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9
12일 금융위서 결정 날듯
현대중공업 금산분리 기대
DGB금융이 1년여의 인수·합병(M&A) 과정 끝에 하이투자증권을 품고 종합금융사로 도약한다. DGB금융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1년간 금융당국 심사를 받아 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금융사 매각 완료에 따라 금산분리를 규정한 공정거래법위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DGB금융이 추가 제출한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각종 자료에 대한 최종 검토를 마치고 오는 12일 금융위원회에 DGB금융 자회사 편입 심사안을 상정하기로 확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료 검토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교체와 하이투자증권 미래 경영안 등을 비롯한 대주주 적격성과 자회사 편입 심사가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를 4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이후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대금 납입 등을 감안한 인수 완료일은 올해 3월 말이었다. 그러나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 채용 비리 연루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인허가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DGB금융은 신임 김태오 회장을 선임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고, 하이투자증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제시하며 금융당국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DGB금융은 지난해 50억원에 그친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을 연 400억원 이상 이익을 내는 알짜 중견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피력했다.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지방 금융 최초로 은행과 증권, 보험을 모두 갖춘 종합금융사로 도약하게 된다. 앞서 DGB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금융사 인수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5년에는 옛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해 DGB생명을 출범했으며, 2016년에는 옛 LS자산운용을 인수해 DGB자산운용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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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익수 하이투자 사장, 강소증권 대표주자 굳히기
2018-09-10
상반기 실적 호조…전년比 흑자 전환
DGB금융 편입땐 IB 시너지도 기대
▲사진: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익수 대표가 이끄는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사업에 주력하면서 투자 중개 및 자산관리 등 리테일 사업의 취약점을 채워나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금융 주선 및 자문, 유동성·신용보강 약정 제공 등 특화 사업을 강화하면서 강소 증권사의 위상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주 대표는 리테일 부문의 제도 개선과 신규 사업 진출, 영업점 재편 및 저수익 고비용의 인력 구조 개편 등 체질개선 작업으로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매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대체투자와 기업금융의 시장 경쟁력을 확대했다.
주 대표는 “모든 사업 부문 영역에서 단순한 외형순위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업계 1위를 달성하고 아시아 최고가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다양한 금융부문에서 업계 1위 분야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지켜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투자 중개부문 45.4%↑…전사 연간 목표 조기 달성
주 대표는 올해 상반기 지난 2016년과 2017년 부진한 실적의 늪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잇따른 운용 관련 손실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2분기에는 사채관리회사로 참여했던 경유펀드 관련 손실 85억원(영업외손익)이, 같은 해 3분기에는 보유 선박펀드 손상 차손 214억원이 각각 발생했다. 또 소송 관련 비용 85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1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점 영업 등 리테일 정상화를 위해 단행한 희망퇴직 비용 84억원과 선박펀드 관련 손실 93억원,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부실로 인한 30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처리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63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올해는 리테일 부문의 수익개선으로 전 영업본부가 사업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이미 연간 사업목표를 조기에 채워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연결 세전이익은 444억원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4053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거래대금 및 신용융자·주식담보대출 증가로 투자 중개부문 순이익이 전년 대비 45.4% 늘었다.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도 금리 상승 폭 둔화에 따른 채권 운용이익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입이 늘면서 적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전체 수익 증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금융의 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29%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채권 본부 이익도 전년 대비 207%의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용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중소형사로서 부동산금융 관련 자문 및 채무보증, 대체투자 위주의 IB 부문을 중심으로 현 수준의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력 및 구조조정을 통한 리테일 부문의 비용구조 개선과 위탁매매부문의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비대면 마케팅으로 리테일 고객 잡기 총력
하이투자증권의 투자 중개부문의 시장 지위는 1% 중반대 점유율로 낮은 편이다. 서울 및 경남에 집중된 영업망과 낮은 인지도, 매각추진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구조조정에 따라 지점 네트워크 및 인력 축소에 들어가면서 경쟁력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하이투자증권의 지점망은 2015년 3월 말 49개에서 지난해 말 30개로 줄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다양한 국내외 펀드를 판매하며 투자 중개부문의 실적을 보완해 왔다.
또 주 대표는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면서 IB 부문의 수익기반을 다져왔다. 그 결과 하이투자증권의 IB 사업부는 3%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전통적인 인수업무를 기반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블록딜, 구조화 금융, 사모투자펀드(PEF), 인수합병(M&A)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부동산금융과 채권매매, 회사채 인수 등 기존 강점인 IB 사업뿐만 아니라 리테일 영업부문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고 있다. 리테일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전문영업직 채용을 늘리는 등 투자중개 부문의 수익성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1년간 공을 들인 비대면 사업 부문에서 수익개선이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초 스마트금융 환경을 개발하는 e비즈니스팀의 인력을 확충하고 스마트사업팀으로 팀명을 바꾸는 개편을 단행했다. 또 비대면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먼저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7년간 면제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계좌개설일로부터 1년간 신용대출 이자율 연 4.9% 적용 및 100만 원 이상 실행 시 현금 2만원 추가 지급, 종목추천 서비스 1개월 무료 제공 등의 혜택도 제공했다. 2차 이벤트에서는 신용·주식담보대출 우대금리 적용을 1년에서 업계 최장인 3년으로 연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비대면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를 100년 동안 면제하고 신용 및 주식담보대출 우대금리 적용 기간 3년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시행했다. 또 지난 6월부터 7월까지는 비대면계좌 신규 고객에게 주식수수료 100년 무료와 신용·대출 3년간 연 4.9% 적용 혜택을 제공하고 신용대출 시 90일간 발생한 이자를 지원했다.
◇ DGB금융그룹 편입 코앞…내달 마무리 예상
DGB금융그룹으로의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 편입승인 여부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인가 안건을 상정한다.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위한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지난달 보완 서류를 제출해 무난히 통과했다.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해 IB와 PI부문에 특화된 증권사로 성장시키고 분기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앞서 DGB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하이투자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현행법상 금융위원회는 자회사 신청서를 받은 이후 60일 내 심사를 마친다.
이에 DGB금융그룹도 올 1분기 내 하이투자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었지만 박인규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대구은행 채용 비리와 관련한 추가 혐의가 대거 적발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DGB금융그룹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안이 승인되더라도 양사의 주주총회 통과,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의 절차를 거치면 오는 10월 최종 대금 지급과 자회사 편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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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금융그룹 협업 기반 시너지 제고 기대
하이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DGB금융그룹으로의 편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우선 DG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가 기대된다. DGB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에 대한 육성 의지가 강한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와의 통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경남 지역에 편중된 하이투자증권의 사업기반을 대구 및 경북지역으로 확대하고 대구은행과 연계해 상품판매 채널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의 전국 29개 지점 중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만 15개의 지점이 편중돼 있다. 반면 DGB금융그룹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기업 고객 기반 공유를 통해 IB 영업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용등급 상향과 평판 및 신인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GB금융그룹은 대구은행을 주력 자회사로 둔 은행지주회사로 3대 신용평가사에서 최고 수준의 신용도(AAA)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 계열 핵심 조선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수차례 하향조정되면서 덩달아 불확실성이 동반됐다. DGB금융그룹으로 대주주가 변경되면 외부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으로 인해 신용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