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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 ‘정조준’한 한국 은행들. 미얀마에도 한국주요은행 6개사 총 점포 수 13개진출(신한-상업은행.농협등 5개 마이크로파이낸스).

Bonjour Kwon 2018. 9. 6. 14:14

 

커버스토리 제 1188호 (2018년 09월 05일)

[커버스토리 : 동남아 금융벨트를 가다, 은행들의 신남방 전략]

-높은 경제성장률·부족한 금융 인프라 등 새 성장 무대로 딱 맞는 ‘신남방’ 지역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국내 영업망 강화, 국내시장에서의 차별화도 더 이상 해답은 아니다. 전통적 핵심 수익원인 예대마진은 갈수록 줄어든다. 은행업도 계속 내수산업에 머물러선 더 이상 미래가 없다.

 

해외시장 개척이 은행권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최근 동남아시아가 주목받고 있다. 6억3000만 명의 거대한 인구와 연평균 5%가 넘는 성장률을 자랑하는 동남아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한경비즈니스가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직접 날아가 국내 6개 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의 신남방 전략을 현지 취재했다. ‘새로운 금융 금맥, 동남아 금융 벨트’의 현주소를 6회에 걸쳐 소개한다.

 

 

◆범아시아 지역 '리딩 뱅크' 부상 기회

 

은행들이 동남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저성장과 금융시장의 포화 현상 등으로 갈수록 먹거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시장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동남아 시장에서 제2의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국내 은행들은 풍부한 자금력과 대외 신인도를 바탕으로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며 범아시아 지역 은행의 ‘리딩 뱅크’로 부상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신남방(아세안+인도)정책’까지 더해지며 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국내 12개 주요 은행의 해외 점포는 총 39개국에 185개가 진출해 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북미나 유럽 등 주요 금융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출했지만 2011년을 전후로 아시아 신흥국에 해외 점포를 더 많이 개설했다. 185개의 해외 점포 중 아시아 지역이 129개로 전체의 69.7%를 차지한다. 유럽은 11.9%(22개), 북미는 11.4%(21개)다.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곳이 있다. 한국의 제2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인 ‘아세안’이다.

아세안 공동체 10개국 중 국내 은행의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곳은 단연 베트남이다.

 

국내 12개 은행의 해외 점포만 총 19개로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IBK기업·NH농협은행 등 6대 주요 은행 모두가 현지법인이나 지점·사무소 형태로 하노이와 호찌민에 둥지를 틀었다.

 

이 중 1993년 한국 은행 최초로 호찌민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한 신한은행은 2017년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며 명실 공히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순이익 기준) 1위로 올라섰다. 호찌민을 비롯해 남부에만 18개, 북부에 12개 지점을 여는 등 총 30개의 점포망으로 베트남 전역에 뻗친 압도적인 채널망이 강점이다.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에도 주요 은행 6개사 모두가 뿌리를 내렸다. 한국계 은행의 총 점포 수만 13개다. 과거 군사정권이었던 미얀마는 정부가 민간으로 이양된 이후 정세가 안정되면서 국내 은행의 진출이 급증했다.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상업은행으로 진출했고 이를 제외한 5개 주요 은행은 소액 대출 회사(MFI) 형태로 진출했다. 특히 2016년 12월 문을 연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NH농협은행의 최초의 해외 자회사로, 농협만의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미얀마 농업금융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한국계 은행의 격전지다. 인도네시아 금융 당국이 외국 은행의 자국 은행 M&A 규제를 완화하면서 2016년부터 은행을 중심으로 진출이 확대됐다.

 

현재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3개사가 현지법인을 개소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KEB하나은행은 2018년 7월 현지 금융 전문지 인베스터가 뽑은 ‘2018년 최우수 은행’ 1위에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캄보디아는 최근 국내 은행의 진출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지난해 말까지 12개 은행 중 5개 은행이 6개소를 냈지만 올 들어서만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잇따라 현지법인을 인수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2014년 현지법인 인수로 첫 진출에 나선 뒤 올해 둘째 M&A에 나설 만큼 캄보디아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젊은’ 아세안, NIM 비율도 군침

 

은행들이 동남아 지역을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이유는 아세안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아세안 공동체의 인구수는 약 6억3000만 명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은 세계 3위다.

 

국내총생산(GDP)은 약 2조5000억 달러로 미국과 중국 등 G2와 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이어 7위권 규모(EU와 같은 지역공동체 제외)다.

 

아세안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약 5%로 앞으로도 지속 상승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7년 기준 3.1%란 점에 비교하면 거의 배에 달할 만큼 신흥국으로서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

 

한국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이 ‘고령화’돼 가고 있는 반면 아세안의 시장은 ‘젊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아세안 인구의 60%가 35세 이하인 젊은 시장으로, 중산층 인구가 2020년 4억 명으로 예상돼 10년 새 2배나 증가하는 등 내수 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저임금, 풍부한 천연자원, 후발 신흥국으로서의 개혁·개방까지 합쳐지면서 아세안 공동체는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의 텃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에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둘째 교역 상대이자 제2의 해외투자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아세안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세안과 인도를 묶어 한국의 핵심 경제 파트너로 삼고 ‘신남방(아세안+인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관계를 주변 4개국(미국·중국·러시아·일본) 수준으로 발전시키자는 전략 정책이다.

 

정책적 분야에는 교통·통신·방위 사업을 비롯해 ‘금융’이 묶여 있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서 한·아세안 간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한·중 교역량인 2000억 달러 규모로 늘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아세안 시장의 금융 환경도 국내 은행들의 동남아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대부분 은행업이 성숙하지 않아 상업은행이 아닌 MFI가 서민금융을 장악하고 있다.

 

또 은행 이용자 수도 많지 않다. 예컨대 캄보디아는 국민의 은행 이용률이 22%에 달할 만큼 낮다. 그 대신 모바일 침투율이 96%로 국내 은행이 비대면 시장에서 승부수를 걸어볼 만하다.

 

◆중·장기적 시각으로 ‘신뢰’ 확보해야

 

높은 기대 수익률 역시 국내 은행의 군침을 흘리게 하는 요소다. 동남아 시장은 시장의 순이자마진(NIM)이 국내보다 2배 이상 높다. 싱가포르계 글로벌 은행인 DBS뱅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NIM 추정치는 무려 6.90%다.

 

잠재력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것도 많다. 은행들이 진출을 희망하는 아시아 신흥국 상당수는 외국계 자본에 대한 지분 보유 한도 규제로 현지 은행의 M&A를 통한 점포망 확대가 불가능하다.

 

특히 태국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태국은 동남아 중심에 자리한 아세안의 전략적 요충지로 외국인 투자 비율이 높지만 국내 6대 주요 은행의 점포는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

 

태국 금융 당국의 높은 규제 문턱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국내 은행에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구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국내 은행이 태국에 잇달아 지점을 설치했다가 외환위기가 터지자 2000년 전후로 모두 철수하면서 아직까지 신규 인가를 받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해외 진출은 해외 감독 당국과 해외 고객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일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장기적 시각으로 면허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당경쟁도 문제다. 국내 금융시장의 포화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1개 국가에 다수의 은행이 진출하면서 오히려 수익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은행들의 국가별 분산 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한정된 자본과 단일국가 진입을 위한 높은 고정비용을 고려할 때 해외 영업은 1~2개의 국가를 선택해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일찌감치 현지 정부 관료, 경제계 인사와 접촉해 원조 지원을 약속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일본계 은행의 진출에 일조하고 있다.

 

예컨대 미얀마는 불확실하고 불명확한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금융 라이선스 허가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일본계 은행은 정부 지원으로 우호적인 은행 이미지를 확보한 덕분에 다른 국가들보다 쉽게 문턱을 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초기 진입 시 주요 국가별로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를 통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oof34@hankyung.com

 

[커버스토리 : 동남아 금융벨트를 가다 '은행들의 신남방 전략' 기사 인덱스]

-동남아 시장 '정조준'한 한국 은행들

-우리은행, 캄보디아 전역 126개 점포망 구축…소액 대출 시장 강자로

-김창연 WB파이낸스 부법인장 "인수 후 100% 고용 승계…'캄보디아에서 성장 원한다' 설명했죠"

-'동남아는 내 텃밭' 각축 벌이는 글로벌 은행들

-동남아 금융 진출, 해법은 '현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8호(2018.09.03 ~ 2018.09.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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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금융 진출, 해법은 ‘현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커버스토리 제 1188호 (2018년 09월 05일)

 

[커버스토리 = 은행들의 신남방 전략]

-현지 은행과의 적극적 제휴 필요…‘한국 금융’에 대한 신뢰 쌓아야

 

 

 

[한경비즈니스=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행법학회 연구이사)]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아세안 지역의 교류와 투자를 확대하는 ‘신남방정책’이 선언된 이후 금융 분야에서도 상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들이 고안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이 활발하고 금융 감독 기관 간에도 금융 협력 파트너십 구축이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이 요구된다. 다만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과 같은 특정 국가에 몰려 진출하는 경향이 있어 경쟁 심화와 최근 신흥국 변동성 확대로 리스크 증대 가능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 기회 요소들이 아직 많기 때문에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소비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인구수도 늘어나고 있어 소비 시장은 물론 경제성장에 필요한 노동력의 공급 또한 풍부하다. 이는 향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시장도 점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초기 성장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이에 발맞춰 사업 기회와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확실·불명확’ 제도가 가장 큰 위협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자본시장의 발전 수준이 높지 않고 은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무엇보다 신용 관리 시스템이 구비돼 있지 않은 점에서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발휘될 여지가 있다.

 

또한 국내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데에도 은행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 영업점을 둔 은행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수요가 큰 자금 조달과 외환 리스크 관리 등 금융 측면에서의 지원 외에도 현지에서 판매처 확보나 현지 인재의 확보·육성·관리 등 비금융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업무 제휴를 하거나 해외 자회사나 유관 업무 기관들과 다양하게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양상이었다면 향후 중소기업들과 핀테크 기업들도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수익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3월 말 기준으로 전체 해외 점포 중 은행이 전체의 43%(186개), 금융 투자사 37%(116개), 보험사 19%(84개), 여신전문 금융회사 10%(45개)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은 특히 엄격한 자본 규제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 위험 요소가 있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법·제도·규제 면에서 차이가 많다. 또한 불확실·불명확한 제도로 법적 리스크가 크고 시장 인프라가 미비하다.

 

무엇보다 자국의 금융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차별화 정책을 시행하는 곳이 많고 대외 의존도가 높아 해외발 이슈에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금융 규제의 장벽이 높고 감독 기관의 태도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본인 확인과 신용 정보 관리 제도가 미약해 정보의 부재나 불확실성 또한 크다.

 

대표적으로 태국은 정부가 국내 은행의 강화와 육성을 목적으로 외국 은행의 진입과 영업 활동을 제한하고 외국 은행의 지점 개설도 규제하고 있다. 베트남은 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이 많고 정부의 영향력도 크다.

 

2014년 8월 기준으로 베트남의 국영 은행은 5개, 민영 상업은행 35개, 합작 투자은행 4개, 외국계 은행 5개, 외은 지점 50개가 영업하고 있다. 또한 신용 관리 시스템이 미비해 부실채권 관리가 어려운데다 규제 리스크도 매우 높다.

 

또 다른 동남아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금융 분야의 경쟁력이 아세안 지역 다른 나라에 비해 낮아 성장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고 기업금융 분야 역시 자본시장보다 은행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산업은 국영 은행이 차지하는 자산 비율이 매우 높고 독과점 상태이며 외국인 지분에 대한 제한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국민의 은행 계좌 보유율이 35.9%에 불과하고 신용 정보 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다. 국민의 신용카드 보유율도 매우 낮아 여신 판단이 쉽지 않고 위험관리 능력도 미흡하다.

 

◆‘충분한 자본’ 뒷받침돼야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국내 은행이 더 이상 해외 진출에 소극적일 수는 없다. 그간 국내 수익에 상당히 기여해 온 예대마진 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 국가는 국제 수준의 규제가 정비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아직까지는 진출이 쉬운 환경이지만 갈수록 규제 수준이 국제 수준으로 정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근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 개방 움직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무엇보다 현재 이들 국가들은 심각한 금융 문제에 직면해 있어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국내 금융회사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신상품과 서비스로 비즈니스화하면 상호 윈-윈하며 갈수록 커지는 소비 시장과 경제성장 잠재력에 따른 수익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기회가 현실적으로 수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충분히 활용돼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국내외 법인들에 투자와 대출 등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종합 국제 업무가 가능해야 하고 글로벌 금융회사라는 이미지와 신뢰가 쌓여야 한다.

 

한편 소매시장에 진출해 대출을 추진할 때는 현지화와 위험관리 등에 대한 태세를 충실히 갖춰야 한다. 지점형태로 하면 현지에서 예금을 모집하는 게 쉽지 않다.

 

따라서 은행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독 내지 현지 은행과 제휴해 법인을 설립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 인력과 현지 인재 양성도 필수고 리스크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동남아 국가에선 해외 은행의 진출에 따른 경쟁이 심해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출 국가에서 수요가 있고 적합하며 글로벌화에도 맞는 해외 비즈니스를 찾아내야 한다. 또 국내외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출국의 감독 기관과 국내 감독 기관과의 상호 협력과 지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커버스토리 : 동남아 금융벨트를 가다 '은행들의 신남방 전략' 기사 인덱스]

-동남아 시장 '정조준'한 한국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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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연 WB파이낸스 부법인장 "인수 후 100% 고용 승계…'캄보디아에서 성장 원한다' 설명했죠"

-'동남아는 내 텃밭' 각축 벌이는 글로벌 은행들

-동남아 금융 진출, 해법은 '현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8호(2018.09.03 ~ 2018.09.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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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캄보디아'…금융권 '블루오션' 승부수

 

2018.09.07

 

국내 금융사들, 캄보디아 시장확대 '속도'

빠른 성장세, 낙후된 금융시장…"성공가능성 높아"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사들이 캄보디아 금융시장에서 시세를 확장하고 있다. 현지법인을 인수하고 지점을 확대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도 심하지 않은 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아 집중투자하는 것이다.

 

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KB 대한 특수은행'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정경순 KB국민카드 상근감사위원, 테이 홍 헹 인도차이나뱅크 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오세영 LVMC홀딩스 회장, 공상연 KB 대한 특수은행 법인장, 이경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장./사진제공=KB금융지주

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KB 대한 특수은행'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정경순 KB국민카드 상근감사위원, 테이 홍 헹 인도차이나뱅크 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오세영 LVMC홀딩스 회장, 공상연 KB 대한 특수은행 법인장, 이경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카드지부장./사진제공=KB금융지주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전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지난 4월 'LVMC 홀딩스(구 코라오홀딩스)'와 조인트벤쳐 형태로 공동 인수한 'KB 대한 특수은행(KB Daehan Specialized Bank)'의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KB 대한 특수은행'은 'LVMC홀딩스'가 현지에서 조립 생산한 자동차와 딜러샵 판매 자동차 등에 대한 할부금융과 부동산담보대출을 양대 축으로 초기 영업에 나선다.

 

 

국민은행도 캄보디아 내 지점을 늘리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현지법인인 'KB캄보디아은행'의 5호점 스텅민체이지점 및 6호점 츠바암포지점을 연이어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3호점인 뚤뚬붕지점과 4호점인 떡뜰라지점을 개설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NH농협은행도 캄보디아 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현지 소액대출법인 'SAMIC'을 인수하고 법인명을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로 바꿨다. 이 회사의 출범식은 오는 11일에 예정돼 있으며,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9일에 사전 출발해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살필 계획이다.

 

2014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현지 금융사 '비전펀드 캄보디아(VisionFund Cambodia)'를 인수해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변경했다. WB파이낸스는 총자산 2200억원의 여·수신 기능을 갖춘 금융사로, 1400여명의 직원과 전국 10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현지법인 '신한크메르은행'의 은행명을 '신한캄보디아은행'으로 바꾸고 본점을 캄보디아 대표 상업 및 금융 중심 지역인 프놈펜으로 이전했다.

 

은행들이 캄보디아에 집중하는 이유는 낙후된 금융환경으로 인해 성장가능성이 여타 동남아 국가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는 70여개 중소여신전문사 중 시장점유율 3위로 성장했으며 KB캄보디아은행은 최근 2년 동안 대출금이 두 배로 증가했다.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Liiv KB Cambodia'는 출시 이후 1년 반 만에 3만4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월 평균 약 400만달러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캄보디아는 인구가 약 1600만명으로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나라다. 123개의 금융회사가 경쟁하는 가운데 금융회사 전체 자산 역시 277억달러(약 31조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노동집약적 의류·신발 수출을 주요 동력으로 견실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628달러에서 2016년 1230달러로 증가했고 빈곤율 역시 2005년 30.1%에서 2015년 14.0%로 크게 감소했다. 그 결과 세계은행은 캄보디아를 2016년 중저소득국으로 소득 지위를 상향분류했다.

 

은행간 이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금융시스템도 발전되지 않았다. 인구의 약 17%만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잔고를 유지할 여력이 없거나 이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잔돈 이외에는 대부분 달러화를 사용하는 경제이기 때문에 환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외국의 직접투자나 외환에 대한 규제 역시 심하지 않은 편이라 금융회사도 외국자본이 65%에 이른다"며 "성장기회가 큰 나라이기에 영업은 물론 사회공헌활동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 기업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ysy@asi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