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등 유럽 부동산

한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54억달러(약 6조원)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Bonjour Kwon 2013. 8. 30. 05:51

[머니엑스포/부동산파도타기식 타이밍 투자 필요

 

28 8월, 12:26www.econovill.com

요즘 국내 부동산 시장은 침울하기 그지 없다. 매매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전셋값은 끝없이 오르기만 한다.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니 시장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썰렁하다. 중개업소들은 문만 열어놓고 파리만 날리기 일쑤다. 수입이 없으니 상당수 중개업자들이 대리운전 등 생계를 위한 ‘알바’까지 불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물론 어지간한 실수요자도 부동산 구매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지역, 형태별로 가능성이 있는 투자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발굴하고 투자에 이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정보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와 달리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해외 시장의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려볼 것을 추천한다.

 

 국내 경기가 극도의 침체를 겪고 있는 중에도 주요 기관과 투자사들은 해외 부동산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LaSalle Investment Management, 이하 라살)는 최근 발표한 국제금융시장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투자액 2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라살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은 38억달러로 3위였다. 데이비드 그린모건 라살 책임연구원은 “올 상반기 중국과 한국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면서 세계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상업 부동산에 한국 투자 자금 급증

 

 올 상반기 세계 부동산 시장에 투입된 한국 자본 중 39%가 미국으로 향했다. 이 중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주로 대형 빌딩에 몰렸다. 2분기에는 국민연금과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가 손잡고 미국 휴스턴 BG그룹플레이스를 4억8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시카고의 CBD오피스빌딩을 2억18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사들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투자 자본인 시몬느인베스트먼트가 미국 프린서펄파이낸셜그룹과 공동으로 지난달 워싱턴하버빌딩을 3억7300만달러에 인수, 한국이 미국 부동산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와 우정사업본부는 워싱턴주 조지타운 포토맥 강변에 있는 주상복합 빌딩인 ‘워싱턴하버’를 3억7300만달러(약 414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유럽, 호주 등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런던 금융가의 사무실빌딩 ‘30크라운플레이스’와 ‘30그레셤빌딩’을 사들였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또 삼성생명, 경찰공제회, 새마을금고, 동양생명과 함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 있는 2000억원 규모의 호주우체국 NSW 본부 빌딩을 인수할 계획이다. 한화생명도 지난 3월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에 3000억원을 투자했고, 현대해상은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 오피스빌딩’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한국 주요 기관과 투자사들이 적극적으로 이들 지역의 유망 상업 부동산에 자금을 투여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에는 우량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영국 런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국부펀드 등 안전자산을 찾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난립으로 자본 가치 대비 임대료 수익률이 4%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큰 매각 차익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성이 높은 대출채권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현재 부동산 대출채권 투자의 경우 기대수익률이 4%대 후반에 머문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자본 투자와 대출채권 투자를 혼합한 메자닌 투자는 약 7%대, 부동산 직접 투자의 경우는 위험하지만 10%대에 가까운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틈새수익 실현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시장

 

 미국과 유럽 지역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대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있는 편이지만 앞으로 당분간 틈새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남아 있다. 폴 게스트(Paul Guest) 라살 아태지역 전략책임자는 “아시아 핵심 자산에 투자해 변동성에 대한 방어 전략을 세우면 중기 성장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수익성 향상을 추구할 수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투자 전략 및 위험 감수 정도에 따라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투자 대상 국가 및 자산 종류에 따라 매력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신흥국 금융위기 공포로 아시아 증시가 휘청거린 것을 볼 때 이들 아태지역 부동산은 투자에 앞서 그 시점을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아시아 증시는 22일 오후 기준 말레이시아지수가 -1.40%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베트남지수(-1.31%), 인도네시아지수(-1.12%), 코스피지수(-0.98%)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난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연내 출구전략 시행을 기정사실화했다는 7월 회의록이 공개되자 일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0.44%, 토픽스지수는 0.19% 하락했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28% 내렸고 대만의 가권지수와 태국지수도 각각 0.23%, 0.24% 하락했다. 그러나 아직 아시아 증시의 대란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일례로 위기의 진앙지인 인도 선섹스지수는 1.89% 상승, 5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도 0.36% 올랐다.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와 국내 부동산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허덕일 동안 평균 5% 수익률을 넘어서면서 각광을 받았다. 이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오른 만큼 해외부동산펀드에 투자하기에 앞서 한 번쯤 숨을 고른 후 들어가는 타이밍을 잡아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틈새수익 위한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시장 전망

 

 호주 중심업무지구(CBD): 도심지역 내 입지가 좋은 중소형 빌딩은 안정적인 높은 수입을 보장하며, 프리미엄 오피스에 비해 변동성에 따른 위험이 낮다.

 

 호주 물류 부문: 항만이나 산업단지 주변에 위치한 현대식 창고는 수요가 완만한 편이지만, 추가적인 공급 여력이 크지 않음을 감안할 때 수요가 많아지면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호주 소매 상업시설: 교통입지가 우수한 지역의 복합 쇼핑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며, 인터넷 구매 증가에도 적정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어 투자가 유망하다.

 

 일본 B급 사무실: 도쿄의 중심권역 내 B급 오피스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좀 더 유리한 위험조정수익률을 제공한다. B급 오피스는 다양한 임차 수요를 수용할 수 있으며, 임대차 계약 연장 등으로 프리미엄 오피스에 비해 현금흐름에 변동성이 작다.

 

 일본 물류 부문: 도쿄 및 오사카 지역 내 대형 물류 설비 투자는 현대식 물류 창고를 찾는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어 지속 성장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 수입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주거부동산: 도쿄 중심부와 주변 도심지역 임대주택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며, 핵가족화 및 도시 이주민 증가에 따라 점진적인 수요 증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물류 부문: 지리적 강점 때문에 많은 글로벌 제조 기업과 종합물류회사들이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물류시설 낙후로 인해 교통요지에 위치한 현대적 시설의 신규 물류 창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호텔 부문: 아시아 주요 관문 도시의 중급 호텔들은 여타 상업용 부동산 자산 대비, 한층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호주의 경우, 호텔 섹터는 적정한 위험조정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타 부동산 섹터를 상회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에게 체류 비자 발급하는 남유럽

 

 최근 경제난을 겪으면서 경기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남유럽 국가들은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에게 시민권이나 체류 비자를 발급해주는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는 “그리스나 포르투갈, 키프로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 자국 부동산을 사들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이른바 ‘골든 비자’를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고 전했다. 골든 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사면 시민권이나 체류 비자를 발급해주는 것으로 국가별로 조건은 다르다.

 

 그리스와 키프로스는 25만~30만유로(약 3억7500만~4억5000만원)가량의 부동산을 사는 투자자에게 체류 비자를 발급해준다. 그리스의 경우 이 비자로 5년 동안 체류할 수 있고 키프로스는 3년 체류비자를 발급하고 6년 뒤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비자를 내준다. 포르투갈은 50만유로(약 7억5000만원)가 넘는 부동산을 사는 투자자에게 6년 뒤 시민권 신청이 가능한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스페인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인들이다. 현재도 남유럽 지역에서 골든 비자를 받아가는 투자자 대다수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102개의 골든 비자를 발급했다. 중국인들이 남유럽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선 남유럽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약 4억5000만원을 줘야 68㎡ 아파트를 살 수 있지만, 그리스에서는 같은 가격에 바다가 보이는 대형 빌라를 살 수 있다.

 

 여기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보다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유럽의 교육 환경이다. 유럽에 살면서 자녀를 유럽의 교육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비유럽권 투자자들이 남부유럽 부동산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남부유럽의 체류 비자 발급 정책이 나오기 이전 영국과 같은 EU 선두그룹의 국가에서 비자를 받으려면 한화로 최소 18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했다. 좀 더 적은 금액으로 유럽 학교에 자식을 진학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늘고 있다. 수요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들 ‘체류용 부동산’은 우량 가치를 갖춘 물량을 시작으로 빠른 시일 안에 공급이 소진되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주하 zooha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