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P2P)

Pooling`Pre-funding등기법사용 핀테크 위력…13조 해외송금 판도 바꾼다.국내 핀테크업계 해외송금 점유율 10% 육박 대형 금융사들의 독식체제

Bonjour Kwon 2019. 5. 13. 06:46

2019.05.12

 

혁신 금융기법 앞에 무너져

 

◆ 해외송금 `핀테크 열풍` ◆

 

`다윗(핀테크)이 골리앗(은행송금망)을 무너뜨리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두꺼운 벽을 쌓아온 해외송금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장착한 신생 핀테크 업체들이 글로벌 송금 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가 독점해온 해외송금 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핀크, 코인원트랜스퍼, 모인, 센트비 등 해외송금 서비스를 하는 국내 핀테크 업체들은 저렴한 수수료와 원하는 시간에 송금, 빠르면 10분 내 해외에서의 자금 인출, 계좌번호 없이 전화번호로도 가능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해외송금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40만원을 송금할 때 스위프트망을 이용할 경우 송금수수료·전신료·환스프레드·중개은행 수수료·수취수수료 등이 발생해 4만8000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같은 돈을 핀테크 회사를 통해 송금할 경우 송금수수료와 환스프레드만 내면 되기 때문에 총비용은 6분의 1 수준인 7400원으로 뚝 떨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개인 해외송금 규모는 지난해 114억5710만달러(약 13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이민·유학 등으로 해외 거주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해외송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러한 해외송금은 4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스위프트 중개망을 거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1973년 은행 중심으로 구축된 스위프트는 전 세계 1만1000여 개 금융회사가 가입돼 있다. 스위프트는 안전성이 장점이지만 이를 위해 한 번의 송금에 여러 중개은행을 거쳐야 한다는 게 약점이다. 복잡한 절차로 인해 송금에 걸리는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길고, 수수료도 비쌌다. 선진국의 경우 송금액의 5~6%, 그 외 국가의 경우 최대 10%가량을 수수료로 내야 할 정도다.

 

핀테크 업체들은 이런 약점을 파고들었다. 법률 개정으로 핀테크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든 지 불과 2년도 안 됐지만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풀링(Pooling)`과 `프리펀딩(Pre-funding)` 등과 같은 다양한 기법이다.

 

풀링은 일종의 `공동구매`다. 예를 들어 일본으로 송금을 희망하는 고객이 있으면 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개별적으로 송금을 하는 게 아니라 하루 동안 일본에 송금을 신청하는 고객들의 돈을 묶어서 한번에 보내는 것이다. 발생하는 수수료를 여러 명이 나눠서 부담해 개인별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다. 프리펀딩은 국내 송금 업체가 외국 제휴기관에 일정 금액의 목돈을 송금해 놓고,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현지에 보내놓은 돈을 필요한 만큼 수취인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 벨기에에 본사를 둔 은행 간 금융거래 시스템망으로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있는 약 1만1000개 금융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승훈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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