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年5% 육박
최초입력 2018.09.27
한숨커진 대출자들
국민銀 4.78% 신한銀 4.54%
◆ 美 기준금리 인상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국내 은행권 주요 대출금리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올해 들어 미 금리 인상 분위기가 일찌감치 시장에 반영되면서 꾸준히 대출금리가 올랐는데 향후 연준을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올해 1월 말보다 0.2%포인트 이상 올랐다. KB국민은행이 판매하는 잔액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58~4.78%로 최고 금리가 5%에 근접했을 뿐 아니라 1월보다 0.24%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도 현재 3.19~4.54%로 이 기간 최고 0.23%포인트 올랐다.
이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신흥국의 금융위기 불안감과 미·중 무역전쟁 등 영향으로 이미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코픽스도 함께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지난달 잔액기준 코픽스는 1.89%로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며 지난해 8월(1.59%) 이후 12개월 연속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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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 추세는 앞으로 한은이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과거 미국 금리 인상기를 보면 시차를 두고 한은 기준금리가 오르고 뒤이어 국내 주요 대출금리도 따라서 뛰었다. 2004년 6월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1%에서 5.25%로 17차례나 올리는 동안 한은 기준금리도 2005년 10월(3.5%)부터 2007년 7월(4.75%)까지 1.25%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뛰자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은 기준금리가 뛴 이 기간에 국내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1.41%포인트,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29%포인트 올라 기준금리 상승 폭(1.25%포인트)을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는 이 기간 5.61%에서 6.85%로 뛰었고 신용대출은 7.2%로 7%를 돌파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새로 대출받는 차주, 그리고 기존에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존 차주가 져야 하는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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