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9.01.3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어드바이저스코리아(오케스트라PE)가 다트시장 선두주자인 홍인터내셔날(HONG International)을 인수했다. 홍인터내셔날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피닉스 다트'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다트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1월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케스트라PE는 이날 홍인터내셔날 86.3%와 일본 다트사업을 영위하는 별도법인(HIC) 86.3%를 1220억원에 인수하는 오케스트라 3호 펀드를 조성했다.
기존 홍인터내셔날의 지분은 지배기업인 홍유니버셜 54.8%, 홍상욱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45.2%로 구성됐다. 오케스트라PE의 인수 후에도 창업자인 홍 대표는 전략적 파트너로 남아 회사 경영에 참여키로 했다.
이번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오케스트라PE는 경영참여형펀드(PEF)로 725억원, 인수금융으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오케스트라 3호 펀드의 출자자는 한국과 일본 투자자로 구성됐다.
이번 거래의 재무·세무 자문사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법률자문사는 LAB Partners와 일본 Hibiya Nakata, 경영 컨설턴트는 L.E.K. Consulting이다.
홍인터내셔날은 1999년 설립돼 국내에서 5000여개 디지털 다트 기기를 공급했다.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확보한 사실상의 독점사업자다.
일본, 홍콩, 대만 등 27개국에 다트머신을 수출하며, 사업 저변도 확대했다. 글로벌 시장은 일본 게임회사인 세가(SEGA)와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군은 ‘VS PHOENIX(피닉스)' 전자다트다. 피닉스 전자다트는 홍인터내셔날이 손수 개발한 100% 국산 제품이다. 전 세계 다트 플레이어들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국경을 넘은 글로벌 대전이 가능하다. 본사가 직접 개최하는 공식리그와 토너먼트는 이미 매니아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다트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홍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액 317억5100만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능력을 엿볼 수 있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60억원) 대비 147%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 7년간 글로벌 매출을 포함한 ㈜홍인터내셔날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4.3%다.
오케스트라PE는 컨설팅 출신인 김재욱 대표가 2014년 설립한 PEF 운용사다. 2017년 명품 골프채 브랜드 ‘마제스티'로 알려진 마루망을 인수했다. 2018년엔 광고제작사 비젼홀딩스와 VR전문회사 투토키 인수에 성공하며 꾸준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케스트라PE의 운용자산(AUM)은 2200억원이다.
김재욱 오케스트라PE 대표는 “아시아의 업계 선도기업이자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홍인터내셔날과 협업하여 기쁘다”며 “홍인터내셔날의 글로벌 확장가능성은 한국, 일본 및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기업을 'Regional Champion'로 성장시키는 오케스트라의 투자전략과 잘 맞다”고 설명했다.
이승윤 오케스트라 이사는 “오케스트라는 홍인터내셔날의 뛰어난 재무실적과 높은 EBITDA 마진율,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폭넓고 열정적인 소비자층을 통해 인정받는 “피닉스 다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HI가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자다트기계의 렌탈을 기초로 한 사업모델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또한 재무적 투자자가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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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PE, 골프브랜드 마제스티 인수로 데뷔…韓·日 주무대서 M&A 지휘
2018-10-22
주목받는 루키 PEF (3)
마루망타이완까지 인수
'마제스티골프'로 社名 통일
"기업·연기금·법률 자문사 등
모든 거래 관계자와 협연할 것"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PE)는 회사 이름과 대표의 이력에서부터 ‘한국과 일본 기업의 경영권 인수합병(buyout M&A) 전문’이라는 사업 모델까지 모두 이색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설립하자마자 명품 골프채 브랜드 ‘마제스티’로 유명한 마루망의 일본 본사와 한국 자회사를 함께 사들이면서 주목받았다. 최근 대만 합작 파트너의 보유 지분(51%)을 인수해 마루망타이완까지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달부터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회사 이름을 ‘마제스티골프’로 통일했다.
한국과 일본만을 주 무대로 삼는 PEF는 오케스트라가 유일하다. 일본 투자 사례가 있는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대형 PEF들은 중국 홍콩 호주 등 다른 동아시아 지역에도 사무소를 가진 ‘팬아시아 펀드’다. 김재욱 오케스트라 PE 대표(사진)는 2017년 서울과 일본에 두 개의 본사를 세웠다. 한국과 일본인 임직원 대부분이 한국어 일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김 대표는 한국의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재일동포 아내와 결혼해 도쿄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노태우·김영삼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킹메이커’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고(故) 김윤환 전 의원의 조카이자 경북 구미에서 3선 의원을 한 김태환 전 의원의 아들이다. 미국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후 베인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12년 근무했다. 2006년 AIG의 PEF 계열사인 리버사이드컴퍼니 아시아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투자업계에 진출했다. 11년간 한국 일본 호주 등에서 성사시킨 M&A가 11건에 달한다.
오케스트라 PE가 인수 대상을 한국과 일본 중견·중소기업으로 좁힌 건 두 나라 모두 고령화와 승계 문제라는 공통된 고민을 갖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한·일 모두 거래 규모 1000억원 안팎의 기업이 매물로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승계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서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점도 양국이 같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상대 나라에 진출하려면 국민 정서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그는 “양국을 잘 아는 투자회사가 없다 보니 상호 진출을 도울 연결고리가 부족했다”며 “한·일 양쪽에 뿌리를 둔 오케스트라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색적인 사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기업과 연기금·공제회, 재무·법률·회계 자문사 등 모든 M&A 거래 관계자 중심에 서서 멋지게 협연하자는 의미에서 붙였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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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문제겪는 亞기업 인수, 글로벌 챔피언으로 키울것"
2019.02.07
김재욱 오케스트라PE 대표
"한국, 일본, 중국의 히든 챔피언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챔피언으로 만들어 나가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재욱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 레이더M과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오케스트라PE는 동북아시아 현지 중견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업경영권인수(바이아웃) 전문 사모펀드다. 서울과 도쿄, 홍콩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오케스트라PE는 3개 펀드를 통해 운용자산 2200억원을 굴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케스트라PE는 글로벌 1위 전자다트업체 홍인터내셔날 지분 86.3%를 1220억원에 인수했다.
홍인터내셔날은 진출 국가만 27개국에 달하며 운영 기계 수는 2만7000대 규모다. 홍인터내셔날의 글로벌 전자다트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에 달하며 2017년 매출액 318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기록했다. 오케스트라PE는 홍인터내셔날의 탁월한 현금 흐름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홍인터내셔날은 기기 렌탈 수익과 자체 현금 수익이 꾸준한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트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은 전자다트 보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PE는 인수·합병(M&A) 후 글로벌 시장 확대, 추가 M&A 등 전략을 통해 투자 기간 내 피인수기업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2~3배 성장을 추구한다. 김 대표는 "인수 초기에 함축적으로 경영진 교체, 내부 승진, 상품·시장 확장 등 변화를 통해 후기 급속한 기업가치 성장을 이뤄내는 `J커브`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투자 철학을 밝혔다. 그는 또 "사모펀드는 흔히 소시지 공장에 비교되곤 한다"며 "최종 제품은 잘 포장돼 맛있게 나오지만 그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한국과 일본의 중견기업 M&A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 창업주 2~3세대, 우리나라는 1세대의 기업승계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이 많다"며 "내실이 탄탄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해 장기적인 가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