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Blockchain(가상화폐)

KB "콘서트 티켓, 가상화폐로 결제하세요"블록체인 결제 시범 서비스 암표·사기거래 막는 데 적격. 토큰 (1포인트=1원'가격고정) LG와`마곡페이`도

Bonjour Kwon 2019. 3. 5. 06:03

2019.03.04

 

최근 해체를 앞두고 열린 아이돌 그룹 '워너원' 콘서트. 워너원 멤버 전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희소성 때문에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암표값이 무려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10만원대인 기존 가격보다 300배나 더 비쌌다. 표 예매 사이트에서 매크로 조작을 악용해 티켓을 다량으로 구입한 뒤 가격을 올려 파는 일부 업자들의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암표를 부르는 불투명한 거래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시스템 구축으로 해결하려는 아이디어가 힘을 얻고 있다. 새 먹거리인 디지털 부문을 키우는 데 한창인 KB금융그룹 이야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KB의 모바일 앱 '리브' 위에서 가상화폐(토큰)를 이용해 각종 물건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대상으로 검토되는 것이 콘서트, 뮤지컬 등 가격 변동이 심한 티켓 판매 서비스다.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거래 내역이 참여자 모두에게 공유되는 블록체인 시스템의 장점이 암표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해서다.

 

구체적으로는 리브 앱 안에 티켓 거래 메뉴를 만들어 가상화폐(토큰)의 일종인 'KB머니(가칭)'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때 쓰이는 토큰은 시세가 수시로 바뀌는 일반 가상화폐가 아니라 '1포인트=1원'처럼 가격이 고정된 '스테이블(stable)' 화폐다.

 

티켓 거래에 이어 최근 각광받는 중고상품 거래에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KB금융은 마곡에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LG그룹과 손잡고 LG 임직원들이 마곡 사이언스파크 내 구내 식당을 이용한 후 결제를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로 하는 '마곡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다만 KB가 구상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단순히 '실험'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가격 변동 없는 토큰 기반의 결제 시스템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유인 요소가 부족하다"며 "가격 할인처럼 거래 참가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없으면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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