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중산층' 공식 깨진다..서울아파트값 이미 '넘사벽'.문 좁아진 유주택자,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 노려라.
Bonjour Kwon2018. 12. 10. 14:44
''아파트=중산층' 공식 깨진다..서울아파트값 이미 '넘사벽'
중산층 아파트구매력지표, 기준치 또 무너져..구매부담↑ 서울 구매부담 아파트>단독주택 順..지난해 처음 '추월'. 서울아파트 10채중 9채, 중산층 구매가능수준서 벗어나
뉴시스|이인준|입력2018.12.09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값 탓에 '아파트=중산층' 공식이 갈수록 효력을 잃고 있다.
올해 '미친 집값'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은 이미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그 중에서도 강남권 아파트단지의 몸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웬만한 강남아파트 한채 값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부유층의 전유물로 상징되던 '단독주택'을 추월하며 기세등등이다.
9일 KB국민은행의 '11월 KB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주택구입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중 하나인 전국 아파트 구매력지수(HAI)는 올해 기준치 100선이 무너졌다. 지난 2011년 6월(98.7) 이후 7년만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5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8.03. myjs@newsis.com
이 지표는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정도의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할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데 쓰인다. 기준치 이하면 중산층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12월 작성을 시작한 아파트 HAI는 81.5에서 상승을 지속해 2010년 6월 100.6으로 기준치를 처음 넘어섰고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2015년 3월 129.5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2015년 12월 117.7 ▲2016년 12월 108.4에 이어 지난해 12월은 102.4까지 내렸고 올들어 100 밑으로 떨어져 지난 5월에는 95.5로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지난 9월 기준 102.2까지 회복한 상태다. 다만 지난 3분기 중위 가구 월 소득(2분기 394만2263원→3분기 414만7485원)이 증가하고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 인하(6월 3.46%→9월 3.29%)의 영향으로, 연말로 갈수록 경기 위축에 따른 소득 증가 둔화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재차 하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서울 아파트 구매 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HAI는 지난 2015년 3월 69.8로 고점을 찍고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지난 5월은 42.7로 2010년 3월(42.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9월 들어 45.6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수도권(74.1), 경기(103.6), 6대 광역시(143.1), 기타 지방(103.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강남권(11개 자치구)의 경우 서울지역에서도 아파트 구매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 지난 9월 기준 35.9를 기록함으로써역대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 결과 강남권에서 아파트 구매 부담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단독주택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기준 아파트 HAI는 41.6을 기록해 같은달 기준 단독주택(42.4)을 0.8포인트(p)차로 앞섰고 올 9월 현재 아파트 HAI가 35.9, 단독주택 HAI가 42.4로 나타나 격차가 6.5포인트로 벌어졌다. 단독주택보다 이제는 아파트 구매가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아파트값(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11월)이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14.26% 상승한 반면 단독주택은 같은 기간 5.3%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며 "더 이상 아파트가 중산층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고 저소득층과 달리 고소득층은 소득 증가로 주거의 상향이동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층 고액 자산가들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세를 키웠다. 하지만 반대로 단독주택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미약했다.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 부유층의 상징인 단독주택의 입지를 무너뜨린 것이다.
아파트값의 아성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서울=뉴시스】
일반적으로 활황기때는 시세차익과 환급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진다.
하지만 침체기때는 다르다.
박 위원은 "부동산시장의 활황기때는 아파트가 주목받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등락하지 않는 단독주택이 주목 받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다시 단독주택이 재조명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상황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시중에 나오는 시장 전문가들의 내년도 집값 전망도 엇갈리다 보니 예측이 쉽지 않다. 전문가마다 예측하는 상승-하락 전망의 편차가 크다.
그러나 이미 서울 아파트값은 중산층조차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한 상태다.
KB국민은행 통계에서 중산층이 은행 대출을 받아 구입가능하다고 여기는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KB-HOI, 아파트재고량)는 올해 3분기 서울을 기준으로 15.2까지 떨어졌다. 지난 2009년 4분기(14.2) 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다시말해 KB국민은행이 시세를 조사하는 서울의 아파트 전체 재고량 135만6000호중 중산층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15.2%(20만7000호)뿐이라는 뜻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소득 3분위)이 버는 평균소득(월 464만원)을 갖고 20년 만기 원리금 상환 조건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다고 가정할때 구입가능한 서울 집값 마지노선은 3억7819만원인데 이 조건에 충족하는 아파트는 불과 10채중 1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서울 아파트 매수실종도 사실상 이같은 주택구매부담 증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매수실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눈치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수요만으로 아파트값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매물 적체가 시작됐고 일부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출현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도 단기채권금리가 장기채권금리를 역전하는 등 경기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도 함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산층의 주택구매력 감소 상황 탓에 서울 집값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국내 부동산 전문 연구소들은 내년 서울 집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 혼란이 크다.
박 위원은 "서울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조정기를 겪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내년 봄 이사철에 적체된 매물이 소화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중산층 아파트구매력지표, 기준치 또 무너져..구매부담↑ 서울 구매부담 아파트>단독주택 順..지난해 처음 '추월' 서울아파트 10채중 9채, 중산층 구매가능수준서 벗어나
뉴시스|이인준|입력2018.12.09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값 탓에 '아파트=중산층' 공식이 갈수록 효력을 잃고 있다.
올해 '미친 집값'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서울지역의 아파트값은 이미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그 중에서도 강남권 아파트단지의 몸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웬만한 강남아파트 한채 값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부유층의 전유물로 상징되던 '단독주택'을 추월하며 기세등등이다.
9일 KB국민은행의 '11월 KB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주택구입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중 하나인 전국 아파트 구매력지수(HAI)는 올해 기준치 100선이 무너졌다. 지난 2011년 6월(98.7) 이후 7년만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5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8.03. myjs@newsis.com
이 지표는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정도의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할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데 쓰인다. 기준치 이하면 중산층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12월 작성을 시작한 아파트 HAI는 81.5에서 상승을 지속해 2010년 6월 100.6으로 기준치를 처음 넘어섰고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2015년 3월 129.5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2015년 12월 117.7 ▲2016년 12월 108.4에 이어 지난해 12월은 102.4까지 내렸고 올들어 100 밑으로 떨어져 지난 5월에는 95.5로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지난 9월 기준 102.2까지 회복한 상태다. 다만 지난 3분기 중위 가구 월 소득(2분기 394만2263원→3분기 414만7485원)이 증가하고 예금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 인하(6월 3.46%→9월 3.29%)의 영향으로, 연말로 갈수록 경기 위축에 따른 소득 증가 둔화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재차 하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서울 아파트 구매 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HAI는 지난 2015년 3월 69.8로 고점을 찍고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지난 5월은 42.7로 2010년 3월(42.2)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9월 들어 45.6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수도권(74.1), 경기(103.6), 6대 광역시(143.1), 기타 지방(103.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강남권(11개 자치구)의 경우 서울지역에서도 아파트 구매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 지난 9월 기준 35.9를 기록함으로써역대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 결과 강남권에서 아파트 구매 부담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단독주택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기준 아파트 HAI는 41.6을 기록해 같은달 기준 단독주택(42.4)을 0.8포인트(p)차로 앞섰고 올 9월 현재 아파트 HAI가 35.9, 단독주택 HAI가 42.4로 나타나 격차가 6.5포인트로 벌어졌다. 단독주택보다 이제는 아파트 구매가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아파트값(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11월)이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14.26% 상승한 반면 단독주택은 같은 기간 5.3%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며 "더 이상 아파트가 중산층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고 저소득층과 달리 고소득층은 소득 증가로 주거의 상향이동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층 고액 자산가들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세를 키웠다. 하지만 반대로 단독주택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미약했다.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 부유층의 상징인 단독주택의 입지를 무너뜨린 것이다.
아파트값의 아성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서울=뉴시스】
일반적으로 활황기때는 시세차익과 환급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진다.
하지만 침체기때는 다르다.
박 위원은 "부동산시장의 활황기때는 아파트가 주목받는 경향이 있지만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등락하지 않는 단독주택이 주목 받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다시 단독주택이 재조명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상황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시중에 나오는 시장 전문가들의 내년도 집값 전망도 엇갈리다 보니 예측이 쉽지 않다. 전문가마다 예측하는 상승-하락 전망의 편차가 크다.
그러나 이미 서울 아파트값은 중산층조차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급등한 상태다.
KB국민은행 통계에서 중산층이 은행 대출을 받아 구입가능하다고 여기는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KB-HOI, 아파트재고량)는 올해 3분기 서울을 기준으로 15.2까지 떨어졌다. 지난 2009년 4분기(14.2) 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다시말해 KB국민은행이 시세를 조사하는 서울의 아파트 전체 재고량 135만6000호중 중산층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15.2%(20만7000호)뿐이라는 뜻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소득 3분위)이 버는 평균소득(월 464만원)을 갖고 20년 만기 원리금 상환 조건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다고 가정할때 구입가능한 서울 집값 마지노선은 3억7819만원인데 이 조건에 충족하는 아파트는 불과 10채중 1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서울 아파트 매수실종도 사실상 이같은 주택구매부담 증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매수실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눈치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수요만으로 아파트값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매물 적체가 시작됐고 일부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출현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도 단기채권금리가 장기채권금리를 역전하는 등 경기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도 함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산층의 주택구매력 감소 상황 탓에 서울 집값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국내 부동산 전문 연구소들은 내년 서울 집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해 혼란이 크다.
박 위원은 "서울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조정기를 겪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내년 봄 이사철에 적체된 매물이 소화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장기적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
내일부터 깐깐하게 바뀌는 청약제도..당첨 전략은 9억 이상 주택은 중도금대출 안돼 무주택자 자금부담에 경쟁률 낮을듯 무주택자, 기회 늘었지만 기준 엄격
이데일리2018.12.10
[이데일리 박민 기자] 11일부터 무주택자의 아파트 청약 당첨 기회가 대폭 확대되면서 청약기회를 노려온 무주택자들도 분주해졌다. 서울·수도권과 광역시 등지에서 추첨제로 분양하는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분양권과 입주권 소유자를 무주택자에서 제외하는 한편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 및 부양가족 등 청약 가점 방식도 손질해 순수한 ‘무주택자’가 가져갈 수 있는 분양 물량이 더 많아졌다.
연말 알짜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무주택자에게는 청약전략만 잘 짜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유주택자는 청약 문이 크게 좁아졌지만 자금부담에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덜 할 것으로 보이는 분양가 9억원 이상의 주택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주택자나 유주택자 모두 워낙 청약제도가 복잡해진 만큼 단순 실수로 인해 부적격 당첨이 되지 않도록 기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투기과열지구 85㎡ 이하 100% 청약 가점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일부터 시행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한마디로 철저하게 무주택자에게만 청약 당첨 기회를 대폭 넓혀주는 것이다. 우선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구, 수도권과 광역시 등지에서 분양하는 추첨제 물량 중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 25%도 무주택자와 기존 집을 처분하기로 한 1주택자 사이에서 당첨자를 가린다.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전용면적 85m² 이하 주택은 100% 청약 가점제로 공급한다. 반면 전용 85㎡을 초과하는 대형 주택의 경우 50%는 가점제, 나머지 50%는 1주택·무주택 자격 조건 없이 추첨제로 공급해 유주택자에게도 일정 부분 당첨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이 추첨 물량 가운데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하면서 유주택자의 당첨 기회는 크게 줄었다.
줄어든 기회에도 불구하고 1주택자가 청약에 당첨되면 입주일로부터 6개월 내에 기존 집을 팔아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주체가 공급계약은 해지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분양가의 10%인 위약금도 발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무주택자에겐 청약 당첨 기회가 늘었지만 반대로 유주택자는 낡은 기존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 분양으로 갈아타기가 많이 어려워졌다”며 “특히 유주택자는 기존 주택 처분에 대한 부담도 상당한 만큼 선별적 청약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무주택자의 자격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청약 가점을 계산할 때 점수가 가장 높은 부양가족 산정 방식도 달라진다. 그동안은 청약에 당첨돼 분양권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아파트 입주 전에 이를 처분한다면 무주택자로 계속 인정했지만 이제는 무주택자로 보지 않는다. 또 60세 이상 부모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청약자와 3년 이상 세대별 주민등록표상에 같이 등록돼 있으면서 실제 동거하는 경우 부양가족점수가 부여됐지만 이 역시 배제했다.
부양가족 가점은 한 명당 5점으로 최대 만점은 35점, 전체 84점 만점인 청약 가점 항목들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모 2명 가운데 주택 소유자 명의가 1명으로만 돼 있어도 2명 모두 가점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만약 아버지 명의로만 등기된 주택이 있다고 해서 가점을 5점만 뺀다면 나중에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부적격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기준도 까다로워진다. 신혼기간(혼인 신고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일 현재) 중에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으면 공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단 제도가 시행되는 11일 이전에 집을 팔았고 무주택 기간이 2년을 넘었다면 2순위 청약 자격을 주기로 했다. 권 팀장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1순위에서 이미 마감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결혼 후 바로 집을 사지 말고 전세나 월세로 살다가 분양에 나서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동안 유주택자에게 최후의 청약 진입 통로로 꼽혀왔던 공급 계약 취소 물량을 노리는 것도 어려워졌다. 부적격 당첨, 부정 청약 등으로 공급계약이 취소되는 물량이 20가구 이상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의 주택일 경우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아 자금 마련 부담을 느끼는 무주택자도 상당해 이 주택형은 여전히 유주택자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집 소유한 적 있으면 제외
한층 까다로운 청약 제도 때문에 앞으로 부적격 당첨자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부적격 당첨자는 본인의 청약 자격 요건을 알지 못했거나 실수·착오 등으로 주택 소유 여부,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잘못 기재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적격자는 당첨이 취소될 뿐 아니라 수도권은 1년, 지방은 6개월간 청약도 제한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만 네 번째 개편된 청약제도라 전문가들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약자들은 1·2순위부터 과거 집 보유 이력까지 상세하게 살펴보고 청약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약에 앞서 본인의 무주택 기간이나 부양 가족수 등의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시스템도 연계해 고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부적격 건수는 2만1804건에 달했다. 이는 1순위 당첨자 23만1404명의 9.4% 수준으로 당첨자 10명 중 1명꼴로 부적격자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