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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밀집 구도심 상권 30곳 ‘혁신거점’ 키운다.자영업 종합대책… 빈 점포 매입 싸게 임대… 온누리상품권 발행 5배로

Bonjour Kwon 2018. 12. 14. 13:54

2018.12.14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자영업자가 밀집해 있는 전국 구도심 상권 30곳을 ‘혁신 거점’으로 조성해 핵심상권으로 부활시킨다. 자영업자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도 현재의 5배 수준인 1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13일 한국일보가 단독 입수한 ‘자영업 지원 및 육성 종합대책’(가칭)에 따르면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내년부터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는 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지원 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도시재생 사업 등과 연계해 추진되는 ‘지역 구도심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정부는 올해 ▦대구 북구 ▦경기 수원 ▦전남 강진 등 3곳을 상권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해 구역당 80억원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런 상권 활성화 지역을 내년에 5곳으로 늘리고 4년 후인 2022년까지 30곳으로 확대해 지역 혁신 거점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지역 낙후 상권 활성화를 위해 빈 점포를 정부가 매입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지역상권활성화 펀드를 마련해 전국 6,500개 빈 점포를 매입할 방침이다. 사들인 점포는 영세 상인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상가’로 조성된다.

 

자영업자들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출연도 적극 지원한다. 우선 정부 소유 공영홈쇼핑에는 자영업자 전용 판매채널을 신설하고 우수 제품의 온라인 쇼핑몰 입점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쿠팡, 11번가 등 소비자가 많이 몰리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도 ‘소상공인 전용관’ 신설이 추진된다. 정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리는 소상공인 제품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별도 ‘플랫폼’을 구축해 할인 쿠폰을 소비자에게 발행하거나 무료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도 지원할 방침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 돈이 돌도록 하기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인 지역 사랑 상품권 판매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현재 고용위기지역에 한정된 지역 상품권 할인발행 국비 지원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경기 성남시처럼 아동수당 등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비 일부를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도 현재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의 온누리상품권 권장 구매 비율이 확대되고 공무원들이 받는 복지포인트의 온누리상품권 지급 비율도 현행 30%에서 40%로 늘어난다.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의 무분별한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우선 수도권 아웃렛 등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의무휴업 등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법 개정 전이라도 하위법령 등을 통해서 우선 시행할 수 있는 것을 발굴해 자영업자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가 지역 경제와 고용 등에 미치는 평가 항목을 세분화해 상권 영향 평가서를 내실화하겠다”며 “특히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교통유발 건축물은 건축위원회와 분리해 교통전문가로 구성된 교통영향평가위원회에서 심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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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체조 여서정,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서 도마 1위

김지섭 2018.12.1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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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간판 여서정(16ㆍ경기체고)이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도마 1위를 차지했다.

 

여서정은 13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대회인 ‘미하일 보로닌컵 2018’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3.962점을 획득해 1위에 올랐다. 1차 시기에선 14.200점, 2차 시기에선 13.725점을 각각 받았다. 또 마루운동에선 12.825점을 받아 3위에, 개인종합 결선에선 51.950점을 챙겨 2위에 각각 자리했다.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인 여서정은 처음으로 참가한 메이저 시니어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로는 32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도 5위에 올라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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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나를 찾기 위한 것”… 조선 문장가들의 시학

강은영 2018.12.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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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정민 지음

문학과지성사ㆍ223쪽ㆍ1만3,000원

글 쓰기는 조선시대에도 난제였다. 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고민했다. 특히 정신을 압축해 담아내는 시의 작법은 시대의 고민이기도 했다. 조선후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른바 ‘조선풍’이 떠오르면서 조선에서 시를 쓰는 일에 의미를 찾는 학자들이 늘어났다. 핵심 키워드는 ‘나’였다. 옛 것을 답습하는 대신 나만의 목소리를 담아 드러내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그 선두에 섰던 인물이 허균(1569~1618)이다. 자유로운 사상가로 시대를 앞서갔던 그였지만, 시를 쓰는 일에서만큼은 스스로에게도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 저자인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는 “시를 쓰는 목적은 이백과 두보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라 말한 허균의 고뇌를 짚어낸다. 중국 당나라의 최고 시인으로 추앙 받는 이백과 두보의 글을 흉내 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참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의미다.

 

허균의 시를 향한 이상은 끝이 없었다. 당시 한시의 대가이자 허균과 그의 누이 허난설헌의 스승인 이달(1539~1612) 선생은 그런 허균과 한시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옹께서는 저의 근체시가 매끄럽고 엄정하여 성당의 시가 아니라 하여, 물리쳐 돌아보지 않으시면서, 유독 고시(古詩)만은 좋다면서 안연지와 사령운의 풍격이 있다고 하십니다. 이는 옹께서 얽매여 변화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그려. 저의 고시가 비록 예스럽기는 해도, 이는 책상에 앉아 진짜처럼 흉내 낸 것일 뿐이니, 남의 집 아래 집을 얹은 것이라 어찌 족히 귀하다 하겠습니까? 근체시는 비록 훌륭하지는 않아도 절로 저 자신만의 조화가 있습니다. 저는 제 시가 당나라 시와 비슷해지거나 송나라 시와 비슷해질까 봐 염려합니다.”

 

허균은 이달 선생에게 보낸 편지 ‘여이손곡’에서 자신의 시가 중국 성향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평가절하된 것에 일침을 가한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냈으니 거짓된 시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듯하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좋은 시를 쓰고 싶으면 좋은 생각을 먼저 품어라”며 정신을 강조한다. 시를 향한 다산의 소신은 한결 같다. 문장을 배우고 싶다는 한 청년에게 “말의 꽃이 시라면 말의 열매는 그 안에 담긴 내용이지. 꽃이 곱게 피려면 무엇보다 뿌리의 영양이 좋아야겠지. 뿌리가 약하면 고운 꽃을 피울 수가 없어”라고 조언하고, 제자들에게는 “시란 뜻을 말하는 것이다. 뜻이 본시 낮고 더러우면, 비록 억지로 맑고 고상한 말을 해도 이치를 이루지 못한다”는 명언을 남긴다. 저자의 말처럼 정약용은 “뜻이 서야 시가 산다”고 믿었다. 좋은 시를 위해선 ‘나’의 삶의 태도까지 닦아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이었다.

 

책은 허균, 정약용과 더불어 이용휴, 성대중, 이언진, 이덕무, 박제가, 이옥까지 조선후기 명문장가 8명의 시학을 전한다. 단 한 줄의 시도 쉽게 쓰여지지 않았음을 역설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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