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7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국내 대표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약 4천억원 규모의 미국 시카고 오피스빌딩에 유동성 공급자(LP)로 참여했다.
해외부동산 펀드 대부분이 물권을 직접 사들여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는 재간접 형태인 것과 달리 이번 딜은 해외에서 밸류애드(value add, 저가매입 후 고가매도) 전략으로 투자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미국 시카고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원 사우스 웨커(One South Wacker)' 오피스 빌딩을 매입 후 개발하는 지분증권에 1천만달러(한화 약 112억원)를 투자했다. 지분율은 약 12% 정도다.
해외부동산투자는 리스크 수준에 따라 크게 코어(CORE)·코어플러스와 밸류에드(Value Add),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3가지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인 투자 형태는 코어다. 보험사 등이 선호하는 투자 형태로, '높은 신용등급의 임차인과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은 건물'을 매입하는 전략이다. 안정적이지만 기대수익률은 5~6%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라임운용이 참여한 이번 사업에 사용된 밸류애드 전략은 밸류가 있는 건물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법이다. 단순투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투자 전략으로, 리모델링 등을 통해 빌딩 환경을 개선하고 추가로 임대차인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코어보다 기대수익률은 높다.
이번 사례처럼 해외에서 소화되는 자산에 밸류애드 전략으로 투자하는 일은 흔치 않다.
원 사우스 웨커 빌딩은 3만3천237평의 프라임 오피스다.
현지 자산관리회사인 'The 601W Companies(이하 601W)'가 존핸콕 보험사(John Hancock Life Insurance Company)로부터 3억2천만달러(한화 약 3천600억원)에 수주에 성공했다.
601W는 시카고, 뉴욕 등 주요 도시에 약 45억달러(한화 약 5조1천억원)의 부동산을 운용하고 있는 전문 자산관리회사로, 시카고 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들이 계획된 것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낸 경우가 많다는 게 라임운용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 밸류애드 전략의 리스크가 있지만, 601W가 GP로 1천6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협업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형식적으로 1~2%의 지분을 넣는 것이 아니고 여러 현지 운용사들이 투자하는 형식이라 리스크가 오히려 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랙스톤자산운용도 선순위 대주주로 나서 3억1천만달러를 담보 대출했다.
이 건물의 위치적 조건도 라임운용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이유다. 세계적인 랜드마크인 윌리스타워(전 시어스타워) 인근인 시카고 핵심지역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유행했던 검은 색 외관 등을 개선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하면, 임차인을 추가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라임운용은 내다봤다.
임대율은 매매 계약 당시 70% 초반이었지만, 현재 매입을 완료하고 임대를 본격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80% 이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운용은 3~4년 내에 90% 혹은 그 이상 임대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규모는 부동산 취득가에 밸류애드 비용 7천500만달러(한화 약 840억원)를 더해 3억9천500만달러(한화 약 4천440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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