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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건설 외부감사인 2017년 250억 유상증자 '가장납입‘의견거절’상장폐지 2018.9

Bonjour Kwon 2019. 2. 28. 08:35

성지건설은 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나?

2018-09-16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중견 건설사인 성지건설이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아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이에 따라 회사 관계자 및 주주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의견거절’ 판정을 받은 배경에 관련업계의 의문이 증폭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성지건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가 정지된 성지건설은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정리매매기간을 오는 19일부터 10월 2일까지로 설정했다. 이후 다음달 4일 성지건설은 코스피 시장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가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 판정으로 퇴출되는 경우는 지난 2015년 2월 로케트전기 이후 3년 7개월만이다.

 

 

유상증자 과정이 잘못됐다는 한영회계법인

 

지난 1995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성지건설이 증시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회사 임직원과 주주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다.

 

외부감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성지건설의 대주주와 관련한 자금 유출입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성지건설의 대주주인 엠지비파트너스(이하 MGB)는 지난해 9월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성지건설의 지분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MGB는 광일철강으로부터 141억원, 엔비캐피탈 95억원, 기타 개인 14억원 등의 자금을 차입하면서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141억원을 광일철강에 담보로 제공했다.

 

유상증자 이후 성지건설은 계약이행보증금 명목으로 35억원을 MBG에 대여했고 법무법인을 통해 추가로 150억원을 빌려줬다. 해당 자금은 다시 엔비캐피탈에 124억원, 옵티머스펀드 50억원, 광일철강 6억원 등으로 흘러들어갔다.

 

아울러 성지건설은 MGB의 특수관계자인 하이컨설팅에 65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결국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회사들이 입금한 자금이 유상증자 직후 고스란히 해당 회사들에 다시 입금된 셈이다.

 

한영회계법인은 유상증자로 유입된 금액과 동일한 250억원이 유출된 부분을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가장 납입’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납입'이란 회사를 설립하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함에 있어서 실제로 자금이 납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납입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업무처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납입'은 주식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확정의 원칙과 자본충실의 원칙을 해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납입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두 차례 진행된 CB도 의심

 

이와 함께 한영회계법인은 성지건설이 지난 2016년과 지난해 진행한 두 차례의 전환사채(CB) 발행(298억원) 과정도 문제 삼았다.

 

때문에 한영회계법인은 감사 과정에서 제3자에게 디지털 포렌식(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 조사를 의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성지건설 측은 한영회계법인이 제출한 재감사보고서 첨부자료가 잘못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첨부된 문서의 오류는 인정되지만 이 오류가 상장폐지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본질적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성지건설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예정대로 다음달 4일 성지건설의 상장폐지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

 

한국거래소가 성지건설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기 전날인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1만 소액주주를 대표해 50여 명이 참해 반대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상장폐지 유보 되어야 한다' '제발 살려주세요. 도와 주세요' '50년 성지건설 상폐되면 1만 소액주주 다 죽습니다'라며 손팻말과 현수막을 펼쳐 들고 관계기관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소액주주는 “건설사와 회계법인 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기관에서 결과도 나오기도 전에 상장폐지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며”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3월 거래정지된 성지건설은 한영회계법인과 회계감사 피감법인인 성지건설이 2017년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두고 법적 공방을 이미 예고하고 있었다.

 

성지건설은 한영회계법인이 고액의 감사보수만 챙기고 실사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영회계법인은 기업 감사과정에는 문제가 없었고 '현금흐름이 투명하지 않아 감사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책임은 성지건설에 있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상장폐지 불똥이 소액주주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또한 수백명이 참여한 성지건설 상폐반대 단톡방에는 울분을 토하는 다양한 글이 쇄도하고 있어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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