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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원이어 '알짜 자회사' 지분처분 LG…일감 몰아주기와 상속세 문제로 판토스 지분 미래PE에매각.LG CNS 지분 85% → 50%로 매각또는 상장

Bonjour Kwon 2018. 10. 4. 19:57

2018.10.04

 

구광모 회장 판토스 지분 매각

상속세 납부 재원도 마련

LG CNS 지분 85% → 50%로

상장 가능성도 열려 있어

 

[ 오상헌/정영효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 지분을 미래에셋대우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 ‘건강한 지배구조를 갖춘 LG’란 이미지를 한층 굳히는 동시에 구 회장의 상속세 납부 재원도 마련할 수 있어서다.

 

◆LG, 일감몰아주기 일단락

 

구 회장이 판토스 보유지분 매각에 나선 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등 LG 총수 일가의 판토스 지분율은 19.9%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은 아니지만 ‘내부 일감을 몰아줘 오너가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토스는 (주)LG 자회사인 LG상사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총수 일가가 개인 보유 지분을 팔아도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 내부 거래 비중은 서브원 80%, LG CNS 58%, 판토스 69%로 규제 대상 내부거래 비중(12%)을 넘어선다.

 

구 회장이 판토스 지분 매각으로 거머쥐는 돈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구 회장은 다음달까지 국세청에 상속세 납부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주)LG 지분 11.28% 가운데 구 회장은 2.51% 이상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높다. 별도의 유언이 없으면 유류분 규정에 따라 구본무 회장의 부인과 구 회장의 두 딸, 구광모 회장이 1.5대 1대 1대 1 비율로 나눠받기 때문이다.

 

현재 (주)LG의 주가를 감안할 때 구 회장이 상속받을 지분 2.5%의 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평가된다. 57%인 유효 상속세율을 적용하면 세금 규모는 1800억원가량이다. 재계 관계자는 “판토스 매각 자금으로 절반가량 납부하고 나머지는 연납 형태로 돌려 매년 나오는 배당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LG그룹은 서브원의 MRO사업부를 분할한 뒤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LG CNS 처리에 관심

 

이제 시장의 관심은 LG그룹의 LG CNS 지분 처리 방향에 쏠려 있다. (주)LG는 현재 85%인 SI 계열사 LG CNS 지분율을 50% 아래로 끌어내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LG가 계속 경영권을 쥐면서 지분 ‘35% 이상’을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것이다.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 SI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2대 주주로 맞으면 공동경영을 통해 LG CNS를 글로벌 SI 업체로 키울 수도 있다. 계속 비상장사로 남기 때문에 공시 의무도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LG CNS 지분 인수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LG그룹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그는 “LG그룹이 지분 매각 대신 증시 상장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이 LG CNS 지분을 팔지 않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업에 전산 시스템 등을 설치해주는 SI 사업에 대해선 공정위가 외부 업체에 맡기기 힘든 특성을 인정해 일감몰아주기 예외로 인정해주는 사례가 많아서다. LG CNS도 예외로 인정받으면 굳이 지분율을 낮추지 않아도 된다.

 

오상헌/정영효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