747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억원에서 1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9억971만원에서 9억6682만원으로 80.3% 급감했다.
커피전문점인 할리스에프앤비 역시 매출액은 2014년 803억원에서 지난해 1085억원으로 35.2% 늘었고, 영업이익은 55억원에서 68억원으로 23%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9억원에서 46억원으로 7.4% 감소했다. PEF 인수 뒤 덩치를 키우는데 주력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해 결국 실속 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 차별화 성공 여부에 따라 희비 엇갈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외식업에 투자한 PEF 중 상당수가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차별화에 실패한 점을 꼽는다. PEF들은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뒤 매장 수를 늘리고 서비스와 메뉴 등을 개선하는데 나서고 있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외식업계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이기 위한 획기적인 차별점을 갖추는데는 대부분 PEF들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업과 음료 시장에서 최근 저가 제품을 앞세운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PEF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1500호점 오픈 기념식/이디야커피 홈페이지
외식업과 음료 시장에서 최근 저가 제품을 앞세운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PEF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1500호점 오픈 기념식/이디야커피 홈페이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황으로 외식업계에서 저가(低價)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PEF의 외식업 경영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치킨 업종의 경우 싼 값에 닭고기와 햄버거 등을 파는 맘스터치가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면서 PEF가 운영하는 KFC와 BHC치킨 등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커피도 할리스를 비롯한 고가의 제품을 파는 프랜차이즈가 고전하는 사이 이디야커피 등 저가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빠르게 성정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공차코리아를 운영한 뒤 2014년 유니슨캐피탈에 지분을 매각해 높은 수익을 거뒀던 김여진 바운스트램펄린파크 대표는 “메뉴의 종류를 늘리거나 매장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개선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확실한 아이템을 갖추거나, 소비자의 시선을 끌 만한 차별화 된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이미 ‘레드오션’ 상황에 놓은 국내 외식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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