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

금융지주사자산 2000조 시대'ㆍKB463조, 신한453조,하나373조, 농협404조, BNK97조,DGB59조,JB 48조, 한국투자57조,메리츠50조

Bonjour Kwon 2018. 9. 8. 22:56

ㅡ금융지주9개사 증권 보험 비은행 광폭 확장.과점 심화 우려도

 

입력 2018.09.08 07:05

 

수익다각화 위해 비은행 부문 잇따른 M&A

신한-국민 1위 놓고 치열한 경쟁..우리도 지주 전환 코앞

금융업 과점화 우려 커져...지배구조 개선도 과제

 

KB 신한 등 국내 9개 금융지주사의 자산 규모가 올해 6월말 기준 2000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말 1753조원에서 1년 반만에 250조원이나 늘었다. 대부분 은행 중심인 금융지주가 최근 몇년간 은행에 치중된 사업포트폴리오와 수익성을 다변화하기 위해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금융사 M&A(인수합병)에 저돌적으로 나선 결과다. 금융지주사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KB와 신한의 치열한 경쟁도 한몫했다.

 

대표적으로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이 각각 KB금융 소속의 KB손해보험과 KB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옛ING생명(오렌지라이프)은 신한금융으로 넘어갔다. 우리은행이 올해말쯤 금융지주 체계로 다시 전환하면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확장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우리은행은 사모펀드인 웰투시를 통해 아주캐피탈을 사실상 인수한 상태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대형 은행이 한국에 등장하기 위해서라도 금융지주가 덩치를 키우는 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에 걸쳐 금융지주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가 증권, 보험 등 비은행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비은행 부문에서도 ‘금융지주 중심의 과점 체제’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덩치가 커지는 만큼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에도 더 힘을 써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은행 중심인 KB(463조3373억원), 신한(453조2819억원), 하나(373조2308억원), 농협(404조1651억원), BNK(97조8816억원), DGB(59조2006억원), JB(47조6778억원)와 증권 중심인 한국투자(56조9241억원), 보험 중심인 메리츠(50조2671억원) 등 9곳이다. 6월말 기준 총 자산 규모는 2005조9663억원을 기록했다.

 

◇ 신한·KB 1등 불꽃 경쟁...우리도 지주 전환 코앞

 

지난 몇 년간 비은행 금융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대표적인 금융지주는 KB금융이다. 우리파이낸셜(2014년, 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2015년, 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2016년, 현 KB증권), 현대저축은행(2016년, 현 KB저축은행)이 최근 4년 사이에 KB금융 소속으로 편입됐다.

 

그 결과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자산은 물론 순이익 기준으로도 신한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중 1위에 올라섰다. KB금융의 작년말 기준 자산은 436조7856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10조원 넘게 많았고, 순이익도 3조3434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4000억원 정도 많았다. 2012년 282조원 수준이던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올해 6월말 463조원을 넘어섰다.

 

 

 

 

그러자 2008년(순이익 기준) 이후 줄곧 금융지주 1위를 지켜온 신한금융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5일 자산기준 6위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2조2989억원에 인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자산 규모 31조원의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서 신한금융이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증권(2002년, 현 신한금융투자), 조흥은행(2003년, 현 신한은행), LG카드(2007년, 현 신한카드) 등 대어들을 낚으며 성장해온 신한금융의 M&A 본능을 11년만에 되살린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반격이 시도될 것으로 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은 KB금융이 몇 년간 인수한 회사들을 내부적으로 융합하기 위해 잠시 M&A 작업에서 손을 뗀 것일뿐"이라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KB금융도 다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신한금융 조용병(왼쪽) 회장과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금융지주 선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DB

다른 금융지주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NH농협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하나금융도 보험이나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여러차례에 걸쳐 밝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연말쯤에 지주회사로 다시 전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자산은 연결기준으로 326조원에 달한다. 금융지주로 전환하면 출자 한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증권, 보험, 카드, 캐피털...금융지주의 끊임없는 영토 확장

 

금융업권별 톱5 회사를 살펴보면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광폭 확장이 여실히 드러난다.

 

캐피털업계는 오랫동안 기업계 캐피털 회사인 현대캐피탈과 아주캐피탈이 1, 2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KB금융의 계열사인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이 매년 빠르게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2위까지 올라섰다. 자산 규모로 4위와 5위인 JB우리캐피탈(옛 우리캐피탈)과 하나캐피탈도 금융지주 계열사이고, 6위인 아주캐피탈도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계열사에 편입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을 제외하면 상위권이 금융지주 계열사로 채워진다.

 

증권업계도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 중 3곳(NH, KB, 한투)이 금융지주 계열사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보험업계에서도 금융지주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생보업계의 경우 2012년에만 해도 업계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금융지주 계열사는 농협뿐이었는데,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ING생명)를 인수하면서 5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에서도 KB금융지주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5위권에 금융지주 계열사가 침투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인수한 신한금융이 오래 전부터 부동의 1위로 질주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3위 수준이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기존 업무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금융지주가 비이자 이익을 늘리는 방안으로 보험과 카드사 인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은행 부문 강화로 수익다각화 노려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는 건 단순히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은행에 지나치게 집중된 사업 구조를 비은행 부문으로 넓혀서 수익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의 비이자 이익 비중은 2016년 기준 평균 15%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금융지주의 비이자 이익 비율은 50% 수준에 달했다. 국내 금융지주와 달리 미국과 일본의 금융지주는 해외수익 비율이 높고, 은행에 치우치지 않은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윤경수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은행업 실적 개선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며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금융지주는 M&A로 비은행 부문 사업을 확장했고, 덕분에 비은행 부문 수익도 빠르게 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2012년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35%로 늘었다. 지난해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42%였던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이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 3국의 금융지주 운영현황. /금융위원회

◇ 금융산업 과점화 우려...지배구조 개선도 필요

 

금융지주의 덩치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지배구조나 감독 체계는 아직 금융지주의 덩치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금융지주가 M&A를 하는 것 자체는 좋다 나쁘다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몇몇 금융지주가 시장을 독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산업은 몇몇 은행이 과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금융지주가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다른 금융업권까지 과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성 교수는 금융지주의 영역 확장이 과점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은정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여 교수는 "금융업은 업권별로 업무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금융지주사가 은행에서 하던 방식을 다른 업권에 그대로 적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새로 인수한 금융회사의 업권 특성에 맞게 인사를 하는 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에 맞지 않게 취약한 지배구조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 선임과 평가절차가 불투명하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자신들이 감사해야 할 다른 위원회 위원을 겸직하는 등 이사회 구성도 엉성하다"며 "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결국에는 소비자 보호와 경영 성과로 연결되는 만큼 상시감시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 환경은 여러 금융업권간 겸업 수준을 넘어서 금융과 비금융 분야까지 융합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금융지주가 지배 가능한 업종 규제를 풀고, 업무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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