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4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정부가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를 예고한 가운데, 어떤 기업이 12번째 부동산신탁사로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의 관리 또는 처분을 목적으로 하는 신탁업무를 말한다. 6월 말 현재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33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는 저금리 시대와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이날 내 부동산신탁업 신규사업자 인가안을 발표하고, 1~3개 회사를 새로운 부동산신탁사로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신탁사는 총 11곳(국제·대한토지·무궁화·생보부동산·아시아·코람코자산·코리아·하나자산·한국자산·한국토지·KB부동산신탁)이다. 2009년 무궁화신탁 이후 신규 인가를 막았으니, 무려 10년만에 빗장을 푼 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위해 신규설립·인수합병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곳은 NH농협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그리고 한국투자증권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아시아신탁을 비롯해 여러 신탁사들을 놓고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고, NH농협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은 정부의 세부안이 나오면 이후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시장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기업은 우리은행·미래에셋대우·KTB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이병철 부회장이 국내 1호 민간 부동산신탁사인 '다올부동산신탁' 설립자라는 점에서 참여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미래에셋대우는 모두 "아직은 검토 중인 단계로, 추진하고 있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과 신용정보회사들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으로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패션기업인 LF그룹은 이미 지난 8월 코람코자산신탁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부동산금융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한편 부동산신탁업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법 개정까지는 아니지만,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시장에서는 재산을 맡기는 사람인 위탁자와 위임을 받는 사람인 수탁자 그리고 관리·운용의 손익을 누리는 수익자의 관계가 발생하는데, 법상으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기 때문에 위탁자는 자칫 (재산)권리 행사가 좌절될 수 있다"며 "위탁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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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부동산신탁…증권사·대기업도 ‘눈독’
이민지 기자 / 2018-10-02
금융위 "‘메기효과’로 신탁시장 경쟁력 강화"
업계 "관리형토지신탁사 늘리는 것… 중소형사 밥그릇 뺏는 꼴"
[에너지경제신문=이민지 기자] 정부가 신규 부동산 신탁사 진입 허용을 예고한데 따라 향후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신탁사들이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 인가를 신청하려는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부동산신탁사는 총 11곳(대한토지, 코람코자산, 한국토지, 한국자산, 생보, 무궁화, 국제, 아시아, 코리아, KB부동산, 하나자산 신탁) 등 이다.
◇ 금융위 "이달 중 신규 사업자 인가 안 발표"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안에 부동산신탁업 신규 사업자 인가 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 자산과 담당자는 "부동산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발표시점은 국정감사 기간으로 인해 유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연내 몇 곳의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허가하고, 차입형토지신탁 인가 문턱을 낮출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10년만에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 작업에 들어간 것은 부동산신탁시장이 경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시장의 경쟁도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경쟁도(집중도)를 판단하는 HHI 평가에서 차입형 토지신탁은 2478, 관리형 토지신탁은 1288 등을 기록했다. HHI는 각 시장 참여자들의 시장점유율(%) 제곱의 합을 나타낸다. 지수가 1500 미만은 경쟁시장, 1500 이상 2500 미만은 다소 집중된 시장, 2500 이상은 비경쟁시장에 속한다.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문이 열리면 증권사, 대기업 들의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규모가 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하고있는 증권사의 경우, 기존업무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부동산신탁업 인가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 비즈니스는 라이센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선 확실하게 돈이 되는 비즈니스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이 시장에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자본 규모를 경쟁력으로 신탁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KTB투자증권 등 이 거론된다. 이밖에 신규 신탁사 인가를 통한 것은 아니지만, 패션기업 LF가 코람코자산신탁 인수에 나섰고, 신한금융지주도 아시아신탁을 인수할 예정이다.
◇ 신규인가로 ‘메기효과’ 나타날까… 신탁업계는 ‘글쎄’
신탁사 신규 인가를 통해 정부는 메기 효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신규 플레이어를 통해 지금의 신탁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렇지 않은 곳들을 솎아 낸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거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허용할 경우 신탁사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탁사 수익은 크게 차입형과 관리형으로 나뉘게 된다. 차입형토지신탁은 토지를 수탁받으면, 직접 자기자본을 태워 공사비 등을 자체조달해 부동산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토지를 위탁관리하고 수 백만 원을 받는 관리형 토지신탁보다 최대 수백 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다만 자기자본과 오랜 시장노하우가 필요해, 현재는 규모가 있는 대형신탁사(대한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들로 구성돼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동신 신탁사 11곳 모두 최근 10여 년간 흑자를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성장한 것은 차입형토지신탁사들이다.
실제 2014년 1248억 원이었던 차입형토지신탁 보수는 지난해 4339억 원까지 커졌다.
관리형토지신탁 보수도 주택시장 호조에 따라 2014년 478억 원 에서 지난해 1205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일부 차입형 토지신탁사의 성장이 신탁업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신규 플레이어들은 관리형 신탁업을 하게되는데, 지금 상황에선 관리형 신탁사들의 일감을 뺏는 꼴이다.
익명을 요구 한 대형 신탁사 관계자는 "시장 크기를 키울 수 있는 플레이어들의 진입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무분별하게 신규 플레이어들을 진입시킬 경우 중소형사들만 죽어나는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중소형신탁사들이 위기에 처할 경우 이해관계자인 분양관계자들 까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신탁업이 금융관리와 더불어 건축 현장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인력구조와 확실한 노하우를 가진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관리형토지신탁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경향이 짙다"며 "기존 플레이어들의 밥그릇을 뺏는 것인데, 이것만 보고 신탁시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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