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5
스타트업·투자자 모두 우려
당장 자금경색은 없겠지만
중국 생산비중 큰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 재점검 이뤄질 듯
24일(현지시간) 미국 기술기업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국 스타트업은 물론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게도 우려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기술주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관련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자금이 메마르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해야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 자금줄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국발 거시적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는 25일 국내외 스타트업 자금 중개 전문가들에게 향후 국내 스타트업 자금 순환 환경이 어떻게 될 것인지 물어봤다. 대부분 지금 기술주들이 더 이상 오르기에 무리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최근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벤처캐피털리스트 팀 드레이퍼 DFJ 회장은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출신인 김주원 크라우디 대표는 "그동안 기술주들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쯤에서 조정을 받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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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곧장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말라붙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 대표는 "주식시장 상황이 스타트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사모펀드가 투자했던 벤처기업들 상장이 연기되거나 비상장 주식을 매매하는 것이 연기되는 등 이벤트들이 벌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현대자산운용의 김경윤 이사는 미·중 갈등으로 중국을 저렴한 생산기지로 활용했던 관행이 흔들릴 수 있어 스타트업 경영에 큰 변화이자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 기반 스타트업들은 제품을 디자인한 다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저렴하게 제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를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미·중 갈등은 이런 관행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다. 김 이사는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재조정이 쉽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미·중 갈등을 계기로 중국에서 벗어나 효율적 생산기지를 찾는 스타트업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기관투자가는 "과거처럼 '묻지마 투자'식으로 자금을 소진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개별 스타트업 투자 건별로 매우 신중하게 투자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급격하게 투자자금이 메마르는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 반응이다.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개별 스타트업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외부 요인들은 원래 거의 없다. 경쟁력을 잘 갈고닦으면 결국 외부환경이 좋아졌을 때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크라우드펀딩회사인 와디즈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하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3년 이상 보유해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급격히 자금을 회수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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