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홈안상희 기자
입력 2018.09.20
삼성화재(000810)와 삼성전기(009150)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028260)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마지막 남은 순환출자 부분을 모두 해소했다.
삼성화재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자산운용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028260)주식 261만7297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로 3284억7077만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날 삼성전기도 이사회에서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중인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6425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 금액 총액은 9788억원 규모다. 두 회사 모두 처분 후 삼성물산의 지분비율은 0%다.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21일이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과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삼성 오너가에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이미 삼성물산 30.86%를 보유한 상황에서 삼성은 지분을 시장에 넘겼다. 시장에 넘겨도 경영권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 내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에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순환출자는 A사→B사→A사 식으로 계열사끼리 꼬리를 물며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구조에선 총수가 적은 지분을 갖고도 그룹을 지배할 수 있어 정부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4월에도 삼성물산 잔여주식 404만주를 전략 블록딜로 매각해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SDI →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없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은 마지막으로 남은 순환출자 고리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화재', '삼성물산 → 삼성전자 → 삼성전기' ,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전기',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화재 → 삼성전자 → 삼성전기' 4개 고리도 해소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산업자본 간의 상호 소유와 지배를 금지시키는 금산분리 규제를 강하게 추진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추가로 내놓을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