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29
안주 등 두달새 브랜드 6개 늘려
한식스낵 개발…내년 매출 3천억
AK플라자 등 외부 판로 개척
이마트가 이달 초 '피콕포차'라는 새 제품 10여 종을 내놨다. 닭발구이, 근위볶음 등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냉동 안주류 제품이다. 떡볶이 등 4종에 그쳤던 '피콕분식', 친환경 유기농 간편식인 '피코크올가닉'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피코크'는 올가을부터 하위 브랜드를 크게 늘렸다. 테스트용으로 한두 제품을 운영하다가 지난 9월 이후 신제품을 출시했거나 아예 새로 만든 브랜드를 합치면 총 6개에 달한다.
피코크 브랜드 팀 내에 새로운 조직도 생겼다. 이 팀은 '이마트 밖으로 피코크를 내보내라'는 특명을 받았다. 이마트의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이마트 점포와 이마트 온라인몰,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에서 주로 판매됐지만 이제는 판로를 넓히라는 주문이다. 이미 AK플라자에서는 분당점 식품관 등에서 피코크 제품을 판매한다. 이마트 측은 "향후 자체적인 유통망을 갖춰 자체 브랜드(PB)를 넘어 일반 식품 브랜드(NB)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마트가 올해 새로 내놓은 제품 라인업을 보면 간편식을 뛰어넘겠다는 피코크의 야심이 읽힌다. 이마트가 9~10월 출시한 제품은 디저트 '마몰로'와 과자 '서울스낵', 분식류 '피콕분식', 유기농 식품 '피코크올가닉' 등 6개다. 국·탕·밥 등 식사류 위주로 운영했던 '고수의 맛집'(맛집 메뉴), '집밥연구소'(국·탕), '피코크 찬'(반찬), '피콕반점'(중식), '만두연구소'(만두)와 합치면 하위 브랜드가 11개로 늘어난다. 신규 출시 제품 중에서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냉동·상온 간편 한식인 '서울요리원'만 정통 식사에 해당한다. 나머지 제품은 스낵과 디저트, 안주류에 두루 포진했다. '종일 먹거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안주 '피콕포차'의 성장세가 매섭다. 피콕포차 중 '훈제막창(600g)'은 출시 20일 만에 7000개가 판매됐다. 이마트는 내년에도 꼬치류 등 신상품을 출시해 20개까지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이탈리아산 티라미수, 프랑스산 마카롱과 애플타르트 등 디저트 매출 상승세도 꾸준하다. 피코크 디저트류는 전년 대비 매출이 지난해 5.2%, 올해 9월까지 7.4% 늘었다.
제조·수출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이마트의 전략 브랜드도 눈에 띈다. 서울요리원이 대표적이다. '서울답게 만든 서울식 요리'라는 콘셉트로 기획했다. 상온 국·탕과 냉동 국밥, 냉동 반찬 등이 연말까지 21종 출시된다.
이마트가 상온 간편식을 늘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홍콩 슈퍼마켓에서 피코크 제품을 판매했지만, 최근 상품 공급을 중단했다. 대부분 냉장제품인 피코크의 품질 관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콩 베트남 몽골 등 해외 이마트 점포에서 매출을 견인하는 베스트 브랜드는 냉장시설이 필요 없는 '노브랜드'다. 이마트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서울요리원을 '트렌디한 한식'으로 적극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3월 직접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던 '서울스낵'도 주력 제품으로 키운다. 서울스낵은 시범 출시했던 라이스크래커를 포함해 팝콘, 쌀봉 등 12종으로 라인업을 늘린다. 떡볶이와 불고기, 라면, 오곡 등 외국인이 부담 없이 먹는 분식·스낵류를 먼저 출시한다.
피코크는 2013년 첫 제품을 출시한 뒤 출범 4년 만인 지난해 연 매출 2280억원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 목표치인 26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측은 "내년에 3000억원 매출을 내고, 향후에는 1조원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코크는 전체 매출 규모에서는 아직 전문 식품회사의 브랜드보다 작지만, 가정간편식 브랜드만으로 비교하면 상위권에 든다. CJ제일제당이 '햇반' '비비고' 등 가정간편식으로 작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냈고, 2위권인 오뚜기가 작년 간편식 매출로 약 3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고객 반응을 빠르게 분석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스낵은 작년 쌀로 만든 인절미 과자가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 착안해 찹쌀로 제조했다.
피콕포차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 덕에 냉동 안주류 매출이 올해 160% 뛴 이후 만든 브랜드다. 대형 마트와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채널에서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상품을 공급한 AK백화점 외에도 홈쇼핑과 온라인몰, 백화점 등에서도 피코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판로를 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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